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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7.1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1. 올 2월. 성공적으로 외국 바이어와의 미팅을 마치고 그들의 귀국 비행까지 남은 시간을 떼우기 위해 광주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절에 갔었다. 절 앞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서 말띠가 올해부터 3년동안 삼재라는 말을 들었다. 그 즈음 정말로 진지하고 서서히 확고하게 퇴사의 의지를 키워나가고 있던 때라 "아, 그래서 삼재라는 건가... 내 취준생활... 어쩔..." 이라고 고민을 했다. 그리고 4월에 첫 직장을 그만 두고... 돌아보니 정말 다사다난 했던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서 작년의 다사다난함에 무던해진 것 뿐 작년도, 재작년도 그렇게 평온하지는 않았다. 고작 스무여섯 해 살아놓고 이런 말 하는 것도 참 민망하지만. 살아보니 그렇다. 지나고 나면 다 그래도 아름답고 그래도 의미있었다고 적당히 희미하고 적당히 아련하게 기억하게 된다. 그러니 올해는 그렇게 유난스러운 해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래도 참 나답게 온 힘을 다해서 참 잘 살아왔다.
#2. 개인적으로도 다사다난 했고, 사회적으로도 다사다난 했으며 전세계적으로도 다사다난 했던 2016년이 며칠 남지 않았다. 내일이 없을 것 같은 혼란 속에서도 사람들은 씩씩하게 하루하루를 버텨가고 새해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내년은 다를 거야." 하는 근거없는 희망을 가지고 D-DAY를 세고 있다. 나 또한 그러하다.
#3. <청춘작당:잼 있는 인생> 언어유희의 맛이 더해진 잼 이름들에 한 번쯤 잼을 맛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작은 사진 속 잼 이름을 두 번, 세 번 읽으며 피식거렸다. 어쩜 저렇게 유머러스한 거지? 특히 마지막 문구가 마음을 두드렸다. "모두의 인생에는 잼(재미)이 있다. 다만 아직 그 뚜껑을 따지 않았을 뿐." 그러하다. 그렇고 말고.
#4. <둥글둥글 지구촌 소식:케냐 판자촌 극장에 싹트는 행복> 으음 어디선가 비슷한 류의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있다. 전혀 외국어를 할 줄 모르는 변사가 그때 그때 자신의 창의력을 맘껏 발휘해서 관객들을 울고 웃겼다는 이야기. 케냐 판자촌에 있는 극장의 변사 이야기에 언젠가 읽었던 그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 글을 썼던 사람도 케냐 판자촌에서 그 변사를 만났던 게 아니었을까?
#5. 2107년은 닭의 해라고 한다. 닭의 해가 밝았는데 왜 닭들은 죽어가고 있나. 며칠 뒤면 너희의 해인데... 마지막 마무리까지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