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일년동안은 좁은 의미의 디자인(디자이너 분들이 하는 그것)과 넓은 의미의 디자인(사물 뿐 아니라, 제도, 구조, 생각의 방식 등을 다시 설계하는 일)에도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다.
그런 나에게 거부할수 없는 섹시한 제목으로 다가온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좋아보이는 것들의 비밀'이라.....
보통 책을 사는데 길든 짧든 망설이게 되는데, 이 책은 제목으로 인하여 그런 틈도 없이 질러버리게 되었다.
몇번을 나누어 읽은 끝에 어젯밤에 비로서 마치게 되었는데, 다 읽고난 결론은 이것이다.
' 좋아보이는 것들의 비밀이 있긴 한데 니가 기대한 것과 같이 몇마디로 딱 설명되는 그런 비밀은 아니야. 좋아보이는 것들이 워낙 많고 사람마다 취향도 보는 눈도 다양하니 당연하지 않겠어? 인생이 그렇게 쉽지 않단다.좀 길지만 좋아보이는 것들의 비밀을 이야기 해줄테니까 다 들어봐.'
결국은 디자인(조형) 입문서로 쓰여진 책이며, 다른 책들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다른 입문서들과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색과 형태, 비례, 구조 이런 이야기들이 계속 나온다.
그렇다고 이 책을 읽은 경험이 나빴다는 뜻은 아니다. 나는 워낙 문외한이었고 듣는 것 마다 새로왔으니 사실상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다만 이 책의 제목처럼 그런 획기적인 내용은 아닐 것이라는 추정을 하게 될 뿐이다.
예시로 많은 그림들을 보여주면서 설명하는데 그 부분은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나중에 공력이 좀더 쌓이면 이 예시들을 다시 보고 싶다.
책의 전체 느낌을 설명해줄만한 대목을 몇 구절 인용 한다.
" 결국 조형 공부의 중심에 남는 문제는 조형에 대한 엄밀한 논리도 아니요, 그렇다고 무원칙의 조형적 자유도 아니다. 조형은 조형 그 자체만으로 존립할 수 없다. 형태와 색으로 만들어진 디자인은 최종적으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디자인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는 존재다. 조형공부에는 반드시 디자인을 대하는 사람의 존재성을 고려해야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조형 공부란 조형 이론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을 보는 사람의 시각적 인식 과정에 관한 공부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말일 수도 있다."
"수많은 조형의 원리들을 압축하면 '변화와 통일'이라는 한마디가 남는다. 변화와 통일이란 쉽게 말하면 안정되면서도 재미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감각은 불안정한 것을 싫어하기도 하지만 빈틈없이 안정되어 있는 상태를 지루하게 느낀다. 사람들의 감각은 궁극적으로 재미를 원하는 것이다."
결국 디자인의 이치도 세상사는 이치와 맞닿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