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 - 죽음을 질투한 사람들
제인 하퍼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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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루크는 거짓말을 했어.너도 거짓말을 했지. 장례식에 와라.'

멜버른에서 연방소속 금융정보부 경찰인 에런 포크.
어릴적 고향친구 루크 해들러의 장례식에 참석하기위해 원하지 않던 고향 키와라에 발을 내딛게 된다.
루크 해들러는 아내 캐런과 아들 빌리를 쏜뒤 자살을했고 애런 포크는 루크의 부모로 부터 사건의 진상을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은뒤 형사 라코와 함께 비공식적으로 수사를 하게된다.
과거 10대시절 애런과 루크, 그레쳔과 엘리는 친하게 지내던 친구사이.
어느날 엘리가 강가에서 시체로 발견되면서 엘리의 책상앞 '포크'라는 메모한장으로 그녀를 짝사랑하던 애런이 범인으로 몰리지만 루크와의 거짓 알리바이 도움으로 용의자에선 벗어나지만 의심을 풀지못하는 엘리의 가족과 키와라 주민들 때문에 결국 고향을 떠났었다.
최악의 이상기온으로 오랜시간 가뭄과 더위와 루크의 일가족 살인사건과 과거 엘리의 사건으로 예민해져 있던 키와라 주민들은 애런 포크에게 점점 험악해지고 사건의 진실에 조금씩 다가갈수록 과거의 비밀들과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들이 펼쳐진다.

'올해 여름, 가뭄으로 인해 파리들은 찾아갈 곳이 넘쳐났다. 놈들은 깜박이지 않는 눈과 끈적이는 상처를 찾아냈고 키와라의 농부들은 뼈와 가죽만 남은 가축들에게 총을 겨누었다.비가 오지 않는다.'
(10p)

첫장의 프롤로그에서 펼쳐진 키와라의 가뭄과 한집안의 살인사건 현장을 무덤덤하게 묘사하며 책의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공식적으로 백년만에 맞은 최악의 가뭄으로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고 물하나 없이 말라비틀어진 강물과 더불어 피폐해진 키와라 주민들의 삶이 보이는듯 하다. 누군가 원망하고 누군가에게 분노를 쏟고 싶었던 것일까? 그들에겐 진실을 바라볼 마음의 여유조차 남아있지 않는듯하다.
뒤틀린 인간의 마음이 만들어낸 거짓된 소문과 적개심으로 고향인 키와라에서 쫓겨나듯 떠나왔지만 다시 밟은 고향의 땅이 불편한 애런 포크의 마음이 십분 이해가 됐다.
과거의 사건으로 삶을 송두리째 거부당하고 진실의 목소리에 하나뿐인 아버지에게마저 외면당하며 살아온 그에게 현재의 키와라주민들이 또다시 괴롭히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분노가 솟구쳤다.
루크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지, 또 과거 엘리가 죽은 사건의 내막은 어떤것인지, 책의 뒤로 갈수록 재미가 더해지고 흥미진진해진다.
이책의 저자 제인하퍼는 언론인으로 일하며 소설가
양성 과정을 거치며 쓴 첫 소설인 이책을 데뷔작으로  대성공을 거두고 곧 영화화를 앞두고 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내용들로 서스펜스 스릴러면서 폭력적이지 않고 공포스럽지 않지만 잔잔히 흐르는 사건들이 심장쫄깃함도 더해주면서 밤을 새워 책의 끝을 보게 만든 소설이었다.

드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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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박생강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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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직접 경험을 통해 책을 썼다는 [우리 사우나는 JTBC 안봐요]란 책을 만났다.
대한민국의 한물간 상류층들이 주로 다니는 멤버십 피트니스 사우나에서 1년여동안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이책은 13회 세계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며 사우나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상류층들의 허상과 겉은 화려하지만 초라하게 늙어가는 노인들의 모습과 다양한 인물들을 해학과 풍자로 맛깔스럽게 표현한 매력적인 소설이다.
매번 선거때마다 보수표를 휩쓸던 강남이나 그외 부촌동네들을 보면서 이소설에서 등장하는 대한민국 상위 1프로라 칭하는 그들이 JTBC라는 소위 좌파뉴 스에 대한 반감이나 무관심을 제목으로 정한게 아닐 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지만 제목과는 다르게 이 소설에는 정치적인 얘기는 없다.

소설가겸 논술학원 강사였던 손태권.
논술학원이 쫄딱 망하는 바람에 연인인 공과 동거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부촌 신도시에 위치한 피트니스에서 남자사우나 매니저로 취업을 하게된다.
그가 취업한 사우나 손님들은 기업대표, 전직 사단장, 퇴직판사, 은퇴후 여유로운 노년을 보내는 노인들까지 대한민국 상위 1프로라고 자부하는 이들이 전용으로 다니고 있는 이곳에선 주인공은 을도 아닌 병의 존재로 갑들의 시중을 들게된다.
주인공은 사우나의 일이 손에 익자 회원들의 행태나 나누는 이야기가 귀에 들어오면서 스스로 대한민국의 1프로라 자부하는 그들의 벌거벗고 초라한 삶의 일부를 보게된다.

