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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종말 1 ㅣ 샘터 외국소설선 13
존 스칼지 지음, 이원경 옮김 / 샘터사 / 2016년 9월
평점 :
#1.대학교 1,2학년 때 이후로 이렇게 책을 많이 읽은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신없이 읽고, 읽고, 또 읽고 있는 요즈음. 물론, 샘터의 서평단으로 선정된 덕분이다. 자기계발한다 어쩐다 해서 비문학쪽으로만 읽느라 특히 더 책이 멀게 느껴졌었는데, 서평단으로 선정된 이후로는 책에 대한 선택권이 나에게 없으므로 비문학, 문학의 경계는 물론 성인, 아동, 청소년의 경계도 무너졌다. 다음에도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서평단 신청을 해야겠다고 생각될 만큼 기분좋은 타의다.
#2. 지난 10월의 선정 도서는 청소년 도서 위주라서 책 두께도 얇고 내용도 실하면서도 술술 읽혀서 책을 받고 짬짬이 읽으니 금세 읽어 버렸다. 심지어 리뷰도 여유롭게 끝마쳤다! 해서 신청했던 존 스칼지의 <모든 것의 종말 1,2> 서평. 10월 말쯤 받았는데 이런저런 일로 바빠서 이제야 겨우 다 읽고 서평도 기한을 한참 넘겨서 쓰게 됐다. 좋은 책을 받아놓고 약속을 못 지켜서 마음이 불편하기는 하지만, 더 늦어지면 안될 것 같아 부랴부랴 키보드를 두드리는 중이다.
#3. 전편을 읽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책장을 넘겼다. 첫 장부터 강렬했다. 상자 속의 뇌라니. 끊임없이 생각하고 혼잣말을 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자 속의 뇌라니!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사회와 단절되면 미치기 쉽다던데... 미치지 못하도록 뭔가 조치를 취한 건가 아니면 그냥 개개인의 정신력이 높은 건가... 뭐가 어떻든 너무 잔인하다! 상자 속의 뇌라니!(세번째 외침)
#4. 이번 시리즈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충격의 상자 속의 뇌로 등장한 레이프 다킨. 그 신세가 기구하기는 한데 그 유쾌함이 <마션>의 마크 와트니에 버금갔다. 위기의 순간에 좌절하지 않고 어떻게든 수를 내서 그 역경을 이겨내는 게, 그리고 그 암담한 상황에 압도 당해 패닉에 빠져 있지 않고 내면의 유머러스함을 몽땅 끌어올려 유쾌함을 유지하는 것도 좋았다. 무엇보다... 인공 지능(?)이 탑재된 우주선이라니... 음... 뇌만 남은 조종사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우주선이니까 대충 그렇게 끼워넣어도 되겠지?
#5. 전작들에서 이미 종족별 특징이나 생김새를 묘사를 해놔서 그런지 외계인들이 수두룩하게 나오는데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해서는 묘사가 거의 되어 있지 않아서 삽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 했다. 아니면 처음부터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서 최소한의 단서만 주었을까? 보면서 이정도 스케일이면 곧 영화화 소식이 들릴 것도 같은데... 영화를 노리고 쓴 건가... 했는데 알고 보니 존 스칼지가 영화 칼럼가이자 비평가였다고. 음. 노림수같군 정말로.
#6. <모든 것의 종말>은 정말로 우주확장판 정치판이었다. 머리 아프고 이해가 안됐다는 거다. 왜 굳이 저렇게까지 하시는지들. 지구VS개척연맹VS콘클라베VS이퀼리브리엄... 복잡하다, 복잡해. 근데 왠지 모든 문제의 시작은 개척연맹이 만들어낸 것 같고... 그걸 보자니 어디선가 보았던 "인간이 우주로 나가면 우주전쟁이 시작될 것이다"라던 말이 새삼 떠오르고...
#7. 이퀼리브리엄이라는 공공의 적을 두고 지구&개척연맹&콘클라베가 손을 잡아 격퇴하는 걸로 이야기가 마무리 되기는 했는데 왠지 TO BE COUNTINUED... 가 떠오르는 여운있는 결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