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귀퉁이에 서서 바라보는 것. 그건 세상을 그저 파편으로 본다는 뜻이다. 거기에 다른 세상은 없다. 순간들, 부스러기들, 존재를 드러내자마자 바로 조각나 버리는 일시적인 배열들뿐. 인생?
그런 건 없다.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선, 면, 구체, 그리고 시간 속에서 그것들이 변화하는 모습뿐이다. 반면에 시간은 미세한 변화의측정을 위한 간단한 도구에 불과하다. 아주 단순화된 줄자와 마찬가지다. 거기엔 눈금이 딱 세 개뿐이다. 있었다, 있다, 있을 것이다. - P28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나의 행위나 선택으로 운명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나의 선택이 스스로의 이성과 의지의 결과라고생각하지만 사실은 우리의 무의식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한행위다. 어떻게든 그때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다른 선택을 아쉬워하는 후회는 감정 소모에 지나지 않는다.
스피노자는 "후회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두 배로 불행하그러고 두 배로 무능하다"라고 말했다.
나를 치유하는 부억 스피노자의 관점에서 우리의 선택이란 이성적으로 경우의 수를 고려할 수 없는 그저 유일한 길인 셈이다. 그렇다면 시간을 돌려도 어차피 같은 길을 택할 테니 과거의 내 행위에 집착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힐 필요가 없다. 그보다는 미약하고 부족했던 그때의 나에게 안부를 묻고 다음에는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 P10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시 읽는다.

헤모글로빈 수치는 12.7, 백혈구는 4.5, 적혈구 용적률은 416 월판 수치는 228, 콜레스테롤은 180, 크레아티닌은 1.0, 빌리루빈은4.2, 기타 등등, 내 아이큐는(이런 식의 측정이 신빙성이 있다고 가장할 때) 121이다. 그런대로 괜찮은 수치다. 나는 공간 지각력이 특별히 발달했는데 거의 직관적인 수준이다. 반면에 글자 그대로해석하는 능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성격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내 인성에 대한 프로필은 신뢰하기 힘든 편이다. 나이는 심리적인 것이고, 성별은 문법적이다. 소프트 커버로 된 책을 주로 사는편인데, 아무 때고 미련 없이 승강장에 두고 와서 다른 누군가가볼 수 있게 하고 싶어서다. 나는 아무것도 수집하지 않는다.
학위를 취득했지만 근본적으로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전문성을 깨치진 못했고, 그 점에 대해서는 상당히 후회하고 있다. - P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시덤불을 헤치며, 압도될 만큼 울창한 지대 속으로 탐험에 나서고자en quéte 하는 의지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조사 enquête‘일 것이다. 이단어는 조사를 통해 얻은 지식이라는 의미의 고대 그리스어 ‘totopia‘….
에서 파생한 라틴어 historia‘와 정확하게 연결된다.
자,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어리석음이 있으라!‘ 하니 어리석음이 생겼다 . - P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럼 그녀를 보낸 거야?"
"나는 개야. 알겠어, 스테페크? 개라고, 더러운 개. 나는 그것밖에 안 되는 놈이야….."
"걱정하지 마. 더도 덜도 아니고 더러운 개 한 마리가 세상에있다 한들 그것이 무슨 대단한 짓을 할 수 있겠어?"
조시아는 두 시간 이상을 걸었다. 그녀는 눈 위를 기어가는작고 검은 한 마리 개미가 되어 길 한가운데로 걸어갔다. 멀리보초병이 보였다. - P2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