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혼나는 느낌으로 읽었다.
잘못된 문장이라고 나열되어있는 페이지에서 내 눈을 의심했다.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평소에 내가 즐겨쓰던 습관적인 문장형태가 거의 대부분이 작가 기준에는 수정되어야 할 형태였다. 당혹스럽기도 하면서 동시에 신기하기도하고 신선했다. 교정사라는 다소 낯선 직업 상황도 재밌고 문장을 대하는 작가의 철학도 궁금했다.

작가는 독자가 지루할 것을 대비해 중간 중간 개인적인 에세이를 넣어 두었다. 나는 그 글이 몹시도 흥미로워서 오히려 문법적인 설명(?)단락을 뛰어 넘기면서 원하는 글만 읽었을 정도였다. 곰곰히 곱씹어서 이해하면 왜 작가가 제시하는 올바른 글쓰기가 어떤 이유에 근거하는지 알 수 있었다. 문장에서 본인의 의도는 분명하게 제시할 것. 간단 명료하게 구체화한 문장으로 표현할 것. 수식과 거추장스러운 중복된 표현법은 과할 뿐 문장을 전혀 풍성하게 채우지 못한다는 것이다.

버리고 비우면 필요한것만 남는다는데, 간단한 정의가 여기에서도 통용할 것이라 상상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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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
기시 마사히코 지음, 김경원 옮김 / 이마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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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견
1.왠지 저자 이름만보고 당연히 여성이라 생각했다.
2.미니멀리즘과 관련있을 법한 표지 탓에 내용도 그려려니 했다.
(심지어 난 목차까지 확인을 끝낸 후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생각했다)
3.그래도 일본은 좀 사정이 나을거라 기대했다. (이렇게 까지 개인이 단절된 사회는 더 없을것이라)

저자가 이미 서두에 풀어 헤쳐 고백했듯이 이 글이 무슨 감동을 주려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목적도 있지않기에 난 단지 책이 잡담에 그치려나 했다. (실은 그 보다 더 알 수없는 구조)
정의를 던지는 틈에서 벗어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본인의 안일함에 깜짝 놀라게 될지 모른다. 내가 그러했듯이. 인간이 학습이라는 멋들어진 명목으로 끊임없이 세뇌받는데 가끔 이런 글이 엉뚱하게 반기를 건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건지 도대체 명확히 알 수 없는 지루한 상황에 그것이 지루하다고 분명하게 말해주는 것처럼 작가는 상황을 철저하게 외면하지 않고 오지랖을 선사한다. 그게 친절인지 오만한 행동인지 구별할 기준이 될 이성조차 반응이 없다.

그 처럼 주절거리는 나는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조금이라도 덜 폭력적인 방법으로 타인과 대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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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309동1201호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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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된게 작가의 저서순서를 역행하여 읽게 된 책. 구태여 ˝역행˝이라고 언급해야 할 만큼 작가의 다음 저서인 ˝대리사회˝와 내용이 현저히 연결되어 있기에, 이 책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런지 호기심 어린 기대감으로 읽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많은 글쓰기와 그동안 그가 읽어온 많은 자료 때문인지 아니면 작가의 감성적인 성품 탓인지 챕터 하나 하나를 넘겨가면서 쌓이는 묵묵한 감정이 절실하게 다가왔다. 직접적으로 보이는 작가의 성격이 글에 그대로 묻어나와 마치 아는 사람의 얘기를 듣는 것처럼 마음이 편하게 때로는 답답하게 느껴졌다. 누구나 당연히 그럴것이다 라고 가정했던 막연한 정의가 날것 그대로 노출되어 부정되면 사람들은 혼란스럽다. 그 혼란이 자극적인 호기심의 대상이 되기도하고 막연한 분노의 목적지가 되기도 하며, 어쩔 수 없었다는 현실에 대한 또 하나의 소유물이 되어 대중의 언저리에 사뿐히 자리잡는다. 작은 파장같았던 저서의 내용들은 사회의 부조리를 대변하는 소스가 되어 TV에서는 다큐멘터리로, 블로그에서는 강연 후기로 재생산되며 그 나름의 역할성을 부여받고있는 듯 보였다. 그리고는 또 다시 잊혀지거나 반복되는 기삿거리로 전락해버리는 것처럼 보여져 개인적으로 매우 아쉬웠다.

대리기사로 전환해버린 (덕분에 독자들은 더 풍부한 간접경험을 하게 되었으나) 작가의 과거에는 어떤 결정에 대한 근거가 마련 되고 있었는지를 새삼 다시 확인하며 나는 앞으로의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졌다. 동시에 이렇게 까지 교단을 사랑했었고, 애정깊이 생각해왔던 자신의 환경에서 스스럼 없이 물러난 (혹은 반 강제적으로) 작가의 현실이 정말인지 안타깝게 느껴졌다. 사람은 결국 누구나가 이상으로 생각하는 원형으로만 살아갈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 조차 최소한의 생활이 보장되는 작은 여유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호사로 까지 변질 되어버린지 오래된 탓에, 누군가의 거침없는 경고와도 같은 이와 같은 자각은 정말인지 나에게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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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면역에 관하여
율라 비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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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쉽게 읽히는 글은 아니어서 여러번 나눠읽다보니 저자의 의미전달을 확실하게 전달받은 느낌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략적인 프레임안에서 무언가의 울림이 강하게 느껴지는 인상은 지울 수가 없다. 꼭 한번 다시 읽어봐야 정확한 의미파악에 조금이라도 다가갈 수 있겠으나, 면역이라는 조금도 흥미를 돋구지 않는 주제에 관해 이렇게 드라마를 섞어 설득력을 구현해 낼 수있다는 사실에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책판매를 위해 가져온 부제가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이름만 내밀면 저명한 분들께서 왜 추천을 마다하지 않았는지 자연스럽게 수긍이 간다. 다소 미국이라는 지역적 특징이 반영된 듯한 인상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글로벌한 국제화에 있어 그런 것 쯤은 그냥 넘어 갈 수있지 않겠어? 라는 약간의 불친절한 안내는 저자의 본능이라기 보다 다양성에 대한 무지에 따름인것 같다. 어쨌든 생각만큼 (내가 피부로 느끼기에) 아직 한국에서는 예방접종에 대한 거부가 그녀의 환경만큼 거세지는 않기에 그저 타국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현상이겠거니 하고 바라보게 된다. 오히려 감탄한것은 문장에서 드러나는 비유와 개인적 경험을 통해 전개하는 탁월한 글솜씨(?)였다. 백신의 이면에 도려한 사회구조의 관점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내부에 박혀있어 그것이 부정될것이라 추호의 가능성도 열지 않았던 나에게는 조금 충격적이기까지하는 과제를 던저주기도 했다. 면역에 관하였지만 적어도 면역에 관해서만 얘기하고 있는것 같지는 않은 훌륭한 글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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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대리사회 - 타인의 공간에서 통제되는 행동과 언어들
김민섭 지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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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흥미로운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셨구나˝하고 간단하게 넘기기에는 너무 가볍지않은 감상이 몰려와서 잠시 당혹스러운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것도 그럴것이 어느것 하나 걸리는것 없이, 저자가 바로옆에서 소근소근 (하지만 묵묵하게) 얘기하는 느낌이 들어서 주르륵 읽어내려간 이야기들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웠기 때문이다. 전혀 알지못했던 직업세계에 대한 흥미로운 르포도 그러했지만 그 이면에 투영되어 나타나는 사회의 본질에 대한 작가의 관점이 꽤나 흥미롭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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