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도 몰랐던 독일 사람과 독일 이야기
이지은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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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es in Ordnung(모든 것이 아주 좋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독일어 문구입니다. 특히 전형적인 독일 사람의 특징을 읽을 때 이 문장이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독일어를 전공하실 분이나 독일 유학을 고려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적극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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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난이 온다 - 뒤에 남겨진 / 우리들을 위한 / 철학 수업
김만권 지음 / 혜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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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제목의 '새로운 가난'이 뜻하는 것은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일 거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접하기 전에 귀동냥으로 '밀레니얼 - 인류 최초로 부모 세대보다도 가난한 자녀 세대가 도래했다'는 말을 들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포괄적이고 미래적이었으며 철학적이고 절망적이었다. 읽는 내내 '난 왜 미처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와 '이거야말로 진정한 지구종말, 인류멸망 아니야?'같은 깨달음과 고뇌로 울적했다. 물론 저자는 그런 지구종말론적인 관점에서 이 책을 저술한 게 절대 아니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정신 바짝 차리고 생각의 대전환을 이루어야 한다고, 그러면 극복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내비추고 있다.



 일단 책의 초반에는 제 4차 산업 혁명의 주역인 AI와 로봇을 언급하며 인간들이 그것들의 필요성과 효율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음과 동시에 위협 또한 느끼고 있다는 것을 반복해서 언급하고 있다. 그러면서 불쑥 묻는다. 도대체 우리는 왜 AI와 로봇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인가? 물론 저자는 이미 그 답을 알고 있다. 왜냐면 그것들이 인간들의 일자리를, 생계 수단을 빼앗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서 더 나아가 유명한 SF영화 <아이, 로봇>의 AI와 로봇들처럼 인간들을 지배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편의를 위해 만들어낸 인간보다 뛰어난 존재들의 반란으로 지배자에서 피지배자로 전락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거야말로 전형적인 지배-피지배에 만성이된 인간들의 '사서 걱정'일 뿐이다. AI와 로봇은 인간의 필요에 의해 인간을 위해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점점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점점 인간친화적인 모양새를 갖춰가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만약 언젠가 AI와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날이 온다면, 그것을 만들어낸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길 원했'기 때문이다. 0과 1로만 정의하고 판단하는 AI와 로봇이 정히 걱정된다면, 그것을 만들어낸 인간이 '인간과 함께 더불어 살길 원하'면 될 일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사실 정말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존재(인간=고용주=자본가=권력가)는 따로 있다고 말하며 왜 우리는 우리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낸 존재들을 두려워하고 증오하는가에 대해 길고도 무거운 이야기를 써놓았다. 읽는 내내 정말 많은 생각의 전환점을 만났는데, 그 첫번째가 바로 인간과 기계의 관계성이었다. 프로그래밍된 참과 거짓이 상충하면 어느 정도 회로를 돌려보다 포기해버리는, 쉽게 말해 FM같은 기계보다 참과 거짓이 상충하면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협을 선택하는 인간이 더 무서운 건데. 결코 프로그래밍을 벗어날 수 없는 기계가 인간에게 해가 되는 무언가를 한다면 그것은 기계회로의 문제가 아니라 그 회로를 만든 인간의 회로가 문제인 것을.

 그런 식으로 중반부터는 그럴 듯한 주장 뒤에 숨겨진 무서운 인간들과 논리들에 대해 설명하며 제목에 언급한 '새로운 가난'이 의미하는 바를 알려주고 있다. 사실 한 번 읽는 것으로는 다 이해가 되지 않아서 조금 쉬었다가 다시 읽어봐야 더 희망적인 리뷰도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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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난이 온다 - 뒤에 남겨진 / 우리들을 위한 / 철학 수업
김만권 지음 / 혜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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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도 물질적으로 풍족한 세상인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도 가난하고 힘든 세상인 이유를 알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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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의 이로움 - 일어나자, 출근하자, 웃으면서
조훈희 지음 / 프롬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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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 1. 먹고 살기 위하여 하는 일

           2. 겨우 밥이나 먹고 살 수 있을 만큼 돈을 버는 일



 사람이든 동물이든 태어나자마자 죽고 싶은 게 아니라면 자기 밥벌이는 스스로 해내야 한다. 먹어야 사는 건 야생의 동물이나 사회의 동물이나 동일하지만, 야생의 동물들도 밥벌이에 이만큼의 스트레스를 받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사회적 동물인 사람은 '먹고 살기 위하여 하는 일'에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스스로를 또는 상대방을 마음 속에서 수십, 수백 번 죽였다 살렸다 반복하며 버텨가고 있다.


 어떤 직종에 얼마나 오래 종사하였는 지와 무관하게 열이면 열, 백이면 백, 밥벌이를 하는 모든 사람은 정도와 종류의 차이만 있을 뿐 스트레스로 골골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회사, 어느 부서에든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이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잠깐, 또라이에도 종류가 있다는 건 알고 있는가? 이 책을 통해 '민폐형 또라이'와 '총알받이형 또라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저자가 참... 또라이같은데 그 여파가 부정적인게 아니라 긍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민폐형 또라이 = "어떻게 저런 사람이 아직도 회사에 다니고 있는 거지?"

 총알받이형 또라이 = "어떻게 저런 분이 아직도 이런 회사에 다니고 계신 거지?"




 처음 1장을 읽을 때만 해도 '이게 바로 매일 까임을 당하면서도 태평한 얼굴로 상사의 갈굼을 버티면서도 딱히 일에 열정은 없어 보이는 월급루팡의 사고방식인가'싶어 조금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구구절절 변명조에 피해망상적인, 나 자신도 여러 번 지인들에게 한 때 내가 몸 담았던 회사와 회사 사람들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을 때의 논리를 책 하나 가득 적어놨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런 찌질함에 공감하게 되는 내 자신의 찌질함에 기분이 과히 좋지 않았다.


