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미라클 - 평범하게 살고 있던 내게 어느 날 갑자기 믿을 수 없는 능력이 생겼다
김찬혁 / 심플릿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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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여느 남자아이들이 그랬듯 나도 특별한 능력을 지닌 영웅이 사람들을 위해, 악인들과 맞서 싸우는 모습을 동경했다. 남에겐 없는 특별한 능력과 '선', '정의'와 같은 자신의 신념을 위해 생판 처음 보는 이들을 위해 몸을 던져 상처를 입더라도 싸우고, 이겨내는 모습이 무척이나 멋있었다.

현실처럼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하고 둘 모두를 갖추기도 한 여러 이야기를 읽으며 절대적인 선과 악에 대한 생각은 흐려졌지만, 여전히 남을 도울 수 있는 능력과 신념과 의지를 세워나가는 모습에 대한 선망은 여전히 남아있을 정도로 어릴 적의 재미있었을 뿐인 기억은 가치관에 깊은 영향을 새겨놓았다.

이번 소설 '미라클'은 유치하다거나 그런 꿈을 꿀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미뤄놓았던 순수한 바램, 이상을 다시금 떠올리게 해주는 현대 판타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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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들이 가진 고유한 능력은 누구에게나 있는데

그 능력의 가치는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고 해도 바꿔선 안되는 것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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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영도'는 우연한 계기로 자신의 재능을 따라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되고, 자신만이 가진 능력으로 싸워나가는 과정에서 동료를 얻어 혼자서는 이겨낼 수 없는 벽도 거뜬히 넘는다. 이상을 위해 싸우는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이 위험에 처함으로써 단순히 자신의 이상을 좇는 일에도 책임이 따른다는 것도 깨닫게 되고,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악착같이 버티고 고민하며 자신의 길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별다른 것 없이 닥치는 일처럼 느껴졌다. 


'꿈'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은 아마 어린 시절부터 경쟁과 현실의 높은 벽에 부딪히며 허무맹랑하다고 여겨지는 꿈을 이미 버렸거나, 아직 간직하고 있더라도 책장 구석의 앨범처럼 다시 열어보지 않을 기억 저편에 박아놓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삶에 활력을, 행복감을, 마르지 않는 성취감을 주는 것이 그 꿈이다. 정의로운 사람,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 싸움 없이 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이상은 매일 일하며 돈 버는 삶 앞에선 너무도 허무맹랑하고 유치한 이야기지만 매일 즐겁고 행복한 나날을 이어갈 수 있었던 원천이었지 않을까.

소설 [미라클]은 그런 현실에서 잊히기 쉬운 이상이 담긴, 소중한 걸 떠올릴 수 있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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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누를 타고 파라다이스에 갈 때
이묵돌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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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그의 작품들이 '이게 글이고, 이런게 소설이며, 이게 이야기구나' 싶은 감상을 주었다면 지금의 이묵돌이 쓴 소설의 감상에는 '이런 사람이 글을 쓰는구나'다. 그의 [시간과 장의사] 중에서 '더 많은 슬픔을 느끼게 된 사람은 글을 쓰게 된다' 는 글귀처럼 이전의 책들은 슬픔을 더욱 깊고, 시퍼렇게. 아주 깊고 어두운 파란 빛의 책이었다면 [카누를 타고 파라다이스에 갈때]는 푸른 바다에 뭍이 생기고 나무도 자라며 슬픔이 아닌 다른 감정들도 생생하게 느껴지는, 그야말로 다채로워 더 보고 즐기기 좋은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전에는 멀쩡한 사람도 일시적 우울증에 빠질 것 같은 글을 읽으며 내게 이 이상의 소설은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었는데 내가 '시간과 장의사'를 읽고 핸드폰 메모장에 끄적이던 시절에서 이젠 서평으로 쌀을 사먹게 됐듯 그의 글솜씨도, 소재도 더욱 풍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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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라는 것은 어른이 되어야 할 필요를, 제각기 절실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흐르는 시간이나 나잇살만으로는 어른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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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설은 이묵돌 작가가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 처럼 그의 첫 SF 소설이다. 늘 그의 소설들이 보여주듯이 이번 소설은 사이언스 픽션(Science Fiction)의 틀에서 특유의 상상력을 펼쳐놓고 그 위에서 '삶'에 대한 토론장을 연다. 항상 트렌드를 잘 꼬집어내는 능력이 돋보이는 만큼 이번 SF소설은 인공지능으로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어가는 세상, 기계보다 더 완벽함을 통해 삶을 이어가는 사람, 지구와 연결된 엘레베이터를 제외한다면 고립된 달에서 채광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 등 우리의 단편적인 상상에 불과했던 이야기들을 다른 시간선과 세계선에 있는 우주를 엿보고 온듯 생생히 그려낸다.

