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 자체의 무게가 제국을 짓누르고 있어.
그는 연처럼 가벼운 도시를 꿈꾸기도 하고 레이스처럼 구멍이 뚫린 도시, 모기장처럼 속이 환히 들여다보이는 도시, 나뭇잎의 잎맥 같은 도시, 손금 같은 도시, 불투명하고 허구적인 두께를 통해 볼 수 있는 세공품 같은 도시를 꿈꾸었다.
"지난밤에 꾼 꿈 이야기를 해 주겠네."
그가 마르코에게 말했다.
"평평하고 누르스름하며 운석과 표석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땅 한가운데 있다가, 나는 멀리서 뾰족하고 가느다란 첨탑들로 이뤄진 도시가 세워지는 것을 보았네. 첨탑들은 달이 여행을 하다가 한번은 이 첨탑에, 또 한 번은 저 첨탑에 내려앉아 쉴 수 있게, 혹은 기중기 케이블에 걸려 이리저리 흔들릴 수 있게 만들어져 있었네."
그러자 폴로가 말했다.
"폐하께서 꿈에서 본 도시는 랄라제입니다. 이 도시의 주민들은도시의 밤하늘에서 쉬었다 가라고 달을 초대합니다. 그렇게 해서 끝없이 성장하는 이 도시에 달이 모든 걸 선물하게 하려는 겁니다."
"자네가 모르는 게 있군그래."
칸이 덧붙였다.
"달은 감사의 뜻으로 이 랄라제 시에 가장 보기 드문 특권을 주었다네. 그건 바로 가볍게 성장하는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