 그런데 왠걸. 2장을 읽으면서 충격을 받았다. 특히 2장에 있는 '퇴근과 휴가에 꼬리표를 붙이면 안되는 이유'를 읽으며 "와, 이 사람 진짜 또라이 아냐?"하고 감탄했다. 같은 상황을 겪었을 때 나는 속으로만 삼키던 말("부장님은 휴가 왜 쓰셨어요? 누구랑 가세요? 어디로 가세요? & "부장님은 월급 많이 받으셨어요? 어디에 쓰세요? 저보다 많이 버시는 데도 모자라세요?")들을 한 번도 아니고 '여러 차례 실험'을 해보다니!


 거기다 '누군가 나를 욕할 때의 대처법'도 기가 막힌다. 1. '내가 이 구역의 미친개'를 시전하거나 2. '누구보다 빠르게 성과를 내서 진급'하지 못할 거라면, '저 분은 나한테 관심이 있어서 저러나 봐'라고 생각하면서 다이어리에 하트(!)를 그려보란다. 어머나 세상에.


 또 한 자리에서 오래 장사하는 밥집을 통해 알아보는 한 회사 오래 다니는 법도 어이가 없으면서도 납득이 참 잘 된다. 돌려까기의 해학이 담긴 세 가지 비법과 그 예시가 마음에 쏙 들었다.


 지금 바로 눈을 들어 사무실 저편 파티션 아래에 숨어 지내는 장기근속자들을 보아라. 

특별한 능력 없이 당신한테 욕쟁이 할머니처럼 욕만 하는데 당신보다 오래 다니고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밥맛도 없다.


 3장은 각종 영화와 소설을 패러디한 건데, 참... 병맛이네 싶었던 첫줄의 감상은 줄글을 읽어내려갈수록 "이야 이 사람 아이디어가 기가 막히네!"로 바뀌었다. 그리고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저자의 '총알받이형' 기질이 더 잘 드러났다. 내가 읽는 내내 감탄했던 수많은 또라이짓들의 이면에는 "내가 이번에 총대를 매고 남들은 나같은 경험 하지 않게 하자!"하는 살신성인의 정신보다는 "어라? 사장님은/부장님은 이러저러하게 하면 아랫사람이 부당하다고 느낄 거라는 걸 모르시는 건가?"하는 실험 정신이 깃들어 있었다. 말하자면, 사회생활 초중반의 저자는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는 사람이었던 거다. 그리고 이 때 저자의 특별함이 드러났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그 의도가 무엇이었든 간에 경력만큼 많은 경험을 하고 나면 '초심'을 잃고 '기성세대(높은 확률로 꼰대와 동의어)'가 되기 마련이지만 저자는 내가 존경해마지않는 유형인 열린 어른이 되었다.


 1. 신입 시절 같은 사무실에 있는 사수에게 전화로 보고를 올렸다가 대차게 까인 뒤로 직장 내에서는 대면 보고가 진리라고 철썩같이 믿으며 실행해왔지만, 비대면을 선호하는 요즘 신입들에게 그 때의 상사처럼 대면 보고를 강요하지 않고 대세에 맞춰 비대면 보고 또한 수용한다. 


 2. 문과 벽을 뚫고 나오는 이사님의 고함 소리에 사무실 분위기가 얼어붙었을 때, 저 문을 열고 제자리로 돌아온 부장님(저자)이 짧은 도화선에 불 붙은 폭탄처럼 누군가에게 혹은 부서원 모두에게 화를 쏟아낼까 두려워하는 부서원들에게 "난 괜찮으니 편하게 일해요"라며 웃는 낯을 해보이기도 한다. 당연히 그 속까지 잔잔한 건 아니지만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화'는 '행복'보다 다른 사람에게 전이되는 속도가 빠르다. 

그래서 내가 중간에 화를 끊어주지 않으면 우리 팀원 모두가 불행해진다.


3. 부서 회의에서 부서원 한명에게 일을 맡겼을 때 그가 "저 이 업무 안 해봤는데요? 그리고 제가 이 업무 담당자도 아니잖아요."라고 대꾸한 적이 있었다. 저자가 아직 따라가는 입장이었을 때, 동급의 직원이 그렇게 선수치는 바람에 울며 겨자먹기로 제 몫으로 돌아온 일들을 여러 번 했던 지라 그 말은 저자의 도화선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내지른 화를 후회하며 다시 회의를 소집해 그 일이 가진 의미와 그 일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설명하고 자신이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겠다고 하며 부서원들에게 업무를 구체적으로 배분한 뒤 휴가까지 보장했다. 


 요컨대 자신이 겪었던 부당함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위아래로 눈치를 살피는 상사라는 고래와 부하라는 고래 사이의 새우같은 가련함이 엿보이기도 하지만, '설사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부당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되풀이 하지 않는 것'을 택한 저자가 너무나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1장을 읽었을 때의 예상과는 너무도 다르게 느낀 바도 얻은 바도 많은 독서였다. 지금은 잠시 쉬고 있지만 언젠가 다시 밥벌이를 시작하고 염증을 느끼게 되면 다시 꺼내서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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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의 이로움 - 일어나자, 출근하자, 웃으면서
조훈희 지음 / 프롬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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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퍼서 피식거리며 기발함에 놀라며 즐겁게 읽었습니다. 사표보다도 위로가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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