그 세계에서 인간의 삶에 대한 이야기와,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SF가 현실이 되지 않은 지금에도 얼마든지 유효하고, 혹은 필요한 생각을 품게 한다. 


유튜브 '남과 바다' 채널에서 이묵돌 작가의 40분짜리 팟캐스트 중 '가장 많이 팔린 책이 '역마'와 '시간과 장의사' 두 권이지만 가장 좋은 책은 늘 최근 낸 책이다, 늘 성장하고 있으니까' 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번 [카누를 타고 파라다이스에 갈 때]에서 가장 잘 보여준 것 같다.

앞으로도 열심히 일해서 이 작가가 먹고싶은거 먹고, 가고싶은데 가며 계속 글을 찍어내게 만들고 싶은 애정하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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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사전 : 문장을 찾는 사람들 (역사·인물 편) - 삶과 세상을 통찰하는 문장과 명언
이용태 지음 / 책바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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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 혹은 '격언'이나 '잠언'은 한 번씩 머리에 박힌다. 어디서 한 번쯤 들어본 유명한 사람들이 남긴 말은 지금의 우리보다 더 멀리 나아가고, 더 높이 올라간 사람이 하는 말이기에 아직 나아가고 있는 우리의 상황을 꿰뚫어 보는 말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그런 말은 고작 몇 단어가 이어진 줄글임에도, 이루어 말하지 못하는 용기를 주고 삶을 살아가며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 된다. 이번에 리뷰할 책 [문장을 찾는 사람들]은 그 제목처럼 어딘가 의지하고 싶거나, 용기를 얻고 싶거나. 혹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지금 상황에 실마리를 찾고자 문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원하는 바를 반드시 쥐여줄 것이다. 


"현대 사회의 위기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데 있다. 생각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함과 무감각을 낳는다."

- 한나 아렌트 


기원전 1700년 수메르의 점토판에서 '요즘 젊은것들은 버릇이 없다'는 말이 발견됐다는 이슈가 있었다. 당시 그 이슈에 대한 반응은 '옛날이나 요즘이나 똑같네'하며 '그 버릇없는 젊은것들이 자라서 다시 젊은이들을 버릇없다고 한다'는 등 재미있는 반응들이 있었다. 나는 한편으론 그걸 보며 문명은 발전하지만, 인간들은 바뀌지 않고 똑같은 문제를 만들고, 비슷한 역사를 반복한다. 그런 점에서 과거의 현명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부하는 건 그들이 겪고 고통받았던 문제들을 피할 수 있거나 훨씬 쉽게 극복할 수 있다. 한 세기 전의 한나 아렌트가 남긴 문장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도 격하게 공감할 수 있는 것을 보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인간은 자신의 이야기를 찾고, 그 이야기를 완성하려는 존재다."

- 조지프 캠벨 


역경뿐만 아니라 삶의 의미, 행복을 찾는 데에서도 같다. 사람은 언제나 행복을 좇았다. 지금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도 행복을 위한 행동이다. 단지 미래의 큰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냐, 혹은 당장의 행복을 중요시하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렇기에 과거 현명한 이들, 치열하게 삶을 살았던 이들이 행복을 위해 일평생을 노력하고 깨달은 바에 대한 이야기들은 우리가 어떤 행복을 추구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갈피를 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 


"나는 한 번도 일한 적이 없다.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순수한 열정이다. 열정은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끝없는 동력이다."

- 토머스 에디슨 


"쾌락을 추구하되, 그로 인해 당신의 영혼이 노예가 되지 않도록 하라. 자유는 쾌락을 지배하는 힘에서 시작된다."

- 프리드리히 니체 


"신이 없다는 것은 인간이 스스로 삶의 의미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 알베르 카뮈 


"가장 큰 위험은 아무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것이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안전함만을 추구하면, 결국 뒤처질 수밖에 없다."

- 마크 저커버그 


자신의 힘으로 이겨내기 힘든 벽을, 문제조차 정확히 파악하기 힘든 혼란을 겪고 있다면 다른 이들의 삶이 담긴 이야기가 그 무엇보다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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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핑계는 천문학이야 - 일상의 모든 이유가 우주로 통하는 천문대장의 별별 기록
조승현 지음 / 애플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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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을 바라보며 사는, 천문대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천문대장의 삶이 담긴 책이다. 천문대의 대장이라고는 하지만 아리송하고 감도 오지 않는 이야기는 아니고 단지 아이들에게 별을 보여주고, 평범하게 생계와 별에 대한 꿈 사이에서 저울질하며 부단히 삶을 빛내는 그런 삶이 담겨 있다.

  이야기는 정말 일상적인 이야기들인데 왠지 멍하니 이야기에 빨려드는 매력이 있었다. 무척이나 평범한 이야기들과, 조금은 특별한 경험. 그리고 여러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고민거리에 대한 이야기들에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항상 주변에 존재하는 것임에도 바라보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쳐다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매력이.

