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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무코다 이발소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로드 / 2017년 1월
평점 :
판매중지
작가가 풀어낸 사소한 얘깃거리가 독자의 마음을 슬그머니 울린다. 그것도 그가 가장 잘하는 방법으로 살포시, 그리고 본인조차 눈치채지 못하게.
스크린 화면으로 비춰지는 사람들의 삶은 어찌나 극적인지 그게 누군가가 의도한 편집된 형태라는 것을 의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색하게 지지부진한 나의 일상을 한심하게 느껴지도록 부추긴다. 막장이니 말도안되는 전개라니 이러쿵저러쿵 말들은 많아도 요주해서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 그 자체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때문에 이 소설은 인스타그램 라이프를 삶의 기준으로 하는 요즘에 길들여지면 여간 텁텁하니, 마냥 입맛이 싱거운게 글의 전개가 밍숭맹숭하게까지 보인다. 근데 기억해보면 그게 우리네 삶이었고 원래 그렇게 살던 모습이 아니었나? 태어나 처음 바라본 거울 마냥, 본래 민낯 자체를 마주하자니 그 꼴이 우스꽝스러운 모양으로 변질되었다.
삶은 무료하다. 특별한 일이 있으면 심드렁한 날이 대부분이었다는 걸 잊게된다. 과소평가일지는 모르나 이 소설은 그렇게 극적이지 않다. 근데 나는 그런 작가의 지도(指導)가 맘에들어 어찌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