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정원 -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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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1977년~1981년까지 초등학생 동구가 그린 가족과 주변인의 삶을 그린 이야기다. 온전히 내 것이 될 수 없는 동네 3층 집 아름다운 정원처럼 동구의 마음 속에서 존재하는 아름다운 정원. 그곳에는 사랑하는 귀엽고 재능 많은 천재 동생 영주가 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같은 박영은 선생님이 계신다. 할머니께서 던지는 이유없는 구박과 욕설을 들으면서도 가족을 위해 인내하는 상처받은 어머니도 계신다.
가족의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한 채 가장이라는 권위에만 집착하는 권위적이고 무력한 아버지도 계신다. 고향을 떠나 친구 하나없이 외롭다고 이해해 드리고 싶은(여전히 힘들지만) 할머니도 계신다.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이며 폭력적인 시대를 대변해주는
할머니, 아버지, 오 선생님.
폭력에 인내하고 희생하며 절망에 빠진 어머니.
가장 정확하고 간결한 언어들로 자신과 타인의 현재 상황과 생각을 잘 설명하는 박영은 선생님.
동구와 동구네 가족을 보살펴주는 따뜻한 마음을 품은
주리 삼촌, 상도형네 아줌마, 모실할머니.

인왕산 자락 동네 골목을 배경으로 펼쳐진 이야기에는 희노애락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생생한 묘사와 감정의 파고를 넘나들게 만드는 수려한
문장은 독자에게 읽는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
한 편의 드라마틱한 영화을 보고 난 후 긴 여운이 가시지 않은 채 오래 그자리에 머물러 만들고 시간이 지날수록 곱씹으며 때때로 분노와 절망을, 때로는 웃음과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소설이다.

✳️인상깊은 문장들

오늘만 거지 같은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아주 오랜 시간동안, 계속적으로 벗어날 수 없는 거지같은 날들이 계속되리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 사람들은 이런 걸 가지고 '절망' 이라고 부르는 게 아닐까.

'누군가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 때는 그 사람이 왜
저러는걸까 하는 생각을 해봐. 모든 행동엔 이유가 있지
않겠니."

살다보면 아픔이 많지. 어려운 일을 겪다보면 서로 섭섭한 일도 많이 생기게 되고. 그런 걸 모두 네가 잘했다, 내가 잘했다, 따지면 안되는 거야. 무조건 서로 이해해 주면서 살아야 해. 그게 가족이다.

제발 아버지가 집착을 버리면 좋겠다. 이렇게 온 가족이 망신창이가 되어버렸는데도 아직도 아버지는 자신이 중앙에서 있는지 밀려났는지 그것부터 염려한다.

지금 아버지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아버지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절대적인 권위가 오늘날 우리 가족 누구에게도 힘이 되지 못하고, 아버지가 애써 생각해낸 위로의 말이 엄마의 병을 낫게 하지도 못하고, 아버지가 마지막까지 믿었던 할머니가 저렇게 한심한 모습으로 자신의 모습을 책임지지 못하는, 아버지가 한 번도 그러리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아버지의 끔찍한 무력함일 것 같았다.

죽은 줄만 알았던 곤줄박이가 지치고 고단한 모습으로나마 살아 모습을 드러낸 것이, 나의 사랑하는 이들을 언젠가 다시 만나리라는 상서로운 조짐이라고 생각해도 되는 것일까?

나의 정원에도 온전히 같지 않지만 이런 모습이 있는 듯 하다.
앞으로 심어질 나의 정원에는 말그대로 아름다운 것들로 채우고 싶다는 희망을 품어본다.

독서모임지원이벤트에 당첨되어 5권의 도서지원을 받은 후 함께 읽고 나눈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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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을 찾아서 - 2024 칼데콧 영예상, 2024 아시아·태평양·미국문학상 대상 수상작 열린어린이 그림책 32
줄리 렁 지음, 차호윤 그림, 장미란 옮김 / 열린어린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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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을 막론하고 용은 상상 속 신성한 동물이자
판타지 모험 최고 캐릭터!
영화, 애니메이션, 책, 게임에서 두루 사용되고 있으니 말이죠.

엄마는 아이에게 소중한 비밀을 말해줍니다.
아이가 지닌 강력한 마법을 알려면 모험을 떠나야 한다고 말이죠.

