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
필립 빌랭 지음, 이재룡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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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당혹스럽다. 일단은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펴냈지만 실존인물과의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라는 것이..

한동안 우리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여자 연예인들의 몰래 비디오들..그 비디오를 찍고 유포시켰던 사람들이 예전에 그녀들과 사랑을 나눴던 사람들이라는 사실에 나는 정말 당혹스러웠다.

사랑이 머물러있지 않고 지나간다고 하더라도 둘 만의 은밀한 사랑을 까발려도 상관없어지기까지 하는데에야 그 때 했던 것이 정말 사랑이긴 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당혹감과 의구심도 그런 비디오들과 큰 차이가 없다.

사랑이 죄가 아닌 이상 공개한다고 무엇이 문제겠냐고 하겠지만 노출증이 아닌 다음에야 또는 상대방에게 어떤 식으로든 상처를 주기 위함이 아니라면 이러한 까발림은 무엇을 위함일까?

한 작가의 팬이자 작가지먕생이었던 남자가 공개되면 세간에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연애담을 책으로 펴낸 후 작가로서 명망을 얻었다면 이 책이 과연 지나간 사랑에 대한 정리이기만 한 것일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들이 함께 했던 그 시간들 속에 그들은 서로 사랑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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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열정
아니 에르노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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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사랑에 빠져 열정에 들떠 있었던 때를 떠올렸다.

지금은 정말 그런 일이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실감없고 아득하게만 느껴지는 그 시절, 그 사람 옆에서 계속 그 사람을 그리워하며 하루 종일 허기져하던 그 때, 가장 충만한 것 같으면서도 가장 결핍되어 있던 그 때를 생각했다. 그래서 그 사랑이 끝났을 때에 알 수 없는 해방감과 이제 살 것같은 느낌조차 들었었다.

 지금 반복되는 일상들 속에서 평온함을 느끼고 심지어 행복감까지 느끼지만,  그 때를 문득 다시 떠올려보니 그 때 진정 내 세포 하나하나까지 살아있었고 고통이 큰 만큼 행복의 절정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므로 열정은 삶을 집어삼킬만큼 속박하면서 동시에 삶을 살아있게 하는 특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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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퍼! 안 퍼! - 밥해대는 여자들의 외롭고 웃긴 부엌 이야기
김미경 외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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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하나 하나를 읽을 때마다 고개를 끄덕끄덕, '그래 나도 그래', '그래 정말 그래'라고 공감을 했다.

나도 명절날 떠들썩한 잔치 분위기 속에서 밥 몇술 먹다가 모자란 반찬 담으러 일어나고 밥 몇술 먹다가 모자란 밥 더 떠주러 일어나고 또 다시 몇술 허겁지겁 밀어넣다 물 떠주러 일어나봤고, 후식으로 과일 먹는 가족들의 웃음 소리를 등뒤로 흘리며 혼자 서서 하는 설겆이의 외로움에 대해 안다.

또한 똑같이 맞벌이 하고 와서도 씻고 텔레비젼 앞에 드러누워 리모컨 이리 저리 돌리는 남편을 위해 옷 갈아입기가 무섭게 밥하고 반찬해서 밥상 차려내면서 내 밥보다 남편밥을 먼저 퍼고 있는 내 자신의 한심한 습관에 대해 짜증이 났던 경험이 있다.

또한 남편 생일상은 잔치상처럼 차려내놓고도 정작 내 생일날은 미역국도 못 얻어 먹고 결혼하면 원래 팔자가 이러려니 하는 심정 속에 친정엄마의 외로움과 억울함을 미리 살펴주지 못한 것에 대해 뒤늦은 후회도 해봤다.

읽으면 읽을수록 너무나도 밑지는 장사를 했다는 억울함이 팍팍 들면서도 어차피 밥안먹고 살 수 없는 것이라면 좀 더 즐겁고 행복한 부엌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야겠다는 각성도 들었다. 뒤돌아서서 이를 꼭 깨물고 혼자 끙끙 앓으면서 밥하고 반찬하고 설겆이할 것이 아니라,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조금씩 자리를 만들고---이것이 참 쉽지 않지만---혼자 하는 공간 속에서도 좋아하는 음악이라도 들으면서 즐기면서 하는, 그래서 나만의 공간으로 꾸밀 줄 아는 지혜를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쩔 수 있는 것은 바꾸고,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면 받아들이는 지혜.. 피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즐길 줄 아는 지혜가 한국의 가정주부인 나에게는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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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기 퍼즐 500조각 + MDF 액자
Chamber Art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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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 그림을 좋아하는데다가 지금 뱃속에 있는 둘째 지인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이걸 우연히 보고 구입하게 됐다.  첫째를 가졌을 때는 명상음악이다 태담이다 신경도 많이 쓰고 했는데 둘째는 직장 생활하랴 한창 말썽 많이 피우는 첫째 뒤치닥거리하랴 이사까지 겹쳐서 거의 제대로 신경도 쓰지 못하고 너무 한 거 없이 배만 불러오고 있다.

그러던 중에 이사가면 새 집에 걸 액자도 필요하고, 이미 다 만들어진 액자 사서 거는 것보다 내 손길이 좀 들어간 퍼즐액자가 좋겠다 싶어서, 액자까지 주는 이걸 구입했는데 괜찮은 거 같다. 요즘 날씨 무더운데 조각 조각 맞추다 보면 더운 것도 잊고 시간이 아주 잘 간다. 낮시간에 무료할 때 하면 특히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좋은 그림 보면서 그리고 뱃속 아기랑 힘을 합쳐서 조각조각 맞추면 아기도 참 좋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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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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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충격이었다. 특히 뱃속의 아이가 쉬지 않고 발길질을 해서 괴로워진 해리엇이 끊임없이 진정제를 먹고 미친 듯이 달리는 부분을 읽을 때는 정말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또한 어떤 생명체가 태어날까하는 증폭되는 궁금증 속에 대면하게 된 벤은 어지간한 호러 무비의 주인공으로도 손색이 없다.

이유없이 사람들을 죽이는 13일의 금요일 류의 호러무비들보다 더 끔찍한 것은 가족을 다룬 호러무비들인 것 같다.  예전에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을 보면서 몸서리친 기억이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떠올랐다. 어쩌다 가족이 정신병의 기원이요 호러의 가장 중심적인 테마가 되었을까?

화목한 가정이라는 환상을 갖고 많은 쌍들이 오늘도 결혼을 하고, 자신들의 환상을 지켜내지 못한 많은 쌍들이 오늘 이혼을 한다. 가족에 대해 , 또한 가정에 대해 환상이 아닌 사실에 근거하여 접근을 하고 문제를 직시하고 대안을 찾아야 할 지점에 놓여 있는 것 같다.

어쨌거나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무서운 영화를 한 편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도리스 레싱의 또 다른 책을 찾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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