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무코다 이발소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로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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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풀어낸 사소한 얘깃거리가 독자의 마음을 슬그머니 울린다. 그것도 그가 가장 잘하는 방법으로 살포시, 그리고 본인조차 눈치채지 못하게.

스크린 화면으로 비춰지는 사람들의 삶은 어찌나 극적인지 그게 누군가가 의도한 편집된 형태라는 것을 의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색하게 지지부진한 나의 일상을 한심하게 느껴지도록 부추긴다. 막장이니 말도안되는 전개라니 이러쿵저러쿵 말들은 많아도 요주해서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 그 자체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때문에 이 소설은 인스타그램 라이프를 삶의 기준으로 하는 요즘에 길들여지면 여간 텁텁하니, 마냥 입맛이 싱거운게 글의 전개가 밍숭맹숭하게까지 보인다. 근데 기억해보면 그게 우리네 삶이었고 원래 그렇게 살던 모습이 아니었나? 태어나 처음 바라본 거울 마냥, 본래 민낯 자체를 마주하자니 그 꼴이 우스꽝스러운 모양으로 변질되었다.

삶은 무료하다. 특별한 일이 있으면 심드렁한 날이 대부분이었다는 걸 잊게된다. 과소평가일지는 모르나 이 소설은 그렇게 극적이지 않다. 근데 나는 그런 작가의 지도(指導)가 맘에들어 어찌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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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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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시크 : 하다 : 이기적이어서 행복하다 - 이기적이어서 행복한 프랑스 소확행 인문학 관찰 에세이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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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는 있었겠지만 파리에 갔을때 나는 당혹한 경험을 많이했다. 뭔가 쌀쌀맞은 사람들의 태도, 내가 낸 의견에 대한 직접적인 반박(심지어 생에 처음 본 사람한테..) 광산 터널같은 지저분하다 못해 암울한 분위기로 가득하던 지하철 내부, 심지어 흩뿌리는 싸리비의 날씨까지도 합세해 그때의 기분은 바닥을 치고도 남았다.
작가의 글이 풀어내는 얘기들이 전부 내 경험에 대한 원인 찾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글을 읽는동안 어느정도 내 과거경험에 대한 불명확했던 의문점들이 조금은 해결되는 것처럼 보였다. 다만 한 국가가 지닌 문화의 어느부분도 장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편향된 관점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다.

낯설음 또한 또 다른 모양의 하나로 받아들이는 것. 프랑스가 전해준 사사로운 얘깃거리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방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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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모으지 않는 연습
나토리 호겐 지음, 이정환 옮김 / 세종서적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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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두번째 챕터 들어가기전에 이 책을 집어던질 타이밍부터 생각했다. 작가 본인의 편협한 인생을 바탕으로 독자들을 흑백논리의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으로 안내하는 불필요한 친절로 가득한 책. 문제는 본인도 이런 위선이 옳고 고르다 믿고 무자비하게 강요한다는 점. 그 세심한 배려심 고이접어 관속에 담아 간직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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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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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이 권위있다 손꼽히는 문학상에 기대하는 바는 무엇일까. 질문에 대한 고민의 순간이 무색하게 나의 결론은 빠르다. 나에게는 적어도 이 소설 한 권이 그에 대한 모든 답변이 되었다.

소년기의 기억과 그 가운데 일어난 사건, 그 사건이 현재시점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치는 구성은 간간히 어떤 특정한 소설을 연상하게 했으나, 절대적으로 다르다는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이 소설은 글자 하나 하나가 존재의 가치를 의식하며 단어가 되고, 또 그 단어들은 새로운 경계를 향한 겁도없는 돌진을 하며 한 문장을 구성한다. 문장들은 글자를 쫓기에 급급한 독자들의 눈동자를 단번에 매료시킬 문단이 되어 그들의 마음을 흡수하고, 작가가 구현한 기대의 공간속으로 시간을 현실화한다.(기억하지 못했던 과거 주인공 편지의 카피본의 존재가 모든걸 말한다) 영문에서 번역된 상태가 이러할 정도이면 원작의 존재는 감히 과연 상상이나 할 수 있을 정도일까.

이 소설을 한 번 읽고나서 갸웃거리는건 비정상적인 행동은 아닌듯 하다. (옮긴이의 글에서도 언급됨) 책을 덮어도 낱개로 흩어져 버린 퍼즐조각들이 좀처럼 모일 생각을 않는다. 작가가 내팽겨쳐 버리듯 불친절하게 던진 조각들이나 맞추려고 소설을 읽기 시작한 의도는 추호도 없다. 다만, 그 끝이 어디인지 거의 다 왔으니 조금만 더 가면 된다는 하행길 등산객들의 달콤한 입버릇처럼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영화감독들이라고해서 이런 유혹에 당연히 빠지지 않을 이유가 없지. 자매품으로 동명의 영화도 있다하니 살펴보시길. 영화의 실망은 피할 수 없는 부록이요, 소설의 원작을 숭배하기위한 위대한 업적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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