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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핑계는 천문학이야 - 일상의 모든 이유가 우주로 통하는 천문대장의 별별 기록
조승현 지음 / 애플북스 / 2025년 1월
평점 :

별을 바라보며 사는, 천문대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천문대장의 삶이 담긴 책이다. 천문대의 대장이라고는 하지만 아리송하고 감도 오지 않는 이야기는 아니고 단지 아이들에게 별을 보여주고, 평범하게 생계와 별에 대한 꿈 사이에서 저울질하며 부단히 삶을 빛내는 그런 삶이 담겨 있다.
이야기는 정말 일상적인 이야기들인데 왠지 멍하니 이야기에 빨려드는 매력이 있었다. 무척이나 평범한 이야기들과, 조금은 특별한 경험. 그리고 여러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고민거리에 대한 이야기들에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항상 주변에 존재하는 것임에도 바라보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쳐다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매력이.
사람과 사람이 다가가는 일은 우주와 우주가 닿는 것으로 비유한 이야기나, 개기일식과 같은 그저 '현상'을 보기 위해 통장을 털어 비행기를 타고 낭만을 찾는 일, 원만한 가족관계를 위해 독립하는 일을 태양의 골디락스 존에 비유한 일처럼 한편으론 '지금 직업을 정말 사랑하는구나' 싶은 생각에 웃음이 새어 나오는 일상 이야기들은 여타 에세이에선 맛보지 못한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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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명의 근원이자 에너지의 본질인 태양이라고 하더라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나는 가족에게도 그런 거리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부대껴 사는 게 가족이라지만, 적당히 머리가 커서 협력에 한계가 온 가족이라면 조금 떨어져 있어야 한다. 적당한 온기가 주변을 감싸고, 무심하게 쏟아낸 날카로운 말도 무디게 전달될 정도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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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인 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천문학자인 '조승현'의 삶은 이런 일상적인 이야기들에, 마치 직업병처럼 우주적인 비유가, 때론 우주적인 핑계들이 붙어 재치와 삶에 대한 통찰을 함께 전한다. 그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는 타인의 삶을 엿보듯 자극적이고 헤어날 수 없는 흥미를 주지만, 그 속에 담긴 그의 생각들은 결코 그게 단순한 유희, 재미에서 멈추지 않도록 이끈다.
나는 권태감을 느낄 때 프로그램 '극한 직업'과 같은 여러 사람들의 다큐멘터리를 보며 여러 모습의 삶들에서 자극을 얻곤 하는데 이 책은 그러한 자극, 새로운 시각과 활기에 있어서 더없이 좋은 매력을 품고 있다. 이런 재치와 활기가 있어야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어린이들 속에 늘 어울려있기에 이런 매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일진 모르겠지만, 글을 통해 전해지는 그 매력은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유쾌한 활력을 전해줄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