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6.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1. 어느새 11월 끝자락이다. 우와 시간이 왜 이렇게 빨라아... 나는 그저 월급날을 기다렸을 뿐인데 월급날이 중순쯤이라 월급 받고 나면 금세 한 달이 다 지나가 있어서 더 허무하다. 그래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자기반성모드에 들어가면서 한없이 기분이 쳐진다. 그런 기분에서 탈피하고자 박차를 가해 쭉쭉 읽어내렸던 <샘터 12월호>!


#2. 제일 참신했던 건 역시 '관계의정석' 코너의 '관계에도 연말정산이 필요해'. 보통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 나를 서운하게 한 사람, 나를 힘들게 한 사람을 떠올리며 '그 사람은 그 때 나한테 왜 그랬을까?' 하는 답 없는 질문만 던지다 끝나게 되기 일쑤인데 여기에 올라간 분들은 달랐다. 내가 상처를 준 사람, 내가 서운하게 한 사람, 내가 힘들게 한 사람을 떠올리며 미안해하는 사람들... 거기에 감명받아서 나도 시도를 해봤는데 잘 떠오르지가 않았다. 막상 그 당시에는 되게 미안하고 어쩔 줄 몰라했던 것 같은데 그 미안함이 연말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근데 그건 미워하고 원망하던 사람에게도 통용되는 말. 지금은 왜 그렇게 힘들어했는지 얼른 마음에 와닿지가 않는다. 올 상반기 내내 감성에 묻혀 눈물바람으로 지냈는데 반년도 채 못 되는 쓸쓸한 서울살이에 감성이 다 바랬나부다.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 잠자리에 들며
그사이에 원하는 일을 한다면
그 사람은 성공한 것이다."


#3. 관계의 정석 코너 옆 페이지에 있는 '영혼을 울리는 한마디'도 그냥 넘어가기가 아쉬워서 언급. 이름을 들어본 적은 있는 것 같은 밥 딜런의 한 마디. 유독 지난 11개월동안 하루하루에 충실하지 못했던 것 같아 자괴감에 빠지기 일쑤인 11월에 어울리는 한 마디같아 괜스레 한번 더 시선이 가고 그렇다.


#4. 마지막으로- '사람이 있는 풍경' 코너의 "달동네의 겨울나기". 누군가의 생사가 오고가는 일에 대해 이런 식으로 가볍게 말을 하는 게 죄스럽기도 하지만... 달동네에 연탄배달을 가는 봉사활동을 꼭 한 번쯤 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아직도 연탄을 쓰는 집이 있을까? 했는데 서울에 남은 마지막 달동네에 대한 글을 여기서 보게 되어 꼼꼼하게 읽었다. 연탄 자체의 값이 오르기도 한다는 거에 1차로 놀랐고, 배달거리에 따라 연탄값이 오르기도 한다는 거에 2차로 놀랐다. 이해는 되지만 어쩔 수 없이 꼭대기에 살게 되신 분들이 느낄 경제적 부담감에 입맛이 썼다. 차라리 거리에 나와 물건을 팔여 오가는 사람들을 쳐다보고 가끔 그네들과 한두마디 섞다 보면 추운 게 훨씬 가신다는 어르신의 말씀에 가슴이 먹먹했다. 특히나 요즘처럼 어지러운 시기에 그런 글을 보게 되서 더 가슴이 답답하고 화가 났다. 달력 보니 내년 12월이 대선이던데, 그 때 후보자들이 꼭 연탄 나르는 봉사 같은 걸 직접 했으면 좋겠다. 연탄재로 까맣게 된 유니폼과 손으로 지지자들과 함께 연탄 나르는 사진을 꼭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좀, 알았으면 좋겠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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