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하우스 Full House 14
원수연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원수연님 그림은 너무 예쁘다. 배경 그림 맡은 어시분도 대단하다. 정말 공들여서 그린다는게 역력하다. 하지만 군데군데 어디선가 본듯한 이미지가 많다. 예전 내 고딩시절에 장국영 사진집을 모으곤 했는데 작가분 역시 장국영 팬이었는지 라이더의 포즈라던가 심지어 구도와 소품까지 유사한게 많다. 또 패션지 보그에서도 이래저래 차용한 - 심지어 헤어스타일까지 똑같이 배껴낸- 이미지가 많다. 원래 이미지라는게 차용을 통해서 재생산 되는거지만 그래도 자신만의 이미지를 창출해서 그것으로 독자를 즐겁게 한다면 좋을텐데....

하지만 풀하우스의 정말 심각한 문제는 시각적 이미지의 copying 이 아니라, 영국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의 전달이라고 생각한다. 설마 풀하우스읽고 영국 사람들은 이러저러 하다던가 영국 문화는 이러저러 하다고 단정지을 독자는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만약 유럽/영국 사회에 대한 전반적 지식이나 이해가 없는 사람이 읽으면 한 방향으로 호도 되는 -중하류층의 시각이 거의 배제된 상류 유럽사회- 느낌임을 지을수 없다. 영국이라고 해서 잘사는 사람만 있는건 아니지 않는가!

작가분이 한국의 특수한 사회상을 영국이라는 사회에 투영하였기에 나타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한국적 순결 이데올로기를 영국 사회에서도 그대로 투입시키건 정말 너무했다. 뭐 순정만화니 어쩌겠는가?라고 한다면 할말없다. 순정만화독자들이 영국 사회를 공부하자는 포부로 풀하우스를 읽는 것도 아닐텐데. 그래도 '순정만화에서 뭘 바라나?'이런 질문을 원수연님이뛰어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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