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Book]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309동1201호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평점 :
판매중지
어떻게 된게 작가의 저서순서를 역행하여 읽게 된 책. 구태여 ˝역행˝이라고 언급해야 할 만큼 작가의 다음 저서인 ˝대리사회˝와 내용이 현저히 연결되어 있기에, 이 책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런지 호기심 어린 기대감으로 읽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많은 글쓰기와 그동안 그가 읽어온 많은 자료 때문인지 아니면 작가의 감성적인 성품 탓인지 챕터 하나 하나를 넘겨가면서 쌓이는 묵묵한 감정이 절실하게 다가왔다. 직접적으로 보이는 작가의 성격이 글에 그대로 묻어나와 마치 아는 사람의 얘기를 듣는 것처럼 마음이 편하게 때로는 답답하게 느껴졌다. 누구나 당연히 그럴것이다 라고 가정했던 막연한 정의가 날것 그대로 노출되어 부정되면 사람들은 혼란스럽다. 그 혼란이 자극적인 호기심의 대상이 되기도하고 막연한 분노의 목적지가 되기도 하며, 어쩔 수 없었다는 현실에 대한 또 하나의 소유물이 되어 대중의 언저리에 사뿐히 자리잡는다. 작은 파장같았던 저서의 내용들은 사회의 부조리를 대변하는 소스가 되어 TV에서는 다큐멘터리로, 블로그에서는 강연 후기로 재생산되며 그 나름의 역할성을 부여받고있는 듯 보였다. 그리고는 또 다시 잊혀지거나 반복되는 기삿거리로 전락해버리는 것처럼 보여져 개인적으로 매우 아쉬웠다.
대리기사로 전환해버린 (덕분에 독자들은 더 풍부한 간접경험을 하게 되었으나) 작가의 과거에는 어떤 결정에 대한 근거가 마련 되고 있었는지를 새삼 다시 확인하며 나는 앞으로의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졌다. 동시에 이렇게 까지 교단을 사랑했었고, 애정깊이 생각해왔던 자신의 환경에서 스스럼 없이 물러난 (혹은 반 강제적으로) 작가의 현실이 정말인지 안타깝게 느껴졌다. 사람은 결국 누구나가 이상으로 생각하는 원형으로만 살아갈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 조차 최소한의 생활이 보장되는 작은 여유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호사로 까지 변질 되어버린지 오래된 탓에, 누군가의 거침없는 경고와도 같은 이와 같은 자각은 정말인지 나에게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