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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 새로운 사회와 대중의 탄생
클레이 셔키 지음, 송연석 옮김 / 갤리온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인류 역사상의 큰 변화들이 있다.
신석기에서 청동기로 넘어간 것이 그랬고, 종이나 인쇄술이 발명 된 것이 그랬다. 이런 변화의 한가운데 우리가 살고 있었다면 그러한 변화가 어떤 의미인지를 파악할수가 있었을까? 아마 힘들었을 것이다. 그냥 개인적으로 '아 요거 편리하네' 정도는 생각할수 있었겠지만... 만약 그 변화의 의미를 파악할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시대를 선도할수 있었을 테니 이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인류의 역사상 변화가 가장 응축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시대에 살다보니, 개인의 일생에 여러 번 변화의 시작과 결과를 볼수 있기 때문에 학습효과라는 것이 생긴다. 그래서 어떤 현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발전하고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지까지는 예상하지 못하지만, 대략 어마어마한 변화가 예상된다는 것 정도는 다들 눈치챌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래서 최근 정보기술의 발달이 가져올 변화의 크기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은 어느정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듯하다.
예를 들면, 위키피디아나 트위터와 같은 서비스들, 아이폰과 같은 하드웨어, 킨들이나 구글의 북서치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책들이 이런 것이다. 변화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 이런 것들에 관심을 가져보지만 이런 것들이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까지를 속시원하게 설명해주고 있는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절대로 익숙해지지 않을 제목 "끌리고쏠리고들끓다"을 지닌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근사한 책이다. 블로그, 위키피디아, 플리커, 트위터 등 많은 것들을 다루면서도 일관된 관점으로 이 변화의 본질을 설명하려고 시도했고, 그 결과도 일목요연하다.
이 책이 설명하는 것은 이런 것이다. '사람이란 존재는 애초에 사회성을 지닌 존재라서 이를 구현하고자 해왔다. 그러나 여러가지 물리적 제약으로 인하여 이런 것이 불가능해졌는데, 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사회적 능력에 걸맞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가져다 주게되었다. 그로 인해서 인간은 전에 없던 협업을 할수 있게 되었고 이 것이 어마어마한 변화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위키피디아든, 트위터든, 아이폰이든, 플리커든 모두 서로 다른 기능을 하는 서비스들이지만, 동시에 이 모든 것이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여주는 획기적인 도구들이며 또한 참여를 돕는 도구들인 셈이다. 책에는 나와있지 않으나 구글독스나 새로등장한 구글 웨이브도 같은 도구일것이다. 이 설명이 맞다면(물론 100%맞을수야 없겠지만) 이 것들이 가져올 변화의 크기와 방향도 그리고 향후 어떤식으로 이 서비스들이 진화할런지도 가늠이 될수 있겠다.
몇가지 재미있는 생각이 떠오른다. 인간은 자기 손해를 보면서까지 공익을 추구할정도까지는 착하지 않지만, 그 비용이 적다면 공익을 추구할정도로만 착하다면, 공익을 추구해야하는 비용을 낮추어주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이다. 민주주의의 발전도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쓰는 비용을 낮추어준다면 의외로 쉽게 진행시킬수 있을 것이다. 비용을 낮추는 것은 기술만의 몫은 물론 아니다. 쉽고 편한 법령으로도 가능할 것이고, 세제개편같은 것도 방법이겠다. 기술의 변화를 논하는 책을 읽다보니 좋은 세상에 대한 꿈까지도 꾸게 되었다. 또한 회사를 운영한다면 조직의 비대함이나 비효율과 싸울수 있는 방법에 대한 힌트도 얻을수 있을 듯하다.
아무튼 이런 저런 의미로 이 책을 읽는 시간은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다. 다시 한번 밑줄쳐가면서 읽어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