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니멀리즘 - 딥 워크를 뛰어넘는 삶의 원칙
칼 뉴포트 지음, 김태훈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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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간이 그들에게는 돈이 된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다. 아주 쉽게 망각해버리기 일쑤일 뿐 정말인지 아무렇지도 않게 나는 매일의 시간을 내어주고 만다. 추천과 알고리즘이 구현한 영원한 디지털의 찬양은 모든 이들에게 평등한 축복인 마냥 찬송 되었다. 어느 기업이나 빅테크의 수혜자며 선구자인 양 떠들어댔고, 소비자는 모든 정보를 상납하며 구속되면서조차 당당한 권리 추구를 받는 현명한 소비자처럼 궁색하게 포장되었다.

어린이에게 뽀로로를 틀어준다는 한심한 부모를 철없게 바라보았다. 어른이들에게는 스마트폰 그 자체가 마음의 안정과 시간 소비의 궁극적인 종교이다.

작가는 극단적으로 독자를 밀어낸다. 스마트폰을 던져버리라고, 모든 소셜네트워크 앱을 삭제하며 그 불성실한 화면만 멍청하게 소비하며 바라보는 걸 당장이라도 그만두라고 말이다.

디지털 슬롯을 당기며 새로운 뉴스피드를 업데이트한다. 중독된 마약까지는 아니더라도 사행산업에 빠져드는 것이 무엇인지 현대인들은 어느 정도 같은 감정을 향유하고 있지는 않을까? 천문학적인 투자를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기업은 이제 과거의 그것과 전혀 다르다. 그들은 성공 가두를 달리며 많은 투자자의 성원에 힘입어 오늘도 개개인의 영혼을 빼앗길 원한다. 테크놀로지 발전과 눈부신 편의성을 삶에 선사할듯하던 장밋빛 선언은 이내 바랜지 오래다. 뒤편에 가득한 구린 의도를 끄집어내지 않는 이상 인생에 대한 주도권은 개인에게 없으며, 길들어짐에 익숙한 나머지 그들이 의도한 대로좋아요버튼 놀이에 일희일비하는 영속적인 삶을 살게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아주 자연스럽고도 익숙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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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일하고 낮에 쉽니다 - 내 일을 나답게 하는 법, 책바 이야기
정인성 지음 / 북스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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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열심히 일한다. 과거에도 열심이었고 지금도 그러면서 미래에도 열심일것임을 분명히했다. 전적으로 그의 말에 의하면 틀림없다. 의도적으로 잘 정돈된 인스타그램을 글로 풀어서 한 권으로 만들면 이런 느낌일까.
자기계발서의 성공담을 말하고자 하는건지 자영업의 기록을 공유하고자 하는건지 간헐적으로 뒤엉키는 장르에 조금 적응이 안되었다. 작가의 사년이라는 긴 기간을 이렇게 사십분 남짓한 시간으로 읽어버리다니 좀 뭔가 아쉽고 씁쓸하게 이상했다. 그 안에 흥미롭고 많은 얘기가 있었을텐데 그걸 구태여 드러내기보다는 정제해서 아름답게 보여주려고만 하다보니 그냥 나랑은 먼 어떤 사람의 동화처럼 박제되어 뒷편에서 감상만 하게된다. 딱히 와닿거나 전해지는 감정은 없이 세상에는 이렇게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정도로 읽었다. 행동 하나도 감상 하나도 수치화 해버릴 잣대가 있다. 어떤것도 좋은 의도의 결과물이 되지않으면 모조리 불필요한 관점처럼 여겨졌다. 책 자체도 뭔가 의도적인 수단처럼 보였다.

삶은 분명 타인에게 평가 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지만 나와는 다른 이상향에 조금 어긋났음은 명확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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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브랜드 - 당신이라는 브랜드에게
박찬용 지음, 최용준 사진 / 에이치비프레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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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를 펼치면 무엇보다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화려한 이미지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감촉으로 느껴지는 뻣뻣한 유광종이와 더불어 사진들은 어찌나 눈부신지 강렬한 색채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손톱두께 마냥 잘게 파편화된 글자는 또 얼마나 작은지 쉽사리 시선이 가지 않는다. 읽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현란한 이미지 위에 정제되어 올려진 문단은 그냥 지나쳐버리기에 급급한 불필요한 장식 같이 여겨졌다.
그런 글들이 이 한 권에 모였다.
각종 매거진의 편집자로 경력을 쌓아온 작가의 포트폴리오 마냥 그가 작성했던 글이 한군데에 정리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사견이 강한 글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분명한 정의내리는 것 마냥 기업소개 리플렛을 쥐고 있는듯한 기분이 들어 약간 아리송했다. 화려한 이미지나 강렬한 색채는 분명 없는데, 스쳐지나간 잡지를 읽는 상상이 머릿속을 내내 맴돌았다.

‘요즘 브랜드’랄까. 발권한지 몇 년 지나지도 않았는데, 급속하게 변화하는 패션브랜드 마냥 타이틀이 철지난 한 권 처럼 보인다. ‘요즘(이었던) 브랜드’라고 명명하면 조금 나아보일런가 생각했다.
고전과 트렌드 그 사이에 걸쳐서 중간의 역할도 제대로 못 잡은 애매한 위치에 이 한 권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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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하면 충분한 삶 - 일상을 불충분하게 만드는 요구와 욕구를 넘어
헤더 하브릴레스키 지음, 신혜연 옮김 / 샘터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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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있는 외국작가를 한 명 더 알게되었다. 다만 두번째 챕터는 문화적 거리가 멀어서 미국은 가본적도 없는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얘기였다. 두번째 챕터를 열심히 읽다가는 작가에 대한 나의 관심이 사그라들것 같아 통째로 스킵해버렸다. 그래서 이 책이 말하고자 했던 “충분한 삶”이 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이해가 안되었다. 하지만 이내 수긍했다. 그러면 어때, 이걸로 충분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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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거리에서 1
오쿠다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민음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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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분위기에 맞지않는 책 커버가 거슬린다. 여러명이 얘기하는 귀여운 일러스트가 왜 최종 출판본의로 결정된건지 의아하기만하다. 그에 반해 소설은 기묘하게 빠져들게끔 흥미롭기만 했다.
원서로는 한 권으로 끝난 분량을 일부러 여유있는 페이지 구성으로 해서 두 권이라는 포맷을 만든것도, 소설 내용이랑 1도 관련없을 듯한 분위기의 귀여운 커버를 뒤덮어서 독자들을 현혹시킨것도 한국 출판사의 농락이라고 밖에 볼 수없다.
오쿠다 히데오는 훌륭한 이야기꾼인데 상업적인 누군가로인해 왠지 훼손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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