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중 누군가가 이 세상을 등졌을 때, 남은 가족들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그들의 삶이 달라지는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 치아키는 아주 어린 나이.. 6살에 아빠를 잃게 된다. 아빠의 죽음은 엄마에게나 치아키에게나 엄청난 고통이었을 것이다. 깊은 잠에 들었던 엄마가 깨어난 후 했던 일은 전철을 타고 이곳 저곳을 다니는 일이었다. 그러던 중 만난 포플러장... 포플러장을 보는 순간 그들은 그곳에 살려고 작정하고 그 집에 들게 된다. 그 집에 살고 있던 다른 사람들... 특히 주인할머니와의 교감은 어린 치아키에게 삶에 대한 의미를 가져다주게 된다. 자칭 천국의 우편배달부라고 하는 할머니.. 할머니에게 아빠에게 전달할 편지를 매일 주는 치아키... 그 과정 속에서 치아키는 아빠에 대한 것들을 이해하게 되었던 것 같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엄마도 아빠에게 편지를 쓰게 된다. 이 책 속에 보면 가족을 잃은 아이의 마음이 잘 표현되어 있다. 할머니와의 대화를 엿보고 있노라면 아이의 순수함이 절로 느껴진다. 치아키가 어른이 되어 간호사가 되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이 원활하지 못할 때, 할머니의 부음을 듣게 된다. 할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한 치아키... 그 곳에서 치아키는 포플러장에 살았던 사람들 외에 무수한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할머니가 천국의 우편배달부라는 말을 치아키에게만 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할머니에게 편지를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삶에 대한 의지를 가지게 되고, 또 죽은 사람에 대한 마음을 잘 정리할 수 있었음을 이구동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마지막에 읽게 된 엄마의 편지... 엄마는 아빠에게 보낸 편지를 읽은 치아키의 마음은 더 이상 삶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이 아니었다. 아빠와 닮았다는 그 이야기.. 그 이야기는 정말 많은 것을 내포하는 듯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랑이 잘 되지 않고, 수면제를 조금씩 모아온 치아키... 그녀에게 할머니의 장례식은 그녀가 살아야 할 충분한 이유를 말해주었던 것이다. 청소년들을 위한 문학으로 나왔지만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