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우주전쟁 중에 첫사랑 민음의 시 157
서동욱 지음 / 민음사 / 200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 우주전쟁 중에 첫사랑

지은이 : 서동욱

출판사 : 민음사

 

 뒷 이야기가 궁금해 서둘러 읽게 되는 다른 책들을 뒤로 하고, 천천히 시간이 흐르는 대로 몸과 마음을 맡겨도 되는 시에 끌리는 것은 어쩌면 감성을 자극하는 이 촉촉한 가을에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 나와 있는 시와 20대 초반에 읽었던 사랑의 시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즐길 수 있겠지 하는 섣부른 생각을 하며 [우주전쟁 중에 첫사랑]을 집어 들었다. 그러나 그 생각은 나의 오만한 생각이었음을 첫 장을 읽으면서부터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 접하는 서동욱 시인의 [우주전쟁 중의 첫사랑]은 내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우. 주. 전. 쟁. 중. 에. 첫. 사. 랑. 음...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첫 장의 시인 <입맞춤>을 시작으로 마지장의 시인 <임종의 한 순간>까지 총 52편의 시를 읽으면서 나는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하고 붕 뜬 기분이었다.

 

 내 나름대로 해석을 해 보자면 처음 만나 사랑을 하고 사귀다가 결혼해서 살다가 죽기까지의 삶의 여정속에 우주 전쟁 속 같은 어지럽고 삭막한 삶을 살면서 느낀 감정들의 시로 표현 한 듯 하다. 시간의 흐름 속에 우리의 삶도 고스란히 담겨 있고, 그 안에서 만나고 헤어지고, 사랑하고 결혼해서 살다가 죽는 순간까지의 사람에 대한 연민과 내면속의 고뇌가 그대로  담겨 있는 것이다. 사소한 물건 하나에도 우리의 정신이 깃들어 있을 거라 생각하니 전혀 사소한 것이 아닌게 되는 것 같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시를 자주 찾게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황금의 땅을 찾아서 우리문고 20
스콧 오델 지음, 정미영 옮김 / 우리교육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제목 : 황금의 땅을 찾아서

지은이 : 스콧 오델

출판사 : 우리교육

 

 

 [황금의 땅을 찾아서]. 청소년 문고다~!! 하고 생각한 순간 표지를 보니 '뉴베리 아너상' 수상 작품이다. 이런 감격이... 스콧 오델이라는 저자가 생소하긴 하지만 오히려 더 기쁘다.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작가이니 앞으로 읽어야 할 좋은 책이 더 많아질테니까 말이다. 스콧 오델은 알고 보니 대단한 사람이다.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수상했고, 저서인 [푸른 돌고래섬]은 뉴베리 위너상을, [황금의 땅을 찾아서]와 함께 [라몬의 바다]와 [달빛 노래]로는 세번이나 뉴베리 아너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어린이나 청소년을 위해 좋은 책을 쓴다는 사실이 이 상들로 이미 증명이 된 셈이니 무조건 믿고 읽어 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인 에스테반 데 산도발은 열일곱살로 황제의 황금을 훔친 혐의로 감옥에 갖혀 있다. 자신도 훔친 혐의를 인정하여 유죄가 확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몇 년형을 선고 받을 것인가를 놓고 재판을 받고 있다. 자신을 담당하는 간수나 주변 사람들은 주인공이 훔친 황금을 조금이라도 얻어 내기 위해 물신양면으로 도움을 주고 있지만, 주인공은 그들이 조금이라도 황금을 얻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자신도 그 황금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의 나이로 치자면 중학교 2학년쯤 되는 열다섯의 주인공은 어른들과 함께 탐험하며 이미 나와 있는 지도를 베끼면서 지도 제작자의 꿈을 키우는 중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지도를 베끼고 보완하는 일만 할 것이 아니라 미지의 세계를 직접 보고 지도를 제작해서 명성을 얻으라는 이야기를 믿고, 자신의 꿈을 위해 물직적인 부에 눈이 먼 어른들을 따라 황금의 땅을 찾아 나선다. 온갖 고생을 하며 죽을 고비를 넘기고 드디어 황금을 찾아 내는데 성공하지만, 점점 황금에 집착하는 어른에게 동화되어 간다. 끝까지 남았던 4명 중 키우던 개에게 물려 대장이 죽고, 지도 제작을 도와 주던 지아는 주인공이 점점 황금만을 쫓던 대장과 같아진다는 말을 남기고 고향으로 돌아 가고, 주인공이 황금에 눈이 멀지 않도록 하려고 끝까지 곁을 지키는 신부님도 병으로 죽게 된다. 홀로 남게 되자 주인공은 자신이 황금에 눈이 멀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도 찾을 수 없는 곳에 어렵게 얻은 황금을 버리게 된다.

