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우스는 4학년입니다. 울 딸이 3학년이라 내 아이와 같은 또래네요. 한없이 어리게만 보이는 아이들에게 과연 죽음이라는 것을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 자체가 왠지 두렵습니다. 율리우스의 엄마가 처음에 보였던 행동은 극히 정상적인 부모님의 모습이기도 하구요. 저 역시 내 아이의 반 선생님이 죽음을 앞두고, 교실에 와서 수업을 한다면 율리우스의 엄마처럼 행동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요즘 저희집에는 시아버님이 암투병중이십니다. 곧 우리 아이도 그러한 과정을 겪게 되겠지요. 책을 보면서 클라라선생님과 아이들의 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죽음이라는 소재를 알게 되고, 그 죽음에 대하여 아이들이 대처하는 행동들은 너무나 대견스럽네요. "선생님은 죽는다." "하지만 ......... 오늘은 아니야." 말로는 의연하지만 그래도 마음은 그러지 않았답니다. 율리우스를 비롯한 반 아이들은 선생님이 읽어주는 책의 분량이 줄어들수록 뭔지 모를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하고... 그러면서 점점 죽음이라는 단어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과연 아이들이 클라라 선생님을 위해 준비한 선물은 무엇일까요? 죽음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밝고, 긍정적으로 접근한 이 책의 이야기가 슬프면서도 가슴이 따뜻해지네요. 마지막 가는 선생님을 위해 관을 예쁘게 꾸미는 아이들의 모습... 아이들의 선물을 받고, 행복한 삶을 마감한 클라라 선생님... 마지막 부분에서는 눈물이 나오더군요. 언젠가는 누구나 겪게 될 죽음... 투병으로 힘들었을 선생님이지만... 그래도 끝까지 아이들을 위해 배려하신 선생님.. 그런 선생님을 위해 아이들이 마련한 선물... 관 이라는 것이 끔찍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정성껏 만든 것은 사랑 그 자체였던 것 같습니다. 내 아이가 이 책을 보면서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무섭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 사랑과 함께 죽음을 받아들이면 두렵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