먼저 아이는 빨간 망토와 튼튼한 장화를 신고 깊고 깊은 숲으로 들어갑니다.
작은 요정, 말하고 움직이는 듯한 나무, 도깨비불, 토롤들을 찾아보세요. 곳곳에서 서양의 판타지 모험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요 배경이죠.
늪지 한 가운데 오두막에 사는 지혜로운 할머니는 맛있는 음식을 차려놓고 용에 대해 말해줍니다.

아이는 이어 또 다른 숲으로 가는데요.
동양에서 볼 수 있는 대나무숲으로 배경이 바뀌면서
아이의 옷차림도 달라집니다.
구미호, 처녀귀신, 옥토끼, 달의 여신.
폭포가 내려다보이는 으리으리한 집에 사는 지혜로운 할머니는 국화차를 따라주며 용에 대해 말해줍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아이가 떠나는 판타지 모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액자식 구성으로 동서양 문화가 가지는 차이와 동시에 공존을 노래한 그림책입니다.
두 할머니를 통해 듣는 '용'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든지 동서양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는 만드는 힘이 느껴져 매우 인상적입니다.

서양의 붉은 용과 배경이 되는 숲은 수채화 붓과 펜촉을 활용해서 그리고 동양의 푸른 용은 민화 붓으로 그려서 동양화의 느낌이 굉장히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용이 책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은 생생함이 전해집니다.
두 할머니가 살고 있는 집과 할머니가 준비해둔 음식들도 동서양 차이를 잘 느낄 수 있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글의 내용에 잘 어울리도록 역동적이고 화려한 색의 조화가 섬세하고 아름답게 표현된 그림책입니다.
한 권의 책 안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니,
한 장의 그림 안에 숨어 있는 그림이 이렇게 많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한 권의 책으로 다양한 문화의 향기를 느끼고 싶다면,
동서양의 용이 어떻게 다른지 아이들과 함께 알고 싶다면, 흥미로운 모험과 판타지를 좋아하는 아이를 둔 부모라면 아이와 함께 꼭 읽어야할 그림책.
2024칼데콧영예상 & 2024아시아태평양미국문학상 대상 수상에 딱~ 맞는 그림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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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을 찾아서 - 2024 칼데콧 영예상, 2024 아시아·태평양·미국문학상 대상 수상작 열린어린이 그림책 32
줄리 렁 지음, 차호윤 그림, 장미란 옮김 / 열린어린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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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을 막론하고 용은 상상 속 신성한 동물이자
판타지 모험 최고 캐릭터!
영화, 애니메이션, 책, 게임에서 두루 사용되고 있으니 말이죠.

엄마는 아이에게 소중한 비밀을 말해줍니다.
아이가 지닌 강력한 마법을 알려면 모험을 떠나야 한다고 말이죠.

먼저 아이는 빨간 망토와 튼튼한 장화를 신고 깊고 깊은 숲으로 들어갑니다.
작은 요정, 말하고 움직이는 듯한 나무, 도깨비불, 토롤들을 찾아보세요. 곳곳에서 서양의 판타지 모험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요 배경이죠.
늪지 한 가운데 오두막에 사는 지혜로운 할머니는 맛있는 음식을 차려놓고 용에 대해 말해줍니다.

아이는 이어 또 다른 숲으로 가는데요.
동양에서 볼 수 있는 대나무숲으로 배경이 바뀌면서
아이의 옷차림도 달라집니다.
구미호, 처녀귀신, 옥토끼, 달의 여신.
폭포가 내려다보이는 으리으리한 집에 사는 지혜로운 할머니는 국화차를 따라주며 용에 대해 말해줍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아이가 떠나는 판타지 모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액자식 구성으로 동서양 문화가 가지는 차이와 동시에 공존을 노래한 그림책입니다.
두 할머니를 통해 듣는 '용'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든지 동서양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는 만드는 힘이 느껴져 매우 인상적입니다.

