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에 무신경했다!

가령, 어머니가 죽은 뒤 몇 주 동안 그녀의 체크무늬 앞치마가 부엌문 뒤 고리에 여전히 걸려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그 일은 마치 상처에 소금이라도 들이부은 것처럼 날 화나게 했다. 어머니의 세면용품과 분첩과 머리빗이 고의로 욕실 녹색 선반 위에 남아서 날 조롱하쓰던 옷장 서랍을 열 때마다 얼마간 내 얼굴에 계속 풍기던 그녀 냄새의 메아리마저도. 모든 것이 나를 무기력한 분노로 몰아갔다. 마치 그고 상처 입히는 것 같았다. 그녀의 책들도. 그녀의 신발들도. 어머니가녀의 스웨터가 어떻게든 내 스웨터 더미로 기어들어가서 비열하게 이를 보이고 웃으며 고소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안녕이라는 말도 없이, 한 번의 포옹도 없이, 한마디 설명도 없이 떠나간 어머니에게 화가 났다. 결국, 어머니는 물 한 잔 건네지 않고, 미소도 짓지 않고, 약간의 사과도 두세 마디 유쾌한 말도 없이 전혀 모르는 사람이나 문간에 선 택배 배달원, 행상과 헤어질 때와 마찬가지로, 이별에 무신경했다. 내 모든 유년 시절에 걸쳐 어머니는 결코나를 식료품점이나 이상한 앞뜰이나 공원에 홀로 남겨두고 떠난 적이 없었다. - P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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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쨌든 간에, 누군가가 오직 한 가지 종류의 치즈만 사고 다른 것은 단지 종교와 인종과 국적의 차이 때문에 사지 않는 모욕적인 모습을 톨스토이가 본다고 상상해보라! 대체 보편가치라는 것이 무엇인가? 휴머니즘? 인류애? 개척자들이 만든 치즈, 우리 이득을 위해 등이굽은 개척자들이 만든 치즈 대신에, 고작 몇 푼 더 싸다고 아랍 치즈를사는 것은 얼마나 감정적이며, 얼마나 약하며, 얼마나 저열한 마음인가? 수치다!
수치며 불명예다! 어느 쪽이든 수치며 불명예다!
삶 전체가 그런 수치와 불명예로 가득차 있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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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불안을 끝낼 수가 없가 . 따라서 이 글쓰기를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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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이상 밖에 나가지 않는다. 불안감이 엄습하여 나는밖에 나가지 않는다. 이 불안감이 엄습해 온 것은 바로 지난여름이었다. 나는 적어도 10년은 보지 못했던 크누텐과 다시마주쳤다. 크누텐과 나, 우리는 늘 함께였다. 내게 불안감이엄습해 왔다. 그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불안 증세로내 왼팔, 내 손가락이 쑤신다. 난 더 이상 밖에 나가지 않는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마지막으로 문밖에 나선 지도 몇 달이 되었다. 그것이 바로 이 불안감이다. 그것이 내가글을 쓰는 이유이고, 내가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은 이유다.
난 무엇이든 해야 한다. 이 불안감이 그치질 않는다. 아마 내가 글을 쓴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불안감이 엄습해 온 것은 바로 지난여름이었다. 난 크누텐과 다시 마주쳤다. 그는 결혼했고, 두 딸이 있었다. 어린 시절에, 크누텐과 나는 늘 함께였다. 그런데 크누텐이 떠났다. 난 그를 소리쳐 불렀지만, 크누텐은 그냥 떠나 버렸다.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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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돌 말린 플래카드가 펼쳐지면서 슬로건이 드러나듯이 문장들이 펼쳐지며 발생하는 난폭함을 거쳐 가야만한다. 그 말들의 대대적인 공격을 시퍼런 멍을 남기는그 말들의 육중한 주제를 거쳐 가야만 한다. 모호함을질질 끌고 가는 면담은 고통의 덫일 뿐이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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