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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지켜라 - 풋내기 경찰관 다카기 군의 좌충우돌 성장기
노나미 아사 지음, 박재현 옮김 / 샘터사 / 2016년 7월
평점 :
#1. 여자친구에게 차인 걸 계기로 뒤늦게 경찰학교에 입학한 다카시의 3개월의 수습 기간 동안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 변화에 대한 소설.
#2. 줄곧 프리타로 살아오던 다카시는 대학 동기들이 하나둘 정직원이 되어가는 모습에 혼자만 뒤쳐지는 건 아닌가 걱정하면서도 막상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이 하고 싶은 지를 알지 못해서 되는 대로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가던 어디에나 있는 껄렁껄렁한 청년이었다. 그랬던 그가 여자친구와 헤어지고(정확히는 그녀에게 차이고서) 우연히 경찰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계기가 시시했던 거에 비해 착실하게 경찰학교에 다니다 한 동네 파출소에서 3개월의 수습 기간을 가지게 되었고, 거기서 여러가지를 보고 듣고 경험하며 좀 더 본격적으로 경찰의 길에 들어서는 그런 이야기다.
#3. 우와- 경찰이라니! 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다카시가 마음에 안들었다. 조금만 뭣해도 울컥거리고 심심찮게 마을 주민들과 시비가 걸리다 결국 싸워버리기나 하고, 사실은 경찰이라는 직업에 대해 아무런 감흥도 없으면서 차근차근 공적을 쌓아가는 동기를 시샘해서 공적을 세우겠다고 설치다 된통 당하고 다니기나 하고. 여자 to 여자로 끝나는 시시하고 저질스러운 사고방식까지! 하고 싶은 것도 없고,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심지어 의욕도 없는 모습이 제일 싫었다. 다카시가 그의 마을을 싫어하는 만큼 싫어했다.
#4. 그런데 조금씩 마을에 대해서, 경찰에 대해서 알아가면서 고민하고 또 방황하는 모습을 보면서는 "그래 나도 사실 그랬잖아? 나도 뭘 하고 싶은 지, 뭘 할 수 있는 지 모른 채 일단 뛰어들었잖아? 쉽게 울컥거렸잖아?"라면서 자아반성을 조금 했다. 사실 지금도 다카시의 햇병아리같은 사고와 행동을 대놓고 뭐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한 인간도 아니고. 나도 매일 울컥하고 성을 내고 토라지니까.
#5. 중반까지 경찰직에 대해 아무런 열망도 없고 오히려 그만 두려고 했던 다카시는 승승장구하던 동기 미우라의 뺑소니 사고를 계기로 적극적으로 수사에 임하게 되면서 달라진다. 미우라가 쫓던 방화범과 미우라를 치고 도망친 뺑소니범을 검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현장을 뛰어다니면서 "역병신"이라는 오명도 벗게 되고 "경찰의 사명감"과 "남을 생각할 여유가 있는 행복함"을 깨닫게 되며 조금 더 본격적으로 경찰에 대해서,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그를 보며 좋은 멘토와 스파르타식 경험의 중요함을 새삼 깨달았다.
#6. 뭐... 그래봐야 결국 "여자"로 시작해서 "여자"로 끝나는 경찰 입문기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조금만 뭣하면 징징거리고 투덜거리는 찌질한 남자가 형사를 목표로 경찰 생활을 다짐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사회초년생에게 좋은 예시가 될 것 같았다. 사회초년생일 때는 동감이 될 것이고, 어느 정도 사회 생활을 하고 나서는 동감과 함께 "저래서 초짜들이란 쯧쯧"하는 올챙이 적 잊어버린 한탄이 나올 것 같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