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는 요즘 손창섭의 소설을 연구중이다.
손창섭의 단편들, 장편, 자전적 장편...
읽을 때마다 가끔씩 나에게 말해주는데 정말이지 너무 재밌다.
기억나는 것들을 써둔다.
1. 손창섭은 21살때까지(?) 31살때까지(?) 밤에 오줌을 쌌다 한다.
그것때문에 너무 괴로워서 목매서 자살할려고까지 했다고 한다.
그런데 강간이라는 사건을 통해 부부의 인연으로 맺어진 여자와 잠을 자는데, 여자가 깨워서
일어나보니 또 그만 오줌을 쌌더라고 한다. 그런데 그 여자가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치우고
그거에 대해서 전혀 타박도 없이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잠이 들어서 정말 너무나 고마웠다고
한다. 아..듣는 나조차도 정말 그 고마움이 느껴진다고 하면 뻥이겠지만 정말 감동적이라기도 뭐
하지만 하여튼 인상적이다.
2. 오빠가 보기에 손창섭은 감옥에서 평생 썩었어야 할만한 사람인데, 그 시대가 워낙 혼랍스럽다보니까
그냥 대충 다 넘어간 것 같다고 한다. 이를테면 강간..강간..강간의 연속.
이를테면 영어 선생님 딸을 강간한 사건.
자기와 트러블이 있었던 영어 선생 집을 괜히 맴돌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그 딸이 나오는 걸
보고 산으로 데려가서 성폭행했다나...
" 그래서, 그 딸 자살했어?"
" 몰라. 그 딸 얘긴 그 후로 안 나와. "
-_-;;;;
3. 손창섭 소설에 보면 기독교를 굉장히 싫어하는 게 강하게 나타나 있다고 한다.
손창섭은 창녀의 자식인데, 손창섭의 엄마가 몸을 팔아서 번 돈으로 여동생은 대학까지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평범하게 결혼도 하고...
그런데 나중에 엄마가 어려울 때 문전박대하는 여동생. 그리고 그 여동생은 기독교인.
어떤 창녀가 그랬다고 한다. 자긴 죽기 전에 꼭 교회에 가서 참회하고 죽고 싶다고.
그럼 지금이라도 교회에 가지 그러냐고 했더니, 뭐라 그랬더라. 자긴 지금 너무 더럽혀진
몸이라고 했던가? 교회에서 싫어한다고 했던가?
그래서 손창섭이 그 창녀에 대해 하는 생각.
'넌 그래도 인생의 최후를 하나님에게 맡기려고 하는구나.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자기 현재의
어쩌구 저쩌구....'
오빠는 그런 손창섭에 왠지 감정이입이 되어서 읽고 있다고 하는데..음...과연 좋은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