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 자신의 이런 거짓말이 이반일리치의 생의 마지막 순간들을 해치는 가장 무서운 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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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아파서 잠도 잘 수 없었다고……
"이유야 어떻든 간에 당신이 계속 그런 식으로 나가면 절대로병이 나을 수 없을 거예요. 우리만 괴롭히는 거죠."
쁘라스꼬비야 표도로브나는 병의 책임이 전적으로 남편에게 있으며 남편이 병에 걸려 자신을 또다시 불행하게 만들었다고 다른사람이나 남편을 향해 드러내놓고 말했다. 이반 일리치는 아내로서도 어쩔 수 없어서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해도마음이 풀리지는 않았다.
 법원에서도 이반 일리치는 자신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조금 이상해졌다는 걸 알아차렸다. 아니, 알아차렸다기보다 그렇게생각했다는 편이 옳을지도 모른다.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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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끄적이는 게 좋았다. 쓸 게 있으면 그걸 쓰고, 쓸 게 없으면 책에서 찾은 인상 깊은 구절을 옮겨적었다. 그렇게 자주 쓰다보니 어느 순간 나는 시를 쓰고 있었다. 시는 형편없었지만, 시를 쓰는 나는 근사했다. 눈에 띄는것을 적느라 자주 길에 멈춰 서야만 했다. 알고 보니 시를 쓴다는 건 책의 문장을 베껴쓰는 일과 비슷했다. 그제야 나는 이 세계가 얼마나 정교한 곳인지 깨닫게 됐다. 나는 이 걸작의 세세한 부분을 제대로 베낄 수 없었다.
가끔 어떻게 소설가가 됐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면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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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 몸을 던지면서 우리가 누릴 수 있었을 휴가,이제는누리지 못할 휴가를 생각하며 신음을 내질렀다. 한 편의 드라마가 될 만한 온갖 요소가 있었다. 호색한, 반쯤 유흥업계에 속한 여자, 그리고, 이지적인 여자 나는 바닷속에서 분홍색과 푸른색이 섞인
예쁜 조가비를 발견했다. 나는 물속으로 잠수해 그것을 주웠다. .
그리고 점심식사를 할 때까지 그 매끄럽게 닳은 조가비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나는 그것을 행운의 부적으로 삼기로 마음먹고 여름 내내 지니고 다니기로 했다. 내가 다른 것들은 모두 잃어버리는데 어째서 그것만큼은 잃어버리지 않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지금 내손안에 있는 조가비, 체온으로 데워진 그 분홍색 조가비는 나를 울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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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이자 의심의 세기였으며, 빛의 계절이자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자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는 모든 것이 있었지만 한편으로 아무것도 없었다. 모두들 천국으로 향해 가고자 했지만 엉뚱한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말하자면, 현재와 너무나 비슷하게도, 그 시절 목청 큰 권위자들역시 좋든 나쁘든 간에 극단적인 비교로만 그 시대를 규정하려고 했다.
 영국의 왕좌에는 턱이 큰 왕과 못생긴 왕비가 앉아 있었고, 프랑스의 왕좌에는 턱이 큰 왕과 아름다운 왕비가 앉아 있었다.
그리고 빵과 생선을 쟁여 놓고 사는 두 나라의 귀족들은 모두 당시의 전반적 상황이 영원하리라 믿었다.
때는 서기 1775년, 영국인들은 살기 좋았다는 그 시절에도 지금만큼이나 영적 게시에 현혹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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