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싶어 네 마음
김효정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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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책이다.
'초코'라는 이름을 가진 강아지는 가족인 진우가 오기를
애타게 기다린다. 그런데 왠지 진우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 기운이 하나도 없는 진우.
초코는 진우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아보기 위해
진우의 가방을 살펴본다. 가방 속에서 나는 냄새로 진우에게
일어났던 일을 유추해 본다. 강아지 특기를 십분 발휘한다.
가방 속에 들어있는 물건으로 그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진우 가방 속에 있는 물건으로
진우의 하루 생활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좋아하는 책, 수저통, 지갑, 필통, 줄넘기, 토끼 키링.
따뜻한 냄새, 재밌는 냄새, 맛있는 냄새, 우쭐우쭐 냄새,
후들후들 냄새, 으라차차 냄새, 신나신나 냄새.
각가지 냄새로 진우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유추해본다는
것이 기발하고 재미있다.
기분이나 느낌을 나타내는 의성어와 의태어로 알아보는
마음이 잘 표현되어 있다.

가족이 서로 떨어져 있는 동안 잘 지내고 있는지, 무슨 일은
없는지 걱정하고 서로 위로하고 응원하는 마음을 잘 표현한
그림책이다. 연필선이 그대로 드러나는 수채화가 귀여움을
한층 더 살려주는 느낌으로 친근하게 다가오는 그림이다.
서로를 아주 잘 아는 친구나 가족이 알 수 있는 상대의
마음을 잘 표현해 주었다. 오늘은 하루동안 떨어져 있는
가족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나만의 방법으로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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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바다로 가
김개미 지음, 이수연 그림 / 문학동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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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바다로 가지만
그 사람들 다 바다로 가려는 건 아니야
---------------

바다로 간 사람들
저마다 다른 이유로
바다를 가지만
여기가 끝은 아니다
다시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한
시작이기도 하다

폐허가 된 집들과 건물을 뒤로하고
길을 떠나는 사람들 모습
바다 저편으로 불과 검은 연기로 뒤덮인 곳이 보인다
숨어 있는 사람들 앞에 보이는 십자가
배에 탄 사람들과 배에 타지 못한 사람들

전쟁과 폭력,재난 등으로 떠나야만 하는 사람들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바다 위를 나는 새로
사람들을 표현한 그림이 인상적인 그림책입니다.
암울하고 막막하기만 어두운 현실에서
꽃이 피는 곳으로 떠나는 사람들에게
바다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열어줄 수 있는
희망임을 노래하는 이야기
---‐-------------
기억해야 해
가슴 속에 사라지지 않은 구멍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
누군가의 이야기 속에 태어나
누군가의 노래 속에서 살다
누군가의 꿈속으로 사라지는 꽃
그렇지만 어디에나 꽃은 있어
-------------------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난민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우리나라에서도 난민 수용과 관련하여
굉장히 큰 사회적 이슈가 벌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누구나 언제든지 난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연대와 공존만이 나아가야 할 길입니다.

어둡고 밝음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대비와
펼침면이 있는 그림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한 장 한 장 그림 속에 녹아있는 절절한 표정과
배경이 쉽게 잊혀지지 않는 그림책입니다.


☆ 출판사도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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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와 나 - 나의 작은 딱지 이야기 비룡소의 그림동화 332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지음,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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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주황빛 머리카락을 가진 아이가 자신의 무릎에
난 상처와 마주보고 있습니다. 똑같은 주황빛이에요.
마치 서로 인사를 나누는 듯 합니다.
소녀가 붙여준 딱지 이름은 '페퍼' 입니다.

길을 가다 넘어진 소녀는 너무 아파 엉엉 울었고,
무릎에서 피가 줄줄 흐르는 것을 보며 이렇게 말했어요.
아이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말이 '피' 라고.
부모님은 곧 딱지가 생길거라고 했지만 보면 볼수록
무서운 딱지는 쉽게 없어지지 않았어요.
겁이 나고 몸서리쳐지는 딱지. 괴물같은 딱지.
다른 친구들도 한두 개씩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자신이 가진 딱지가 세상에서 가장 보기 흉한 것 같다 말합니다.
어디를 가든 나와 함께 가는 딱지 '페퍼'는 곧 나의 일부에요. 마치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딱지는 이제 더이상 아이에게 괴물이 아니에요.
시간이 지나고 점점 익숙해지고 작아지는 부드러워지더니 마침내 어느 새 말 한마디없이 사라져 버린 딱지.
딱지가 있던 자리에는 새살이 돋아 매끈하고 반질한 자국이 생겨났어요. 그리고 그날 상처가 생긴 기억과 딱지를 떠올리며
행복을 빌어줍니다.