 

 어떤 과정으로 지도 제작자가 되고 싶었는지, 어린 나에게 탐험가들과 함께 여행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을 나와 있진 않지만, 주인공이 지도 제작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고 보기 좋았다. 황금을 찾아 여행을 하면서도  황금보다는 주변 환경을 더 눈여겨 보고, 지도를 꼼꼼히 제작하는 모습에 꿈을 쫓는 순수한 청소년의 모습이 느껴졌다. 황금이 가까워질수록 포악해지고 주변 사람들을 믿지 못하는 어른처럼 점점 변해가는 주인공을 보면서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함께 한 사람들이 하나 둘 죽고, 남아 있는 사람들마저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 대장을 보면서 주인공도 서서히 물들어 간다. 청소년은 이렇게 주위 어른들을 보고 들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본받게 되는 것이다.

 

 재판을 받는 사이사이에 감옥에서 일기를 쓰는 형식을 빌어 현재의 감옥 생활과 과거의 황금의 땅을 찾아서 떠난 이야기를 번갈아 가면서 서술하고 있어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고 2편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주변을 살펴 보면  자신의 감정을 건트롤하지 못하는 어른들도 많고, 자신이 하는 말이 나쁜 말인지도 모르고 그냥 내뱉는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물질적인 것만을 추구해 가는 어른들이 많아짐에 따라 옳고 그름을 확실히 분간하지 못하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여과없이 나쁜 점들을 받아 들이게 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더욱 삭막해지지 않도록 어른들이 많은 노력을 해야 하겠다. 청소년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이 책을 많이 읽고 교훈을 얻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련님 베스트셀러 미니북 10
나쓰메 소세키 지음, 한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도련님

지은이 : 나쓰메 소세키

출판사 : 소담출판사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성장소설이나 청소년 소설에 관심을 갖게 되고, 책을 즐겨 읽다 보니 고전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서점에서 책을 고르다 발견한 작고 귀여운 책. 소담 베스트셀러 미니북. 마음에 쏘~옥 들어 '시리즈를 모아야지' 하고 결심을 했다. 소담 미니북 중 가장 먼저 나의 마음에 들어 온 책은 지인이 선물 해 준 일본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 이다. 어린 시절 제목을 한, 두번 들어 본 적은 있었으나 이 책을 읽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서야 이 책을 읽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지만 이제라도 만나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가...

 

 이 책의 작가인 나쓰메 소세키는 유명을 달리한 지 100년에서 1년이 모자라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글을 쓰고 돌아가신 분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니 책이 아니고서는 감히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새삼스레 감동이 밀려 온다.

 

 이 책 [도련님]은 일인칭 시점으로 주인공의 이름도 알려 주지 않는다. 시종 일관 도련님이다. 그래서인지 감정이입이 더 잘 되는 듯하다. 글을 읽어 가다 보면 내가 도련님이고, 도련님이 바로 나다.

 

 도련님은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고 '기요' 라는 할멈의 손에 자란다.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6년째가 되자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의가 좋지 않았던 형과는 자연스레 연을 끓게 된다. 우연히 중학교 선생님이 될 기회가 오고 자신이 살았던 도쿄를 떠나 섬마을로 가게 되는데 섬마을 사람들이라 하여 속으로 없신 여기는 마음이 있었으나 도리어 자신이 학생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선생님들에게 이용을 당할 위기에 놓이지만 우리의 도련님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비록 몰락했고 능력도 없지만 한 때는 잘나가는 집안의 도련님이기도 했고,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소신이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 좋은편, 나쁜편 내지는 착한 놈, 나쁜 놈으로 편을 나누어 생각하듯 도련님은 속으로 자신의 편, 즉 올바르고  정직한 사람을 추려내어 사귀게 된다. 결과적으로는 학교에서 쫓겨나는 꼴이 되었지만 끝까지 정의를 위해 싸웠다는 뿌듯함과 긍지를 마음속 깊이 갖고 있는 것 같다.

