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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생명 + 자연의 빈자리
팀 플래너리 지음, 이한음 옮김, 피터 샤우텐 그림 / 지호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지극히 감상적인 마음임을 안다.
하지만 정교하고 아름다운 그림 솜씨로 전하는 동물 종들을 주욱 보고 읽은 뒤
이것들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음이 느껴지면.. 그렇게 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수천, 수억년을 이어온 이 아름다운 창조물들이 이젠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결국 인간만이 득시글거리는 지구를 상상하면
동등한 '종'의 입장에서 '인간임'이 미안해져 버린다...
이런 책이 수백년 뒤에 씌어진다면, 맨마지막 페이지에는 혹시 인간이 들어 있지 않을까 싶다.
수많은 종들을 사라지게 했던 장본인이 그 사라지게 했던 '원인'으로 스스로 멸종했다는
아이러니한 주석과 함께 말이다...
자연은 결코 '평화롭고 인간에게 휴식을 베풀고 어머니 같고' 하는 존재가 아니다.
냉정하고 무서운 존재이다.
지금 생각하는 자연은 우리가 지배하고, 통제하고, 알고, 그 힘에 대비할 수 있는 존재이다.
하지만 자연은 '자연스럽게' 행할 것이다. 그 따뜻함과 파괴적인 무서움을...
자연을 경외하고 두려워하고 엎드려 빌고 했었을 때가 가장 '옳고도 바른' 모습이다.
아름답고, 강하고, 그 어떤 인간보다 믿음직하게 보이는 '포클랜드 개'의 멸종이
가장 슬프게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