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듣기가 창작에는 어떤 도움이 되는가? 이 마지막 질문에 답할 차례가 되었다. 나는 본질적으로 글 쓰기와 음악 듣기를 분리해서 생각하고 있다. 글을 쓰기 위해 음악을 듣는것이 아니란 말이다. 음악 듣기는 비록 취미라곤 하지만 그자체로 독립된 내 생활의 일부이다. 어떤 음악을 듣고 그 분위기나 음악적 주체가 바로 글의 내용으로 전이되는 경우란거의 없으며, 그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그러나 큰 안목으로 생각한다면, 그리고 내가 많은 다채로운 음악을 들을 수 있다면 그 음악들을 통해 내게 새겨진 색채와 분위기와 감정의 여러 무늬들로 내 글의 어느 부분을풍요롭게 장식하리란 가정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소설은 시장바닥의 산물이고 음악은 천상의 꿈꾸기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내가 좋아하고 지지하는 말은 아니다.
내 생각엔 소설도 시도 음악도 우리의 하루의 적나라한 생활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아주 지상적인 것들일 뿐이다.
그것들을 어떤 식으로 자기 가까이 하느냐 하는 것은 각자의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