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영웅전 세트 - 전8권
김용 지음, 김용소설번역연구회 옮김, 이지청 그림 / 김영사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출판물의 외적인 요소, 즉, 표지및 제본상태, 편집 방식등은 훌륭한다. 등장 무공, 암기등을 설명한 후반기 부록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도 곳곳에 등장하는 많은 한시들을 이번 김영사판에서는 꼼꼼히 우리말로 번역되어 있어서 시의 이해를 통해 등장인물들의 감정과 전체 줄거리 이해에 상당히 도움을 준다. 대부분의 한시들이 번역없이 그냥 한자로 적혀있거나, 아니면 아예 삭제되어서 그런게 있는줄도 몰라서 전체 플롯의 이해를 애매하게 했던 고려원판에서의 단점이, 김영사판에선 단순에 극복된 느낌이다. 예를 들어 고려원판에선 잘 다뤄지지 않았던 영고의 시라던가 한세충의 시가 그렇다. 또한 고려원판과 완전히 다른 sub-plot 이 등장하므로 (예: 양과의 생모는 남금인가 목염자인가), 김용선생이 나중에 고쳐서 냈다는 수정판이 어떤 내용인지 궁금한 독자는 필히 읽어 보시길 바란다.

김영사판에서는 번역이 좀 구어체로 진행되어서, 예전의 고려원판에서 느꼈던 중세의 사건을 다룬 고전을 읽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반감되었다. 노완동을 '늙은 악동'이라고 완전히 번역하기 보단 그냥 노완동으로 내버려 두었다면 고전을 읽는 느낌을 더 강하게 느낄수있었을 것 같다. 읽기 쉽게 번역하다보니, 예전 고려원판에서 등장했던 신파적인 고전의 느낌은 줄었지만, 그게 과연 좋은건지는 잘 모르겠다. 예를 들어, 주백통이 곽정에게 왕중양이 어떻해 죽은 척해서 구양봉을 속이고 합마공을 깨뜨렸는가를 설명하자 곽정이 놀라는 부분에서, 고려원판에선 '곽정은 산해경(山海經)에 있는 황당무계한 기담을 듣는 것처럼 놀라..'라고 표현한것을, 이번에 나온 김영사판에선 '곽정은 황당한 이야기에 깜짝 놀랐다'라는 식으로 번역해서 오히려 고전적인 감칠맛이 증발되 버렸다.

또한 번역자가 한사람이 아니고 여러 사람이었기 때문인지, 하나의 단어를 하나로 통일해서 옮기지 않고 여러가지로 다르게 표현한 점도 단점이라 하겠다. 예를 들어 '항룡십팔장'중 '견룡재전'을 '현룡재전'이라고 했다가 다시 '견룡재전'이라 했다가... 편집자가 조금만 신경 썼어도 좋았을 것을. 김용선생의 책을 좋아하는 독자에겐 필독을 권하고, 무협물에 관심있는 분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근데, 신조협려는 언제쯤 나오려나?  연말에 출간될 꺼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사실일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학仁 2004-05-11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년후엔 이런 문제점을 다 극복하기를 바랄뿐입니다. 3년후에 구입할 생각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