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평점 :
못생긴 사람, 못생긴 얼굴에 대해 정의내릴 수 있을까?
어떤 얼굴형과 어떤 눈모양과 어떻게 생긴 코와 어떤 입술이라고,,,
누구도 단언해서 얘기할 수 없는 부분.
특히, 못생긴 얼굴을 가진 여자의 이야기는 그 동안 어디에서 본 적 없다.
물론, 못생긴 여자가 성형을 해서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는 이야기는 있었지만~
그녀는 못생겼다.
공부를 잘 해도, 독하다는 소리를 듣기 일쑤인데다 취업하는데에도 못난 얼굴이 한 몫한다.
겨우 취직한 백화점.
사무직종이었으나 어느 순간, 부서가 없어지고, 결국엔 아르바이트보다 못한 처지로 전락해 버린다.
그는 평범한 생김새를 하고 있다. 아니, 어찌보면 그렇지 않을 수도...
무명 배우였던 아버지가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어 집을 떠났다.
집안의 모든 살림을 도맡았던 어머니를 버리고,
처음인양 새장가를 든 아버지의 존재를 깡그리 무시하며 지내다
우연히 백화점 주차요원으로 일하게 된다.
유일한 동료이자 아미고인 요한과의 심상찮은 친분을 쌓게 되고,
그 곳에서 아무도 관심갖지 않는 그녀를 만난다.
그는 그녀가 어딘지 모르게 안쓰럽다.
혼자 무거운 짐을 들고 가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얼굴이 예쁜 다른 여직원이라면 상황은 180º 바뀌게 마련,,,
그녀 뒤에서 아무렇지 않게
'토나온다', '쏠린다', '못생긴 사람은 집 밖에 못 나오게 법으로 정해야 한다',,, 등등등 온갖 몹쓸 말을 하는 인간들이 죽도록 싫다.
그 소리를 듣는 그녀의 마음은 셀 수 없는 생채기로 가득하다.
그녀가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는 시점. 그는 문득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나에게도 이토록 애절하게 다가오는 그녀의 마음...
그녀의 입장이 이해가 된다.
나 역시, 외모콤플렉스때문에 사람을 멀리한 적이 있었으니까,,,
작가 박민규의 소설을 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이번만큼 나를 이해시키는 소설은 없었던 것 같다.
성형수술이 아무렇지 않은 요즘,
제대로 된 아름다움을 지키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