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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이 도망간다
이토야마 아키코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제목이 소설의 모든 것을 다했다. 진짜 바보 두 명이 도망가는 이야기. 책을 읽는 내내 적어지는 책장을 보면서 불안했다. 소설은 이미 중반부를 넘어 후반으로 넘어가고 있는데 좀체 뭔가 시작될 기미도 안 보였고 뱅글뱅글 돌기만 하는 서사가 좀체 수긍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뭔가 대단한 한 방을 원했던 건 아닌데 자극적인 입맛에 길들어진 독자가 보기엔 뭔가 미묘하게 결말로 가는 과정이 아쉽기만 했다. 큐슈의 낯선 지명들이 (심지어 본토인들에게도 그러할 듯한) 각주로 정리되어야 할 정도로 어려웠다. 동시에 큐슈도 이렇게 큰 섬이었구나 하면서도 자꾸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로만 달리는 여정에 멀미가 날 정도로 분산된 언어와 주인공들의 정신상태들이 어지러웠다. (다만 그들은 극 중에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것이긴 합니다만) 자유의지로 자유를 찾아 나서는 아주 간결한 등장인물들이 바보같이 하는 행동. 다소 거울을 맞댄 자신 스스로를 바라보는 느낌이 문득 들어서 더 거부감이 드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