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일! 내가 진짜 영어로 말을 하네! - 딱 30개 질문으로 한 달이면 말문이 터지는 영어
오혜정.이영주 지음 / 아틀라스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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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동시통역사와 영어 스터디 코치가 실제로 공부해보고 체험해봄으로써 효과를 얻은 공부 비법을 소개한다. 영어 공부법에 대한 다양하고 좋은 책이 많지만, 이 책의 강점은 영어를 매일 사용하고 가르치는 저자의 직업적 특성도 있을뿐더러, 돈 들이지 않고 영어 회화의 입을 트일 수 있는 보증된 방법이기 때문에 더욱 궁금했다.


 어렵고 복잡한 비법이 아닌, 딱 30개의 질문에 대한 작문을 해봄으로써 회화와 문법, 그리고 어휘를 동시에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방법이 나와있다. 30개의 질문은 대부분 나와 관련된 일상 질문으로, "지난주에 무엇을 했니?", "가장 오래 다녀온 여행지는 어디니?", " 왜 영어 공부를 하니?" 등의 평소에 자주 받을 수 있는 질문이다. 저자가 이러한 방법을 택한 이유는 이미 많이 나와있는 강의나 책들은 대부분 다른 사람이나 사물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콘텐츠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언어 교환 모임을 가거나 여행에서 외국인을 만나거나 할 때 주로 답해야 하는 내용은 나의 일상, 나의 계획 등 나에 대한 내용들인데 이런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아 오랜 기간 공부를 하더라도 쉽게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반대로 우리가 질문을 하는 입장에 있어서도 사실 외국인들에게 질문하는 것은 어려운 주제가 아닌, 그 사람에 대한 일상이나 좋아하는 것 등이기 때문에 나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훈련은 곧 상대방에게도 질문할 수 있는 훈련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어려운 시사나 경제 등의 주제가 아닌, 가장 많이 주고받는 일상 회화를 할 때에는 중학생 수준의 단어만 알아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한다. 한국어로 바꿔 생각해보면 우리는 사고력을 많이 요구하는 어려운 주제가 아니라면 중학생들과도 충분히 일상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에서 영어도 마찬가지임을 생각할 수 있다.



 이 책은 먼저 우리가 왜 영어 공부에 실패하는지, 그리고 본격적으로 영어 공부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어떤 방법으로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가장 실천하기 쉬운 방법으로 영어 일기를 써볼 것을 추천한다. 우리가 하루하루 겪는 일은 사실 그렇게 크게 특별하지 않다. 더군다나 직장인이라면 일상이 거의 비슷하게 반복될 것이다. 이러한 반복되는 하루하루를 영어 일기로 써봄으로써 정말 실생활에 쓰이고 유용한 표현들을 익힐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한국어를 직역하려 하지 말고, 짧은 문장으로 쉽게 써보는 것이다. 문법을 모르겠다면 중학교 영어 교재를 참고해도 충분하다. 이러한 방법으로 이 책은 30개의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고, 먼저 저자는 이 질문에 어떠한 대답을 했는지 예시가 나와있다. 예시에 나온 패턴에 단어만 바꿔서 활용할 수 있고, 아예 새로 영어 교재나 사전을 참고하여 써볼 수도 있다.


 미션과 미션 사이사이에는 영어 공부에 대한 팁이 다양하게 담겨있다. 유용하다고 많이 알려진 영어 공부 방법인, 영어 영화를 보는 것에 대한 조언, 또한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미니멀리스트 사이트 등 현지인들이 실생활에 자주 사용하는 표현을 익힐 수 있는 곳 등도 소개되어 있으며, 어쩌면 독자가 가장 궁금할, 이 책에 나온 공부 방법을 꾸준히 실천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효과 또한 나와있다.