서양의 붉은 용과 배경이 되는 숲은 수채화 붓과 펜촉을 활용해서 그리고 동양의 푸른 용은 민화 붓으로 그려서 동양화의 느낌이 굉장히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용이 책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은 생생함이 전해집니다.
두 할머니가 살고 있는 집과 할머니가 준비해둔 음식들도 동서양 차이를 잘 느낄 수 있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글의 내용에 잘 어울리도록 역동적이고 화려한 색의 조화가 섬세하고 아름답게 표현된 그림책입니다.
한 권의 책 안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니,
한 장의 그림 안에 숨어 있는 그림이 이렇게 많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한 권의 책으로 다양한 문화의 향기를 느끼고 싶다면,
동서양의 용이 어떻게 다른지 아이들과 함께 알고 싶다면, 흥미로운 모험과 판타지를 좋아하는 아이를 둔 부모라면 아이와 함께 꼭 읽어야할 그림책.
2024칼데콧영예상 & 2024아시아태평양미국문학상 대상 수상에 딱~ 맞는 그림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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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의 미리보기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85
쿠로노 신이치 지음, 이미향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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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일곱 가와나 미카는 등교를 거부하고 은둔형 외톨이로 지낸지 5개월 정도로 부모와의 심한 마찰로 대학 병원 정신 의학과를 찾는다. 자신의 문제를 타인 혹은 사회탓으로 돌린다.
자신을 진료하는 의사조차 믿지 못하고 냉소적으로 대하는 미카. 의사 아쓰미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결심하며 미카가 우울증에 벗어나기를 희망하며 과거를 돌아보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현재의 열 일곱이 스물 여섯이 들려주는 열 일곱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용기를 얻게될 것인가.
누구에게나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닥쳤을 때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말이다.

고용 불안, 산업 재해, 실업, 빈곤과 같은 경제적 위기 상황과 가정 폭력, 무책임한 부모, 고교 차별화 같은 다양한 문제들이 언급되어 있다.
아쓰미와 소꼽친구 유타로 상황은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모범생 이자 심성이 올바른 아쓰미. 아쓰미와 비슷한 상황에서 학교 생활에 뜻을 두지 못한 채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유타로.
비슷한 상황에 있어도 다른 삶을 사는 아쓰미와 유타로.
상황은 점점 나아지지 않고 둘은 서로를 위로하며 마음을 열게 되고 둘은 희망의 빛을 찾아 떠나게 됩니다.
가정과 제도권 내에서 보호받지 못한 두 아이의 삶이 어떻게
펼쳐질지 결말은 예상을 벗어난다. 그러니 끝까지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상황과 현실 속의 자신 사이에 괴리가 클수록 좌절하고 상처받는 청소년의 심리를 잘 보여주는 성장 소설입니다.

#도서협찬 #서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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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섬에 가 보자!
김민우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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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좋아하는 개 '귤'과 집 안에서 혼자 노는 고양이 '가지'
어느 날 사진 속의 작은 섬에 반한 '가지'는 너무 많이 생각해서 아플 지경에 이릅니다. '가지'를 지켜본 귤은 둘 만의 섬 여행을 결심합니다. 귤과 가지는 무사히 섬 여행을 다녀올 수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표지만 봐도 너무 신나고 행복한 마음이 전해지는 책입니다. 간절히 바라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기분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첫 여행이 주는 설렘과 짜릿함도 느껴봅니다.
'가지'에게 '귤' 처럼 마음을 잘 살펴주고 알아주는 존재가 있다는 건 삶에서 커다란 축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귤은 가지가 궁금한 것이 있을 때 차근차근 설명도 해주고 계속해서 물어봐 줍니다. 같은 곳을 바라보고 옆에서 지켜주면서 끝까지 모든 것을 살뜰히 챙겨 줍니다.
"계단 조심해" "발바닥 안 아파"
"너무 두리번 거리면 안돼"
"졸리면 자. 한참 걸릴 거야" "사람들 없어.올라 와"

나는 누군가에게 이런 존재인지, 나에게 이런 존재가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됩니다.

보호자도 없이 처음으로 가는 둘 만의 첫 섬 여행.
처음 보는 풍경에 한참을 바라보고 한바탕 뛰고 달리며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섬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랍니다.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느끼면서 집으로 돌아온 귤과 가지.
평소처럼 나란히 창밖을 보는 가지와 귤의 모습은 뭔가 좀 달라진 것 같이 보이는데요.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소원을 이루었기 때문인거 같아 마음이 뭉클하고 흐뭇해집니다.
둘만의 비밀 여행!
두고두고 생각할 때마다 가슴 벅찬 소중한 추억을 떠올릴 그림책이니 꼭 만나보세요.
작가의 말처럼 여행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와 새로운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나를 발견해보는 기쁨을 누려볼 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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