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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좀 도와줘 - 노무현 고백 에세이
노무현 지음 / 새터 / 200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책이 있는 줄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으나, 선거를 앞둔 정치인의 자기PR 책이라고 지레 판단하여 읽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저자인 노대통령이 이 세상을 등진 이후에 허망한 마음을 달랠 방법을 찾다가 결국 이제야 읽게 되었다. 나와 같은 심정인 사람들이 많았는지, 이 책은 출간된 지 7년이 지난 지금 베스트셀러가 되어 팔리고 있다(구판 출간은 94년 이라니 15년 된 셈인데, 같은 내용의 책인지는 알지 못하겠다).
그가 떠난 마당에, 이 책이 선거를 겨냥한 홍보물이었다 한들 어떻겠느냐는 심정이었으나, 이 책은 그 이상을 보여준다. 그 이유는 이 책이 그와 닮은 진정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글재주 있는 대필작가를 동원해서 꾸며 쓴다고 한들 진실하지 못한 책은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읽어보면 딱 감이(?) 온다고 할 수 있다.
책에는 정치인의 전략이라는 측면에서는 쓰지 않아도 좋을 솔직한 내용이 많이 있어서 나의 이런 감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이런 솔직함과 진정성을 포기하지 않은 덕에 그는 조중동이라는 언론권력에게 여러 가지 공격거리를 제공했다. 대표적인 것이 그의 취미인 ‘호사스러운’ 요트였다.
이쯤 되면 그가 정말로 정치인의 PR 수단으로 생각하고 이 책을 세상에 내놓은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 PR은 PR이되,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최대한 보여주면 사람들이 많이 이해해줄 것이라고 믿었던 듯하다. 그래서 그는 많은 이해를 받기도 하였겠지만, 또 오해와 곡해를 받기도 한 것 같다.
아무튼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책을 잡았던 원래 의도에 맞는 책이다.
게다가 추가적으로 인간 노무현을 좀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가적인 효과도 얻었다. 이는 앞서 말한 대로 그가 진실하게 이 책을 썼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