 나 역시도 평생의 숙제라고 생각하는 영어 공부를 어떤 방법으로 해야 효과적일지 항상 궁금하다. 아무리 남들이 영어 영화를 보면서 섀도잉을 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해도 나에게는 너무 지루했으며, 또한 실생활 회화가 많이 나오는 로맨스 영화나 코미디 영화는 내 취향에 맞지 않았다. 또한 팝송을 들으면서 공부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해도 랩이 대부분인 힙합이나 베이스 사운드가 훌륭한 EDM을 좋아하는지라 역시 내려놓았던 공부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 소개된 공부 방법은 어떤 취향을 가진 사람이어도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공부법이며, 동시에 일기를 쓰는 좋은 습관도 들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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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이기주의자에게 우아하게 복수하는 법 - 이기적인 사람들 속에서 나를 지키는 맺고 끊음의 심리학
오가타 도시오 지음, 황혜숙 옮김 / 센시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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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부터 참 통쾌한 책이다. 이기주의자란 모든 것을 자기 위주로 하는, 자기 생각만 하는 그런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모든 것을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만은 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어떻게서든 상황을 그렇게 만들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의 타깃이 되는 사람은 '착한 사람'이다.



 요즘 점점 더 이상 '착한 사람'은 그다지 긍정적인 의미로 생각되지 않는 느낌이다. 예전의 착한 사람이란 대인 관계가 원만하고, 성격이 둥글둥글한 그런 사람이라고 정의하면 요즘의 착한 사람은 이러한 성향이 일부 이기주의자들과 꼰대들에게 악용되어 본인의 인생이 본인을 위해 살아지지 않는 듯하다. 이런 사회에 맞게 착한 사람을 관두고, 내 인생은 나로 인해 살자는 지침을 다루는 책들이 많이 출판된다. 이 책 역시 그러한 책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언뜻 듣기에는 착한 사람을 관두라면 나쁜 사람이 되라는 건가?라고 생각할 수가 있겠지만, 요즘의 착한 사람이라는 단어의 반대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한 마디로 나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되자는 뜻이다.


 이 책의 저자는 많은 착한 사람의 심리 상담을 해주는 심리 상담사로, 실제로 상담을 하러 왔던 네 명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네 명의 사람들은 모두 '착한 사람'에 속하는 사람들로, 상대방의 부탁을 쉽게 거절하지 못하고, 일상이 나보다 남에게 더 집중된 하루하루를 사는 사람들이다. 네 명의 경우는 제멋대로 구는 연인을 거절하지 못해 끌려다니거나 부장에게 치이고 팀원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집안일에 무관심한 남편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해 결국 인생이 피폐해지거나, 그리고 연인에게 협박까지 받으면서도 결국 관계를 끊지 못하는 경우이다. 우리 주변에도 이러한 사람들이 의외로 꽤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까지 거절을 못 할까? 답답하면서도 나 자신도 거절하지 못해 혼자 끙끙거렸던 지난날이 생각나기도 했다.



 '착한 사람'의 공통점은 거절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남에게 미움을 받는 게 두려워 쉽게 말하지 못하고, 어떠한 사항에 있어서 우유부단하여 오랜 시간 고민하게 되며, 뭔가를 시작하면 완벽하게 하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점이다. 적당히 해도 충분히 괜찮은데 이들에게는 100% 완벽이 아니면 0%로 아예 내려놓아버리는, 극과 극뿐인 삶을 살고 있다. 이러한 피곤한 삶을 사는 착한 사람들을 상담해주며 이 책의 제목인, 세상 모든 이기주의자에게 우아하게 복수하는 일곱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이 네 명의 착한 사람은 저자의 상담을 통해 하루하루 더 나은 삶을 살게 되었으며, 완벽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 적당함을 유지할 수 있으며, 삶을 전보다 훨씬 더 나 자신에게 집중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꼭 내가 거절이 어렵고, 남들 의견이 걱정되고, 우유부단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지금의 삶보다 더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 한 번쯤은 읽어보아도 좋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넘기기에는 이제는 나 자신은 내가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사회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직장에서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까지 다룸으로써 대인 관계에 있어서 폭넓은 해결 방법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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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ful 트립풀 블라디보스톡 - 루스키섬, 샤마라, 우수리스크, 하바롭스크 트립풀 Tripful 15
서진영 지음 / 이지앤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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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립풀 블라디보스톡을 처음 보았을 때 이게 정말 가이드북인가 싶을 정도로 감성 넘치는 잡지 같은 느낌이었다. 꼭 카페에 한 권쯤은 전시되어 있을 법한 이 책은 분위기 있는 사진으로 표지 되어 있는 블라디보스톡 여행을 위한 가이드북이다. 다른 가이드북보다는 조금 크지만 큰 만큼 얇은 두께로, 가지고 다니면서 보아도 불편하지 않을 무게로 되어 있다.