  사람과 사람이 다가가는 일은 우주와 우주가 닿는 것으로 비유한 이야기나, 개기일식과 같은 그저 '현상'을 보기 위해 통장을 털어 비행기를 타고 낭만을 찾는 일, 원만한 가족관계를 위해 독립하는 일을 태양의 골디락스 존에 비유한 일처럼 한편으론 '지금 직업을 정말 사랑하는구나' 싶은 생각에 웃음이 새어 나오는 일상 이야기들은 여타 에세이에선 맛보지 못한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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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명의 근원이자 에너지의 본질인 태양이라고 하더라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나는 가족에게도 그런 거리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부대껴 사는 게 가족이라지만, 적당히 머리가 커서 협력에 한계가 온 가족이라면 조금 떨어져 있어야 한다. 적당한 온기가 주변을 감싸고, 무심하게 쏟아낸 날카로운 말도 무디게 전달될 정도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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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문학자'인 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천문학자인 '조승현'의 삶은 이런 일상적인 이야기들에, 마치 직업병처럼 우주적인 비유가, 때론 우주적인 핑계들이 붙어 재치와 삶에 대한 통찰을 함께 전한다. 그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는 타인의 삶을 엿보듯 자극적이고 헤어날 수 없는 흥미를 주지만, 그 속에 담긴 그의 생각들은 결코 그게 단순한 유희, 재미에서 멈추지 않도록 이끈다. 


  나는 권태감을 느낄 때 프로그램 '극한 직업'과 같은 여러 사람들의 다큐멘터리를 보며 여러 모습의 삶들에서 자극을 얻곤 하는데 이 책은 그러한 자극, 새로운 시각과 활기에 있어서 더없이 좋은 매력을 품고 있다. 이런 재치와 활기가 있어야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어린이들 속에 늘 어울려있기에 이런 매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일진 모르겠지만, 글을 통해 전해지는 그 매력은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유쾌한 활력을 전해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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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롬멜은 전차 앞에 있다 - 도깨비 사단장, 사막의 여우
박기련 / 작가와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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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멜. 그는 무척이나 뛰어난 지휘 기술과 통찰력, 업적에 비해 역사 너머로 묻힌 사람이다. 그는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모두에 참전하고 특히 2차 세계대전에서 당시 손에 꼽을 정도로 유명한 장군이 되었지만, 나중엔 패전국이나 전범국, 반인륜적인 일들로 낙인찍힌 나치의 아래에 있었으며 히틀러의 경호대장직까지 맡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한 번씩은 그런 의문이 든다. 저렇게 잔인하고, 광기에 젖어 있었던 나치가 어떻게 전 유럽을 집어삼키다시피 했을까. 어째서 그를 상대하는 연합국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일까? 그 호기심을 풀 실마리는 '롬멜' 한 사람의 이야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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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멜은 용장이었다. 전장을 잘 읽고 신속한 결정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대한 전투 현장과 직접 접촉하는 역동적이며 지적인 용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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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전쟁 기록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롬멜은 전쟁에서도,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도 굳세면서도 공격적이고, 거침없는 인물이었다.

전장에서 롬멜은 마치 먹잇감이 대비를 하기도 전에 쇄도하는 포식자처럼 기동성을 극한으로 살려 적군이 지원은커녕 방어 태세를 제대로 갖추기도 전에 들이닥쳐 부숴버리는 것이 그의 대표적인 전술이다.

또 다른 놀라운 점은 그의 군대에 대한 아득한 이해와 대담함인데, 빠른 지휘 체계를 위해 항상 후방에서 탁상공론하는 지휘가 아니라 최전방의 전차보다도 앞에서 전황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지휘를 내리는 부분이다. 그는 비범하다는 말이 어울릴만한 장군이었다. 책에 기록된 그의 전쟁 일기들의 흐름을 따라가면 적국에 비해 압도적인 이 효율성 앞에서 얼마나 많은 군대가 버텨내지 못하고 무너졌는지 생생하게 느끼며 최종결정권자가 생생한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말이 어쩌다 나오게 된 것인지 비로소 느껴졌다. 


개인으로써의 롬멜도 범상치 않았다. 그의 마지막은 반히틀러파에서 히틀러 암살 작전의 참여 제의를 받기도 하고 동시에 히틀러에 의해 독살당했을 정도로 나치에 대해 부정적인데, 그 성향이 더 높은 지위에 오를수록 반감이 강해졌단 이야기에서 반인륜에 치를 떨게 만드는 나치에서 계속 몸을 담고 장군으로서 전쟁에 앞장서는 그의 삶이 어땠을지 전쟁 이외에 인간적으로도 더 탐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또한 아이히만처럼 평범한 악인이었던 걸까, 혹은 악인이 되어간다는 것을 느끼고도, 돈과 삶, 가족과 같은 가치에 의해 합리화를 한 개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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