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마비로 다리를 절었던 어린 셀마는 거실 구석에서 할머니가 들려주는옛날이야기에 심취했다. 용감한 남자, 사랑스런 여자, 힘센 정령, 호의 넘치는 자연이 등장하는 이야기였다. 셀마는 듣고, 배우고, 상상했다. 그리고 낭만적인 시를 썼다. 절뚝거리는 걸음, 신체장애로 인한 소외감 때문에 감수성은 한층 더 예민해졌다. 깊어질 대로 깊어진 불안을 담은 그녀의 청회색 눈빛은 현실을 관통하여 마법의 환영이 가득한 머나먼 세계들을 바라보는 듯했다. 장애에 대한 마음가짐은 차분했지만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지극해서사랑없는 삶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아이야, 사랑했지만 이제 다시는, 사랑의 기쁨을 맛보지 못하리." 그녀는 이런 시를 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