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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노이즈
돈 드릴로 지음, 강미숙 옮김 / 창비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그들 주인공들의 (아이 어른 막론하고) 개성과 지성은 놀랄만하다.
여러 리뷰자들이 지적했듯... 미국 사회에 대한, 문명 사회에 대한 놀라운 지적과 통찰을 보여주고 또, 궁극적으로 인간이 추구하고 지켜야 할 바를 정확히 제시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누구나 잊고 사는 치명적인 주제인 '죽음'에 대해 , 그 공포에 대해 (인간이 맞닥뜨릴 가장 궁극적인 공포 아니겠는가!!) 물고늘어진다. 여러 사람을 거치고 난 뒤 만난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우리는 누가 먼저 죽을까?'하는 생각하지 싫은 질문과, 나의 온 존재 구석구석을 수용하고 포용하고 있는 상대방이 사라진 뒤의 끔찍한 세상에 남겨지길 바라지 않는 마음은... 주인공들을 불면과 불안의 심연으로 빠뜨린다.
이 책은 1985년경에 씌어졌다. 그래서 '생명 복제'에 대한 인식이 없다. (치명적인 인재와 인간의 통제 불능, 죽음의 공포를 없애는 약 등은 언급되어 있지만...) 그래서 무한히 연장된 삶, 어쩌면 영원히 연장되는 삶에 대한 가능성도 느껴지는 지금 시점에서, 인간 사회 기반을 흔들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 주제가 빠져있어서 ... 이 책은 '이미 지나간 현재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뒷부분 읽어 나가며 조금 맥이 빠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