 

 뭍으로 나와 자신을 길러주고, 오로지 도련님이 잘 되기를 바라는 하녀 '기요'와 1 년쯤 같이 살다가 '기요'의 죽음으로 인해 둘 만의 동거 생활을 막을 내리게 된다. 세상에 피붙이 하나 없이 살면서 기요의 죽음으로 어쩌면 도련님은 그 동안 자신의 정신적 지주를 잃었는지도 모른다. 기요는 도련님에게 아버지요, 어머니요, 친구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이 소설이 씌여진지 100여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게 신기하다. 그 때의 사회상이나 현재의 사회상이 비슷하고, 사람들이 고민하는게 비슷하다는 말이겠지.. 일본인들은 이 책의 저자인 나쓰메 소세키를 '일본의 대문호', '일본의 세익스피어' 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 명성에 걸맞는 책이었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워낭소리
인디스토리 엮음 / 링거스그룹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제목 : 워낭소리
지은이 : 인디스토리
출판사 : 링거스

 

 

 우~ 우~ 딸랑~ 딸랑~.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그 소리를 잊을 수가 없다. 아마 올해 4월 쯤이었던 것 같다. 직장 동료들과 점심식사 후 영화관에 들러 볼 영화를 고르고 있었다. 신입이지만 가장 연장자였던 선생님에게 선택권이 주어지고, 그 선생님보다 15살~ 20살 가량 어렸던 우리는 제발 재미있는 것을 고르기를 바라고 또 바랬다. 난 사실 아무거나 상관이 없었다. 내 인생에 영화 감상은 멀리, 저 멀리 가 버린지 오래였고, 시간이 아까운 것, 차라리 그 시간에 책을 읽지... 라는 생각이 뿌리 깊이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선생님이 [워낭소리]를 선택하자 나머지 선생님들의 표정이 굳었다. 친구나 연인과 왔다면 그 영화는 선택하지 않았을 거라는 표정이랄까? 나는 그 상황이 내심 너무 웃겼지만 포스터를 보니 어렸을 때 키웠던 소의 커다란 눈망울이 생각나며 꽤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워낭소리]는 아무런 예고없이 불쑥 내 가슴으로 들어 왔다. 느릿느릿 걷는 소 뒤에는 달구지가 달려 있고, 그 위에는 할아버지가 쓰러질 듯 아슬아슬하게 졸고 계셨다. 꿈벅꿈벅 커다란 눈망울은 곧 눈물을 쏟을 것 같았고, 매일 지치지도 않는 할머니의 지청구는 정겹기까지 했다. 할아버지와 자신의 수명을 훨씬 넘겨 버린 늙은 소는 서로 의지하며 평생을 논으로 밭으로 다니며 일을 했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투박하게 서로 내색하지 않으며 삶의 고단함을 보듬어 살고 계셨다.

 

 미련스럽게 옛날 방식을 고수하며 농사를 짓고, 하루라도 거르면 세상이 어떻게 될 것처럼 일을 하는 할아버지와 이미 너무 늙어 버린 소... 부모님의 모습이 떠올라 눈시울이 붉어 졌다. 새벽 동이 트기도 전에 논에 나가시고, 어두어서 보이지도 않는 저녁까지 시장하지도 않는지 묵묵히 일을 하시던 부모님... 우리네 부모님은 무엇을 위해 그렇게 자신을 죽여 가며 일을 하셨나... 하는 생각을 하니 눈물을 흘리는 것조차 죄송스러웠다.

 

 그렇게 펑펑 울며 영화를 보고 나온 밖은 햇빛이 따갑게 내리 쬐고 있었다. 얼른 시골집에 전화 해야지... 들어 갈때 뚱했던 젊은 선생님들이 얼굴은 어느 새 색깔 고운 홍시마냥 발그레 붉어져 있었다.

 

 늙은 소가 죽고 할아버지는 어떤 삶을 살고 계실지 내내 궁금했는데, 나처럼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았던지 실제 주인공인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시는 봉화에는 취재진들이 몰려 곤욕을 치뤘다고 한다. 누군가에게는 온전한 삶인데 누군가에는 그냥 가십이라고 생각하니 할아버지, 할머니가 겪었을 고통이 느껴져 가슴이 아팠다.

 

 영화로 미쳐 느끼지 못햇던 것을 책으로 읽으며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 참 좋았다. 우리가 잊고 사는 우리의 과거의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해 준 책과 영화 [워낭소리]에 감사한다. 독립 영화 사상 최초 관객수 300만명 돌파!!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는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