[여행]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 산책 ★★★★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 발칙한 글쟁이의 의외로 훈훈한 여행기 ㅣ 빌 브라이슨 시리즈
빌 브라이슨 지음, 권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4월

[나를 부르는 숲]으로 빌 브라이슨을 처음 만났다. 그 책에 반해서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구입해 놓고 그 책의 두깨에 놀라서 읽을 엄두를 못내고 바라만보고 있다가 이 책의 광고를 보고 리뷰어를 모으면 신청해야지 생각하며 기다리려다가 기다릴 수가 없어서 구입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읽고야 말았다.

이 책은 빌 브라이슨의 90년대 초 유럽을 여행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 중간중간에 20대의 여행했던 기억이 겹쳐서 나온다. 그런데 같이 갔다는 친구 이름이 익숙하다. 카츠다. [나를 부르는 숲]에서 미국을 함께 종단(?)했던 그 카츠. 물론 카츠의 특징이 조금밖에 안나오지만 너무나 반가웠다. 내용은 유럽여행을 담고 있지만 관광지의 유익한 정보라기보다 빌 브라이슨의 유럽을 헤매다니는 내용이다. 숙소를 예약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유럽 각 나라의 특징들 빌 브라이슨의 투덜거림과 비아냥거림과 거침없는 찬양으로 이어진다.
빌 브라이슨의 이런 이야기가 유럽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내가 유럽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꿈틀거리게 한다. 여행의 환상 속 유럽이 사실은 사람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진하게 든다. 그리고, 각 국가의 특징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씹어버리는 것도 너무 재밌다. 그리고 거리에서 만난 사람에 대해서 서술하는 것도 그의 상상력과 맞물려 아주 유쾌하게 풀어나간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빌 브라이슨이 더욱 존경스러워졌다. 예약도 없이 유럽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잘 하지도 못하는 각 나라말을 해보는 것, 툴툴거리는 것, 좌충우돌의 상황들이나 뒷골목을 돌아다니는 이야기, 성에 대한 노골적인 농담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깔끔하게 풀어내는 솜씨. 취미로나마 여행기를 쓰는 내가 언제쯤 그 경지에 올라갈 수 있을까? 나도 그렇게 여행하고 그렇게 풀어내고 싶다.

책 중간중간에 너무 웃기니 공공장소에 읽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