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노자의 만감일기 - 나, 너, 우리, 그리고 경계를 넘어
박노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8년 1월
평점 :
저자인 박노자 씨는 아주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러시아 사람이었으나 한국을 전공하여 이리로 유학을 왔으며, 한국 여성과 결혼하였다.
그의 글을 읽어보면 그가 사회주의자라는 사실을 쉽게 알수 있는데, 사회주의자로서 살기 가장 어려운 동네가 아닐까 싶은 한국에 귀화했다. 그 이유는 참으로 궁금하다.
아무튼 귀화하여 블라디미르 티호노프 라는 본명외에 박노자라는 한국이름을 갖게 되었으며. 노르웨이와 한국에서 각각 한국학과 러시아어를 가르치고, 한겨레 등에 한국 사회에 대한 글들을 기고 하고 있다.
그는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한국사람보다 한국어를 잘하며(적어도 글솜씨는 그렇다), 한국에 대해서 더 많이 아는 것 같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독특한 이력 덕분에 그의 위치는 일반적인 한국인과는 다를수 밖에 없으며,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스스로는 가질 수 없는 독특한 시각을 가질수 있다.
그 다른 시각이라는 것은 아래와 같은 것들에서 비롯된다.
우선 그의 어린시절 경험은 대부분 우리와 다르다. 말하자면 외국인이라서 다를 수 밖에 없는 그런 요소들 말이다.
두번째는 다른 외국인들과는 달리 한국에 대한 지식과 경험, 이해도가 상당히 높다. 그러니 그의 시각이란 것이 잘 모르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 가치 있다. 세번째로는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이다. 그는 직접밝혔듯이 사회주의자이다. 한국에서라고 왜 사회주의자와 그런 시각이 없겠냐마는 그처럼 그 말의 무게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그의 이런 새로운 시각덕분에 그의 글을 읽는 다는 것은 내가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들을 다른 각도에서 볼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특히 이 책은 인터넷에 그가 올린 글들 중, 일기 격에 해당 하는 것을 모은 것으로 특정하게 주제가 정해지는 공식적인 글과는 달리 그의 생각을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접해볼수가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다소 불편한 부분도 없지 않다. 우리가 포함된 한국사회에 대한 비판 자체가 불편할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그가 두 명의 전직대통령과 그들의 정책, 그들에 대한 선택 부분을 짚을 때는 쓰린 상처를 씻지 않은 손으로 만지는 것과 같은 쓰라림이 느껴졌다. 억울하기도 했고...
그러나 그런 정도의 쓰라림은 이 새로운 시각을 접하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박노자 개인의 생각을 따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의 생각을 통해 나의 생각을 바로잡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