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와 나눈 3일간 심층 대화
오연호 지음 / 오마이뉴스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노무현대통령이 임기 말에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와 3일 가량의 긴시간동안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했다.
토대로 했다고 했는데, 인터뷰 전문을 책으로 낸 것이 아니라, 오연호 대표가 그동안 노무현 대통령을 지켜보면서 그를 이해하고 해석한 내용에 맞추어 그 인터뷰 내용이 재 배치 되어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터뷰의 질문순서, 답변순서와는 달리 오연호 대표가설정한 주제별로 노 대통령과의 인터뷰의 내용이 구성되어있다.

우 선 이 인터뷰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올해 5월 비극적인 자살로 생을 마감한 노무현대통령이 가장 최근에 인터뷰한 내용이었으며, 그 시간도 3일로 꽤나 길었고, 또한 인터뷰를 한 주체도 오마이뉴스이기 때문이다. 노무현대통령은 세계 최초로 인터넷의 힘을 통해 당선된 대통령이고, 그 중심에는 수많은 네티즌의 작은 힘과 함께 오마이뉴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노대통령 스스로도 그 의미를 알았기 때문에, 취임후 첫 인터뷰를 오마이뉴스에서 했고, 의도는 하지 않았겠으나, 마지막 인터뷰도 오마이뉴스와 함께 하여 이렇게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인 터뷰를 통하여 노무현대통령은 그동안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한 말, 했었더라면 언론에 의해서 뒤틀리고 지지자들의 기대에 의해서 평가절하되었을지도 모를 이야기들을 한다. 뒤늦게 그의 속마음을 알게되는 것이 안타까우면서도 동시에 다행인 것은 그런 이유때문이다. 노무현대통령이 많은 지지자들의 등을 보게된 사건들인 이라크파병이나 한미FTA추진 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나의 경우는 그에 대한 믿음이 강한 편이어서 였는지는 몰라도, '대통령이 아닌 나로서는 알수 없는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다'라는짐작만 하고 있었는데, 그 이유를 듣게 된것이다.
물론 이 책을 보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라크파병이나 한미FTA추진 등에 대해서 생각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고, 이 책이 그에게 변명의 기회를 준 것으로 해석 할수도 있겠다. 아무튼 그에 대해 그가 해명하고 싶었을 그러나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하지 못했던, 그 일들을 추진한 이유와 생각들을 들을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의 핵심은 다른 곳에 있다. 국민들에게 권력에 대한 생각을 바꾸라는 그의 유언과도 같은 강의인 것이다.
대통령은 최고 권력이므로, 선의와 능력을 갖춘 제대로된 개인을 그 자리에 앉히는 것으로 모든 의무가 끝난다 정도가 그 간의 생각이었다면 그가 새로 알려주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통령 은 물론 중요한 자리이고 큰 권력이지만, 여러 권력 중에 하나에 불과하다. 더구나 정치권력이 시장권력(시장권력과 한몸이 된 언론권력 포함)에도 밀리는 현실에선 더욱 그러하다. 민주주의의 발전이 권력이 개인에게까지 분산되는 과정이었고, 이제 민주시민의 의무는 그 권력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으로 확장되어있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은 그 묘지앞 작은 비석에 새겨진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라는 문장을 압축되어있다. 옵션이 아니라 없으면 민주주의 자체가 없어지는 필수적인 보루... 그러니까 냉정하고 야박하게 들릴런지 모르지만 그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기 힘들것이라는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다.

그러니 이 책은 노무현대통령의 마지막 인터뷰이자, 그의 유언이자, 그가 남긴 정치학강의 노트이다.
김대중대통령이 노무현을 공부하라는 추천사를 남겼는데, 노무현을 공부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입문서가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덧붙일 말이 있다.

한국은 영웅을 죽이는 문화 라는 말이 있는데, 시기심 때문에 영웅을 깎아 내린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영웅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완벽함을 바라는 기준 적용으로 인해 영웅후보들이 제외되는 것이고 생각한다.

아마도 노대통령도 이러한 과도한 기대로 너무 힘들었던 것 같다. 그가 생각하기로는 그들 각자가 역사의 주인공인데 모든 의무를 자신에게 넘기고 구경만 하고 있었으니....
그러한 부담감이 느껴지는, 책의 마지막에 담긴, 노무현대통령이 남긴 댓글을 인용한다.

노무현입니다.
저보다 저를 잘 그린 글입니다. 나중에 회고록에 담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만, 이런 말은 해두고 싶군요. 저도 부족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저도 부족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납득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속았다고 생각하기가 쉽지요. 그리고 실망하고, 다음에는 세상을 불신하게 되지요.
부족한 그대로 동지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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