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프리 - 비트 경제와 공짜 가격이 만드는 혁명적 미래
크리스 앤더슨 지음, 정준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공짜에 대한 이야기이다.
공짜 중에서도 특히 최근에 확연히 눈에 띄고 있는 공짜라는 현상, 즉 공짜 경제에 대한 이야기 이다. 공짜경제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무료로 쓰고 있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경제학에서 배운 것과는 다른 그런 현상을 말한다. 가령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티스토리나 다음에 한푼의 돈도 내지 않고 편리하게 쓰고 있는 이런 현상 말이다. 이렇게 주의를 기울이고 본다면 주변에 공짜는 엄청나게 많은 거의 전면적인 현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이러한 공짜라는 현상은 왜 벌어지는 것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길지만 재미있는 설명들은 접어두고 그 중심 내용만 정리하자면 아래 두줄 정도로 줄일수 있겠다.
(특히 아톰이 아닌, 비트의 세계에서) 공짜는 일시적이거나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다. 공짜는 중력이 아래로 작용하듯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므로 인위적으로 이 중력에 저항하지 말고 공짜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공짜가 가져올 변화에 대처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짜가 어떻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일까? 디지털의 영역 밖에 존재하는 공짜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지만(예를 들면 교차보조금 같은 것, 그러나 이것은 결국 댓가를 지불하게 되므로 '공짜 점심은 없다'라고 이야기 되기도 한다) 의심할 여지 없는 공짜는 디지털의 영역(비트의 세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디지털 영역의 발전은 한계생산비용을 0에 가깝게 하기 때문에 비정상 적인 장치(이를 테면 독점 시장이라던가)로 막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가격이 0, 즉 공짜가 된다는 것이다. 또 디지털의 영역이 아니더라도 아이디어가 주가 되는 영역, 이를 테면 반도체(생산에 비하여 설계가 큰 비중을 차지)와 같은 영역 역시 0는 아니더라도 가격의 급격한 하락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이 것이 무어의 법칙이 성립되는 이유이다.
빌게이츠는 과거에 불법복제에 대해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의욕을 막는 해적질이라고 이야기 했다. 이는 일면 타당한 듯한 주장이지만 막상 그가 올리는 수익이란 것은 소프트웨어 개발비를 훨씬 넘어서 천문학적인 것이어서 복제방지라는 것이 소프트웨어 개발 의욕이라는 것이 그리 적절한 설명이 아니라는 것을 알수 있다. 오히려 이 책의 공짜에 대한 논리를 적용하면 그 회사의 과도한 수익에 대해서 설명이 가능하다. 한마디로 자연스럽지 못한 일이라는 것이다.

공짜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이렇게 공짜에 대한 관점을 바꾸면 이야기가 아래 예와 같이 달라진다.
예> 소프트웨어나 음악의 공짜 이용은 해적질이다. 따라서 복제를 방지할 기술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서 이 것을 막아야한다.
<==> 소프트웨어나 음악의 공짜 이용은 자연스럽다. 이를 막는 것은 땅에 떨어지는 물체를 억지로 붙들고 있는 것과 같이 일시적으로 가능은 하지만 엄청나게 힘드는 일이다. 따라서 이것을 막으려는 데 힘을 기울일 것이 아니라, 공짜로 풀어놓는 대신 다른 수익모델을 찾도록 해야한다.

협회를 만들어 음원을 불법 다운로드 받은 네티즌을 고발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쪽은 전자의 입장인 것이고, 오히려 음원을 공짜로 풀고 이로 인해 높아진 명성을 가지고 공연을 통해서 수입을 올리는 성공사례의 경우는 후자의 입장인 것이다.

오픈소스운동과 저작권 문제에 대한 철학적인 논쟁과도 연관된 주제이지만, 이 책은 그런 철학적인 방향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 대신 공짜라는 현상을 인위적으로 막을수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 지에 대해서 여러가지 힌트를 주고 있다. 따라서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물론 마케터들과 각종 서비스 상품을 기획하는 사람들도 읽어보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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