 블라디보스톡의 몇 가지 사진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목차 형식도 잡지처럼 되어 있으며, 주요 시가지를 일러스트 형식으로 표현하여 너무나도 아기자기했다. 본격적으로 정보에 들어가기 앞서 두 명의 러시아인과의 특별한 인터뷰를 담았다. 예술가인 현지인 두 명의 인터뷰였는데 이 부분에서 가이드북을 보며 일정을 짜기 전 여행에 대한 설렘을 더 증폭시키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대부분 빼곡한 글씨로 가득한 가이드북의 형식을 벗어나 군데군데 블라디보스톡의 다양한 풍경을 담은 사진이 많았다는 것이다. 물론 가이드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 도시에 대한 정보이지만 그렇다고 트립풀 가이드북에 도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게 담겨있는 것 또한 아니었다. 간단하지만 중요한 핵심 정보를 길지 않게 담음으로써 일정을 짜는 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라디보스톡 뿐만 아니라 루스키 섬, 샤마라, 우수리스크, 하바롭스크에 대한 정보도 담았으며, 부록에는 월마다 열리는 행사, 월별 날씨, 팁 문화, 흡연과 음주에 관한 민감한 법률 등 러시아를 여행하는데 꼭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정보를 담았다.

 가이드북은 여행하면서 들고 다닐 것을 감안하여 가능한 한 작은 크기로 만들려고 했을 텐데 이지앤북스(피그마리온)의 트립풀 가이드북은 무언가 대담한 시도?를 했다는 느낌이 든다. 가이드북이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하고 잡지 형식으로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대담한 시도가 대단한 성공이 된 게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트립풀 가이드북의 구성이 매우 마음에 들었으며, 꼭 블라디보스톡 여행 계획이 없더라도 카페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서 읽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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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독학 프랑스어 단어장 - 실전 말하기와 시험 준비까지 완전 정복! GO! 독학 시리즈
박미선 지음, Sylvie MAZO 감수 / 시원스쿨닷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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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원스쿨에서 출판한 <GO! 독학 시리즈> 중 프랑스어 단어장이다. 책에 들어가기 앞서 우선 시원스쿨은 내가 참 좋아하는 외국어 인터넷 강의 사이트이다. 시원스쿨에서 가장 처음 수강한 과목은 스페인어로, 1년 프리 패스로 2년 이상을 들을 수 있었다. 덕분에 중남미 여행에서 스페인어를 써먹을 수 있었고, 함께 가져간 시원스쿨 스페인어 여행 단어장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저자는 시원스쿨에서 프랑스어 강의를 하고 계신 Emma 선생님이다. 프랑스어를 배우는데 꼭 시원스쿨 강의를 듣고 싶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목소리도 너무 좋으시고, 무언가 집중하게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시다!


 이번에 받아본 책은 프랑스어 단어장으로, 시원스쿨에서 강의용 책 말고도 <GO! 독학 시리즈>로 인강 없이도 공부할 수 있도록 출판하는 책들 중 하나이다. 프랑스어는 지금 준비 중인 일본어능력시험 공부가 끝나면 시작하고 싶은 언어이다. 프랑스어 단어장은 이 책뿐만 아니라 외국어 출판사로 유명한 다른 출판사의 프랑스어 단어장도 있기 때문에 비교하면서 읽어볼 수 있었다.




 우선 이 책은 회화를 위한 것뿐만 아니라 프랑스어 시험인 DELF까지 아우르는 단어들이 실려있다. 그래서 실력으로 볼 때는 왕초보에서 중급 정도까지라고 할 수 있다. 책갈피에는 무료 음원 쿠폰이 함께 실려 있어서 눈으로도 외우고 귀로도 들으면서 더 효과적으로 암기를 할 수 있을 듯하다. 다른 외국어를 공부할 때에도 단어장 자체는 잘 사서 보지 않았던 터라 그저 단어만 쭉 나와있을 줄 알았는데 이 책은 첫 장에 단어장 공부 플랜이 먼저 나와 있고, 프랑스어를 전혀 모르는 왕초보부터 보고 읽을 수 있도록 발음하는 방법도 나와있다.