''무슨 소리! 우리는 여기서 을이 아닙니다. 그냥 병이에요. 자, 찌푸리지 말고 얼른 스마일.'' (30p)

주인공 태권이 붙여준 헬라홀이라는 사우나에선 
대여품 양말을 훔쳐가는 모습, 덜 늘어진 셔츠를 입기위해 허리밴드가 덜 헐렁한 반바지를 입기위해 로커룸을 뒤지는 갑들의 행태를 보면 그들도 보통의 인간과 다르지않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나는 이 소설이 재밌다. 작가의 필력도 맘에든다.
가독성이 좋기에 빨리 읽을수 있었다.
갑이 아닌 어찌보면 을의 입장인 내가, 돈없는걸로는 대한민국 상위 1프로일것같은 내가 읽기에 조금 불편할수 있는 내용일수도 있지만 글에서 묻어나는 작가의 똘끼 가득한 냄새로 인해 유쾌하게 읽을수 있었던것 같다.

우리 사우나는 JTBC 안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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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에서 - 맛, 공간, 사람
크리스토프 리바트 지음, 이수영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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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에게도 레스토랑이란 장소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어울려다니던 친구들과 자주 모여서 식사와 지나간 추억과 소소한 일상에 대한 수다들. 그렇게 그친구들과 10년넘게 다니던 곳이 어느날 문을 닫아버려 아쉬워했던 추억과 결혼하고 큰아이를 낳아 세식구가 차를 타고 나가 식사를 즐겨하던 한적한 시외에 있던 고급스런 레스토랑도 오래지않아 문을 닫아버린 기억들. 그 기억속의 레스토랑들은 잔잔한 클래식음악과 서양분위기 물씬 풍기던 그릇들과 액자들. 따뜻한 스프와 맛깔스럽게 나오던 식사들과 은은한 조명.
그런 기억을 품고 나는 이책을 가볍게 읽기 시작했지만 방대한 자료를 기록해놓은 듯한 전개와 연계된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두서없이 서술되어져 읽는내내 집중이 안되어 힘이 들었다.

역사학 박사학위까지 받은 문학 및 문화학 교수
크리스토프 리바트가 쓴 [레스토랑에서]란 책은 맛과 공간과 사람중심으로 쓰여진 이야기이다.
17세기부터 21세기까지 프랑스에서 처음 생긴 레스토랑의 변천사를 시대별로 이야기하고 있으며 그 공간안에서
인종차별주의와 홀과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주방에서 힘든 노동의 땀을 흘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1장 초기의 레스토랑에서 인상적인 이야기였다.
쥐꼬리만한 임금지급과 육체적 폭력이 가해지고 고용주에게 무방비로 내던져진 불법이주자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겪는 사회적 불평등.
인종차별이 심했던 그당시 한 흑인학생들이 백인전용자리에 앉다가 쫒겨난 사건으로 인해 작은 흑인저항운동이 시작되고 결국 백인전용 자리가 없어지는 레스토랑에서 이뤄졌던 작은 사회운동.
레스토랑이란 공간을 조지오웰을 포함한 여성사회학자들의 연구를 위해 직접 웨이트리스나 주방보조일을 하며 책을 써낸 이야기며 다양한 공간과 시간속에서 미국의 패스트푸드 탄생에까지 영향을 주었던 레스토랑에 대한 방대한이야기가 300페이지도 안되는 작은 책속에 담겨져있다.
이책은 레스토랑이란 특수한 공간에 대한 역사와 문학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책이다.

레스토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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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너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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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상황을 맞닥뜨린다.
그중에 어떤것이 자기 장래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될지 현재로서는 알길이 없다. 다시말해 '지금 이 순간'이 어떠한 미래로 이어질지 모르는 상태로 그때그때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544p 옮긴이의 말중..)

선량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인 [다리를 건너다]를 읽으며 헤매기 시작했다.
너무도 잔잔하고 소소한 사건들을 마주하고 해결하는 사람들과 무슨 이야기를 하고싶은 건지 아무것도 모른채 그냥 읽어나갔다.
총 4장과 에필로그로 이루어진 구성들은 어디에서나 볼수있는 부부들과 가족들이 나오며 그들의 일상도 그닥 특별할것 없는것 같았다.

봄,아키라는 맥주회사에서 영업과장으로 안정된직장과 갤러리에서 일하고 있는 아내 아유미, 조카 고타로와 함께 살고 있다.
옛연인인 마샤와의 불륜관계를 이어오던중 어느날 수상한 물건들이 배달되면서 잔잔한 그의 일상이 흔들리게 된다.
여름,아쓰코는 도의원 히로키와 결혼해 다이시라는 아들하나 두고 부족함없는 일상을 살고있다.
도의회 성희롱 야유사건의 범인이 자신의 남편일까봐 불안해 하고 친구에게 사업을 입찰시키기위해 뇌물을 받는 모습까지 목격한다. 다이시의 수영학원에 같이다니는 아야짱의 엄마와 수영코치의 불륜까지 목격한다.
가을, 열정 가득한 보도프로그램을 만드는 텔레비젼 방송국의  감독인 겐이치로.
복제인간에 관심이 많던 그는 ips세포를 이용해 복제인간을 만드는 연구중인 사야마교수의 취재를 하는중 한달후 결혼할 예정인 연인의 불륜을 알게된다.
겨울, 70년후 미래의 세계. 사람과 로봇, ips세포로 만들어진 '사인'과 함께 건조하고 삭막한 일상이 그려진다.

