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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코다 이발소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로드 / 201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이미 읽은 소설인데 읽은 지 꽤 오래 지나기도 했고 스산한 날씨에 오쿠다 작가의 위트를 한 방 맞고 마음이 훈훈해 지고 싶어서 다시 읽었다. 책 한 권으로 히터를 만들 수 있다면 이 소설은 가장 효율적인 연료가 될 것이다.
각각의 에피소드가 한데 묶여 그저 그런 시골동네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픽션이기에 다소 극적이지만 그건 오쿠다 작가의 손맛으로 물컹물컹 절여져 있어서 씁쓸한 맛은 온데간데없는 어른의 맛으로 완성되었다. 철부지 없는 아들과 라떼를 강조하는 아버지. 세대 차이는 다른 시간과 시점이 쌓인 공간이 같이 맞닿아서 발생하는 좀 이상한 타임머신이다. 사람들은 그 간격을 조금이라도 좁히고자 애써 불꽃이 튄다. 때로는 그게 불쾌하기도 하고 영 불편하기도 한데, 조금 뒷걸음쳐서 보면 그건 그 나름대로 의미 있는 과정이었다는걸 뒤늦게 알게 된다. 이런 면에서 소설은 꽤 매력적인 오락이다. 실제 같지 않은데 현실을 그려낸 모습을 객관적인 모양을 매우 주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생각에 부합되는 작가는 이처럼 훌륭한 소설을 독자에게 선보였고 나는 그에 상응하듯 온화한 마음으로 책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