 단어는 자기소개, 일상생활, 건강, 취미 등 대화 주제에 맞춰서 실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프랑스어 문장 패턴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여행 프랑스어 단어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어마다 중요도를 표시하는 별표 마크와 뜻, 예문, 예문에 나와 있는, 함께 외우면 좋을 단어까지 실려 있다. 내가 외운 단어, 외우지 못한 단어들도 가려낼 수 있도록 3개의 체크박스가 있어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챕터가 끝나면 끝에는 보너스 단어와 연습문제가 실려 있어서 연습문제를 통해 까먹은 단어를 한 번 더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단어장이라 가독성이 중요하게 생각되는 만큼 글씨 크기도 적당하고 중간중간 프랑스어 여행 관련 이야기와 프랑스 풍경 사진들이 실려 있어서 이러한 요소들이 단어 암기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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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마지막 공부 - AI에게 철학을 가르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오카모토 유이치로 지음, 김슬기 옮김 / 유노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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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AI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기술이 급속으로 발달하고 있다. 사람처럼 이름만 부르면 대답하고, 음악을 켜거나 에어컨을 끄거나 할 때 역시도 이름을 불러 부탁하면 알아서 음악을 켜주거나 에어컨을 꺼준다. 인간의 삶이 점점 편리해지는 현상이다. 또한 얼마 전 바둑 기사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함으로써 인공지능의 뛰어남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회계 처리나 심지어 고용 관련 업무도 인공지능이 더 효율적인 처리가 가능하다고 한다. 나날이 발전하는 인공지능이지만 아무리 인공지능이라 할지라도 심리적인, 또는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사람보다 뛰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도 사람의 심리를 몰라서 심리학을 공부하는데 과연 인공지능이 이를 알 수 있을까? 한편으로는 사람은 생각과 예외가 많은 생명체이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오히려 더 잘 알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7가지 학문에 따른 철학을 가르쳐봄으로써 인공지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과연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했을 때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지를 알아보는 책이다. 7가지 학문은 윤리학, 인지학, 미학, 심리학, 사회학, 종교학, 유전자 공학으로 이성과 감성이 공존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결론이 나올 것 같지 않은 이러한 학문을 AI에게 학습해보기로 한다. 제각각 다른 학문이기 때문에 차례대로 읽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궁금한 주제부터 먼저 읽어도 무방하다.



 제1강 윤리학은 "다섯 명의 보행자를 살릴까? 한 명의 운전자를 살릴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7가지 학문 중에서 가장 까다로운 학문이 아닌가 싶다. 이를 인공지능에 주입하지 않고, 사람에게 질문해도 선뜻 선택하기 힘든 질문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에 나온,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개발한 채팅봇 '테이'의 일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떠한 사상을 주입하거나 발언하도록 프로그램되지 않아도 많은 사용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스스로 학습한 결과가 윤리에 어긋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인공지능에게 윤리학을 가르친다는 것은 굉장히 까다로운 것이며, 가능하다 할지라도 어긋날 위험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인공지능에게 인간의 지능을 요구하면서 결정적인 순간에는 인간을 위한 희생을 강요하는 인간 중심주의라는 결론에 다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2강의 인지학과 제3강의 미학은 각각 "인공지능은 생각한다, 고로 존재할까?"와 "참여할 수는 있겠지만 예술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시작한다. 인지학은 인공지능에게 가르치기 전 인간의 지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인간의 지성은 '경험주의', 즉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감각과 경험에 의해 지성이 형성되는 것인지 아니면 '이성주의', 즉 애초에 지성이란 많은 개념을 소유하고 있으며 외부의 어떠한 대상을 접함으로써 지성이 형성되는 것인지의 대립까지 다다르며, 미학은 인공지능이 과연 렘브란트, 피카소 등의 예술가처럼 독창적인 새로운 예술 기법을 생각해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창조라는 것은 지식, 경험, 사상 등 인간이 가진 다양한 개념을 바탕으로 탄생하는 매우 복합적인 것인데 과연 인공지능도 가능할까? 두 학문을 인공지능에게 가르치는 것에 있어서 딥 러닝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어떠한 예술 작품이 어떤 사람에게는 최고의 작품이라고 찬사 받을 수 있지만 한편 다른 어떤 사람에게는 그리 좋지 못한 평가를 받을 수가 있다. 과연 딥 러닝이라는 방법으로 학습된 인공지능이 이 예술 작품에게 내린 평가가 인공지능 자체의 사고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딥 러닝이라는 것은 한마디로 방대한 자료 수집에 따른 통계적 결과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4강 심리학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을까?"에서는 인공지능에게 심리학을 학습하기 위해 '행복'이라는 개념을 빌린다. 행복이란 과연 무엇인지, 행복이라는 것은 대체적으로 어떠한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인데, 인간의 마음을 갖지 않은 인공지능이 과연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될지 의문이다. 감정이라는 것은 학습하지 않아도 생기게 되는 인간의 본능인데 과연 인공지능이 심리학이라는 학문을 학습할 수 있을지... 아마 이 책에 실린 7가지 학문 중 학습이 가장 어려운 학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5강 사회학에서는 "인공지능에게 인간은 노예일까? 주인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현대 사회는 점점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을 도맡게 된다. 때문에 실업률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에게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얘기하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인공지능을 도입한 것은 인간인데 과연 정말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뺏은 것일까? 또한 이러한 인공지능이나 컴퓨터와 같은 기계가 도입됨으로써 오히려 인간은 더 많고 복잡하고 다양한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잘 수행하기 위해 인간은 인공지능을 수리하거나 관리하거나 한다. 인공지능에게 인간은 노예인 것 같으면서도 인공지능의 능력을 빌리고 의존하므로 인간이 오히려 노예인 것 같기도 하다.