3장까지 단편인가 싶을정도로 서로 상관없는 이야기 전개같았지만 4장에 와서는 이소설들의 연결고리가 하나씩 드러나면서 읽는내내 가라앉았던 감정들이 널을 뛰기 시작했다.
도의회 성희롱 야유사건이나 ips세포를 이용한 복제인간연구, 등장인물들의 불륜, 말랄라씨의 노벨상수상등 소소하고 크고 작은사건들이 '나비효과'처럼 미래의 세계에 그들의 삶과 더불어 자손들의 삶까지 변화를 주는 모습이 4장에서 전개되어진다.
또한 작가는 이소설에서 '부조리'에 대한 사람들의 잣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은 불륜을 저지르면서 고등학생인 조카 고타로 의 성생활을 지적하는 아키라,
남편의 비리와 부정부패한 모습에는 외면하지만  시사잡지사의 역활에 대해 비판하는 아쓰코,
올곧은 성격으로 정의롭고 열정적인 다큐프로를 제작하지만 연인의 불륜에 돌이킬수 없는 일을 저지르는 겐이치로.
그들을 통해 사회에서 행해지는 부조리에 대해선 비판과 날을 세우지만 자신들의 개인적 부조리에 대해선 관대함과 합리화를 시키는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이 소설을 통해 '요시다 슈이치'란 작가의 책을 처음 읽어봤는데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인 만큼 잔잔한 글속에 뼈가 있는 문장들로 공감될때가 많았고 읽고난뒤 긴여운을 남기는 문장들로 잔잔한 감동을 받았던 시간들이었다.

'한 명의 아이, 한 명의 선생님, 한 권의 책, 그리고 한 자루의 펜으로도 세계를 바꿀수 있다'(276p)

'올바른 녀석은 설령 자기가 잘못된 일을 해도 그게 옳다고 굳게 믿어버린다.
넌 옳아. 그리고 올바름은 오만이야'(322p)

'그때 바꿨으면 좋았을 거라고 누구나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바꾸려 하지는 않는다.'(4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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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도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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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인 'Behind Closed Doors'란 '은밀히,비공개'라는 뜻으로 '밀실 회담을 나누다'등에  
주로 쓰이는 표현이다 (323p~옮긴이의 말중)
그녀에 대한 남편 잭의 정신적 폭력과 학대는 그들만의 밀실인 아름다운 집에서 비공개적으로 은밀히 시작되었다.

부모가 원치않는 15살이상 어린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태어난 밀리의 언니이자 실질적 보호자인 그레이스. 어느날 공원에서 춤을 추는 밀리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어준 변호사이며 친절하고 잘생긴 잭이란 40대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녀와 밀리에게 최고의 배려심과 밀리의 장래까지 책임져준다는 그와 결혼까지 하게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아름다운 집과 행복한 결혼식을 꿈꾸던 아침 들러리를 서게된 밀리가 다치는 사고가 나고 신혼여행지인 태국으로 떠나기전 호텔에서 잭이 없어지고 다음날 돌아온 그는 그녀가 알던 잭이 아니었다.

방에 감금하며 세상과 단절 시키는 그의 학대가 시작되면서 그레이스의 나약함과 우둔함이 답답했지만 사이코패스인 잭의 정신적인 학대가 어떨지 상상해보면 그녀의 공포가 조금씩 공감이 갔다.
가정폭력 전문변호사이며 호감가는 외모의 그가 주변에 그녀의 존재를 거짓으로 만들어놓았는데 그녀가 어디서 도움을 받을수 있었을까?
어린시절 아버지의 어머니에 대한 폭력과 감금으로 공포와 비명소리에 희열을 느끼게 된 사이코패스.
그는 폭력적인 가정에서 만들어진 괴물이 되어 한여자의 삶을 유린하고 생명을 위협한다.

읽는내내 친구들과 동료들에게 완벽한 부부의 모습을 연기해야 하는 그레이스의 긴장감이  전해져온다.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가며 이야기가 진행되 는데 사악한 잭의 대사에 분노와 계속 당하기만 하는 그레이스때문에 분통이 터질때쯤 그녀의 반격이 시작된다. 통쾌하다.
그녀의 반격의 결말이 궁굼해져서 결국 하루만에 완독을 해버렸고 나는 이작품의 작가가 만들어낼 다음 작품이 너무나 기대가 되버렸다.
사이코패스 잭 엔젤과 한치앞도 예상할수 없고 어린동생의 안전을 지켜야하는 그레이스의 치열한 심리싸움으로 한여름 무더위를 잊을수있는 시간이 될수있을꺼라 추천해본다.

비하인드 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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