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괜찮습니다 - 네거티브 퀸을 위한 대인관계 상담실 자기만의 방
호소카와 텐텐.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황국영 옮김 / 휴머니스트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다른 사람에게 짜증이 날 때

'아, 저 사람에게도 내가 모르는 사정이 있어서 저런 식으로밖에 못 하나 보다' 하고

생각하면 비난하는 마음도 찾아듭니다.


- <이대로 괜찮습니다> P.79 -






#1. 두번째 가제본 서평단으로 뽑힌 책. 가제본 서평단 120명 중 17번째 요원으로 선정된 증표가 예쁜 손글씨로 담겨있는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책이라 아담한 사이즈의 책을 손에 쥐자마자 행복해졌다.


#2. 쉽게 쓱쓱 그려낸 듯한 캐릭터들이 주고 받는 대화를 찬찬히 읽어내려갈수록 "어머 이거 내 얘기잖아?" 싶었다. '이런' 텐텐씨가 네거티브 퀸이라면 나도 한 때 네거티브 퀸이었다는 거네? 하긴... 그 때는 정말 만사에 네거티브한 내 자신이 나 자신조차도 굉장히 싫었고, 그래서 더 힘들었었다. 이 책 속의 텐텐씨처럼.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절대 그런 내색을 하지 않기 위해서 무의식의 상태에서도 밝은 척, 씩씩한 척, 기운 넘치는 척을 하느라 겨우 혼자 있을 수 있는 내 방에 들어서는 순간 완전  번아웃이 되어 가끔 가다 딱딱거리는 조용한 인형이 되고는 했었다. 그리고 정작 가장 가깝고 소중한 내 가족에게 그렇게 못 되게 구는 내 모습에 내 자신이 더더욱 싫어져서 힘들었다.


#3. 그랬던 나는 지금 하루에 100명도 넘는 고객들을 직간접적으로 만나 이야기를 듣고, 해주는 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있다. 나는 여전히 고객들 앞에서, 직장 동료들 앞에서는 밝고 에너지 넘치는 친절한 서비스맨이지만, 회사를 나서는 순간부터 연신 하품을 해대며 집에 도착할 때까지 졸음을 참아내는 것도 벅찰 정도로 지친다. 이런 번아웃된 모습을 보여줄 가족이 없어서 그런가... 나는 더 이상 내 자신이 싫지 않다. 고객들 앞에서의 나는, 직장 동료들 앞에서의 나는 그 순간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곤죽이 되도록 지친 거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나는 이렇게 꿋꿋하게 웃으며 또 하루를 무사히 넘긴 내 자신이 너무나 대견하고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


#4. 내가 이렇게 변하는 동안 곁에서 조언을 해준 실존의 히로코씨는 없었지만... 텐텐씨의 경험과 생각에 "어머 이거 내 얘기잖아?" 하고 공감했던 만큼 그런 텐텐씨의 뾰족뾰족한 마음을 가만가만 다독여주는 히로코씨의 말들에도 "아아 맞아. 결국 그런 거잖아." 하고 참 많이 공감했다. 네거티브 퀸에서 벗어나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읽었던 많은 책들의 글자와 글자 사이에서 찾아낸 조언들이 나에게는 히로코씨였다. 그래서 이 책에서 히로코씨의 대사를 읽을 때마다, 히로코씨의 에세이를 읽을 때마다 혼신의 힘을 다해 풀어낸 문제의 올바른 답을 검증받은 학생처럼 마음이 뿌듯해졌다.


#5. 나는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 나는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지만, 앞으로 더욱 괜찮은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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