아이가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서 자신의 딱지인 페퍼를 알아보지 못했을 때 이런 생각을 합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오래오래 살아오는 동안 딱지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 것 같다고 말입니다.
어른들은 종종 어린 시절을 잊어버리게 되요.무심히 지나가 버리거나 별거 아니라고 말하는 것들이 아이에겐 아주 큰 상처일 수 있다는 걸. 아이를 키우면서 그런 걸로 왜 바보처럼 우냐고 혼을 내거나 그냥 괜찮다고 말했던 거 같습니다.
내 기준으로 판단해 버리고 정작 상처받은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기도 했던 기억이 나서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상처를 입지 않은 상태로 돌아가고 싶어서, 상처입은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기 싫어서, 빨리 낫고 지워버리고 싶어서 딱지를 떼어버리고 싶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내가 정말 바보였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상처가 아물고 딱지가 떨어져나가 기억조차 희미해지는 날이 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수많은 상처를 입어 단단한 마음을 가진 어른이 되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어린아이 입장에서 본 상처와 딱지를 다룬 놀라운 이야기네요. 지난 날 상처입었던 어린 나를 돌아보고 더 단단해진 지금의 나를 봅니다. 아이에게는 무서움과 두려움을 떨쳐낼 용기를 주고 어른에게는 아이를 키우면서 놓칠 수 있는 감정을 세심하게 살피도록 도와주는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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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잠에게
박새한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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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드니 '잠'이 없어진다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
어릴 적 엄마가 생각이 났다.
저녁을 드시고 베개에 머리만 대면 코를 드르렁거리며
주무셨다.
부엌에서 뚝딱 뚝딱, 달그락 달르락 소리로
이른 아침을 여는 것이 몹시 짜증나게 여겨지던 그 시절.
나는 더 자고 싶은데 시끄러운 소리가 몹시 귀에 거슬렸다.
지금 내가 엄마 나이쯤 되니 이제 조금은 이해가 된다.
나이가 들고 체력이 점점 떨어지니 고단한 하루가 일찍
찾아오는 거였구나라고 말이다.

매일 밤 찾아오는 새카만 존재 '잠'.
온 세상이 잠들어 있는 시간에 유일하게 깨어있는 존재다.

아니, 나는 왜 깨어 있지?
이렇게 문득 생각하며 잠은 누구에게라도
이유를 묻고 싶은데 모두 잠들어 있다.
아~ 어떡해야할까.
이런 저런 방법을 써보지만 쉬이 잠들지 못한다.
그러니 울고 싶을 것이다.
잠든 세상을 한 바퀴 돌아 다시 제자리에 온 잠.
지친 잠은 드디어 지친 몸을 누이고 스르륵 잠이 든다.
정말 다행이다. '잠'이 끝까지 잠들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는데 자게 되었으니 말이다.

잠이 무척 외롭고 슬프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도 자신의 고민을 들어줄 이가 없다니.
불면의 밤을 보낸 잠이라니!
작가의 위트가 돋보인다.

누구나 고민이나 근심거리가 생기면 쉽게 잠이 들지 못하는 것처럼 잠도 자신이 왜 깨어있는지 모르니 잠 들기가 힘든가보다 생각하니 안스럽기도하다.
고민이나 근심은 느닷없이 찾아오는가보다.
어떤 이유로든 불면의 밤을 보내는 모든 이들이 평안히
잠이 들기를 기도해본다.

동글동글 세상에 동글동글한 캐릭터들이 반복되어 그려진 그림이 편안함을 주는 동시에 넓게 트인 시야가 시원한 느낌을 준다. 서서히 어두워지는 하늘에서 오묘한 색이 마치 잉크가 서서히 번져가는 듯한 느낌도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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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와의 티타임 - 정소연 소설집
정소연 지음 / 래빗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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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질문을 유도하며 사고를 확장시키는 SF이야기는 지극히 현실의 기초 위에 발을 딛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너무 허무맹랑해서 공감이 전혀 안될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세계가 아닌 내가 모르는 세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과 호기심은 세계를 넓혀나가는 원동력이자 과학의 발전의 밑거름이다. 과학의 발전은 상상의 세계를 현실의 세계로 만들고 마찬가지로 문학적 상상 역시 세계를 넓혀주는 역할을 한다. 다수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SF소설가들이 칭찬하는 이유다.
표제작 <앨리스와의 티타임>은 다중 세계를 여행하는 주인공을 내세워 마치 우리가 어릴 적 읽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주인공이 되는 기쁨을 누리게 해준다. 다른 세계를 갈 수 있을 뿐 내가 그 세계를 바꾸거나 내 세계를 바꿀 수는 없다.
내가 서 있는 세계에서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에 유의미한 변화는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사고의 확장을 가져온다.
어디에서도 존재감을 찾을 수 없는 청소년 지영처럼 마치 잘못된 세계로 들어와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비거스렁이>, 지구의 일상을 경험하러 온 그들이라 표현된 외계인과 옆집에 살게 된 <옆집의 영희씨>.
실재로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공간, 외계생명체가 어딘가에 어쩌면 아주 가까운 곳에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 존재하는 틈을 비집고 들어와 나를 흔든다.
경직된 사고를 파고들어 균열을 일으키고 깨뜨리는데 전혀 불편하거나 거북하지 않고 오히려 따뜻하면서 희망적인 마음을 품게되는 점이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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