 제6강 종교학 "종교 간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까?"에서는 "인공지능이 신이 될 수 있을까?"와 "인공지능이 신을 믿을 수 있을까?"라는 두 질문으로 시작된다. 종교라는 것은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없는 것임과 동시에 그것이 실화인지 아닌지,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떠나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지만 종교라는 것이 어떠한 목적으로 존재하는 것인지, 인간에게 신이란 어떤 존재이길래 믿고 따르는 것인지를 이론적으로 판단해보면 인공지능 또한 신이 될 수 있고, 인공지능도 신을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연 이를 인간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인간의 마음이 나약하고 불안할수록 종교를 찾고 신의 존재를 더 믿는다고 한다. 종교를 통해, 신의 존재를 통해 위안을 받고자 함인데, 그러면 인간에게 이러한 존재인 신의 형상이 동물인 경우 과연 그때도 인간은 계속 그 신을 믿고 따를지 의문이 생긴다. 물론 소를 숭배하고, 코끼리를 숭배하는 문화가 있긴 하지만 소 자체를 숭배하는 것인지, 코끼리의 생활을 숭배하는 것인지, 아니면 인간에 의해 창조된, 또는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 속의 소나 코끼리를 숭배하는 것인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마지막인 제7강 유전자 공학에서는 "전쟁에 참가한 인공지능, 사람을 죽여도 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범용적인 지성이 있어서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고, 하루에 꽤 많은 일들을 조화롭게 소화하고 있다. 반면 인공지능은 이러한 범용성보다는 전문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 가지 일을 전문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 인간은 융통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매일 하던 꽤 많은 일들을 하는 중에 예상치 못한 경우 이를 그때그때 조절함으로써 역시 하루를 소화할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의 경우에는 가령 로봇 청소기를 생각해 보았을 때 로봇 청소기는 장애물이 있을 경우 이를 인지하고 피하면서 계속 청소를 한다. 이를 보면 인공지능 역시 범용성을 지녔다고 말할 수 있지만 인간만큼의 범용성을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점이 든다. 그러나 많은 과학자들이 예측하듯이 언젠가는 인간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예상치 못한 경우를 대처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등장할 것이다.


 이 책은 많은 질문과 문제를 가정하는 생각 실험을 통해 독자에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가 아마 '과연'이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아무렴 인공지능도 결국 기계인데 인간처럼 될 수 없다는 생각과 이제는 인간만큼의 지능과 지성을 탑재한 인공지능인 만큼 인간을 능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번갈아가며 여러 번 했다. 정말 비현실적인 것도 시대가 지나면서 현실이 되었듯, 인공지능을 어떻게 더 인간처럼 만들 수 있을지 보다 인간 같은 인공지능과 진짜 인간이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지를 더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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