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오고 있는가 - 어느 재미 정치학자의 한반도 통일 비전
나필열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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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필열.통일은 오고 있는가

 

 

 

   통일. 통일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통일에 대한 책을 읽어본 적도 없다. 이 책은 통일에 대해서 저자인 나필열 씨가 쓴 책이다. 저자는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수료했다. 버니지나 롱우드대학교에서 정치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메릴랜드대학교 아시아학부에서 강의했다고 한다. 솔직히 저자분에 대해서는 이번에 처음 알았지만,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 정치학자임에도 한반도의 통일에 대해서 깊은 연구를 하셨고, 이 책을 통해서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한반도가 왜 분단이 되었는가에 대해서 저자는 설명한다. 한국전쟁을 토대로 한반도가 분단이 되었고 한국전쟁 이후, 냉전이 오히려 심해졌다. 공산권과 비공산권의 대립을 통해 남북한 사회는 소련과 미국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남북한 사회가 비정상적인 발전을 하게 되었고 현재까지 이르렀다. 저자는 '실패한 통일 전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한국전쟁을 말한다. 이렇게 통일 전쟁이 실패 이후 계속된 남북한의 비정상적인 발전을 끝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통일을 해야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한반도가 통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저자는 '영세중립화'를 내세운다. 한반도가 통일되는 것을 염려하는 나라들은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과 같은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이다. 이들 열강들은 한반도의 통일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의 세력균형이 깨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한 정상들이 만나거나, 회담을 하고 교류를 하는 것을 항상 주변국들은 두려워한다. 세력이 깨지는 것의 불안함. 주변 열강들의 불안을 없애기 위해, 남북한의 통일을 위한 암묵적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저자가 말한 '영세중립화'가 필요하다. 저자는 영세중립화만이 모든 주변 열강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유일한 방책이라고까지 역설한다.  

 

   책을 읽으면서 하나하나가 굉장히 신선했다. '영세중립화'에 대해서 들어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우리나라에 적용시켜서 설명하는 글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한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는 몰라도 과연 실제로 실행가능한 이론일까라는 점이었다. 현 정부는 통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안그래도 박근혜 대통령이 작년에 '통일대박'이라는 말을 유행시키셨는데, 뭔가 강제로 밀어붙이는 느낌이 들었다. 왜 통일이 필요하고 정부는 통일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데 현정부는 국민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담을 쌓고 있는 듯해서 기분이 매우 착잡하다. 뭐. 앞으로 어떻게는 잘 하겠지?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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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고객 - 고객도 모르는 고객의 구매심리를 꿰뚫어보는 법칙
김경필 지음 / 김영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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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필.야생의 고객

 

 

   김영사에서 새로운 마케팅 서적이 나왔다. 제목은 <야생의 고객>. 저자는 김경필 씨.

책 날개에 소개된 그의 약력이 매우 흥미로웠다. "'질문하는 마케터' 김경필의 가장 큰 무기는 '질문'이다."가 첫 문장이다. 소크라테스가 상대방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사고를 새롭게 확장해 나간 것처럼 김경필도 고객들에게 다 아는 것을 질문하는 것이 아닌 모르는 점을 질문한다. 고객에게 질문을 함으로써 답변을 얻고, 왜 그런 답변을 했는지 분석한다. 마케팅의 시작은 고객에게 '질문'하는 것이다.  

 

   들어가는 글부터 독자친화적인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매우 빠른 속도로 다 읽을 수 있었다. 처음에 나오는 사례로 '헌터(Hunter)'라는 패션 장화가 등장한다. 왜 불편한 장화를 비오는 날 여자들은 신고 싶어 할까? 장화를 즐겨 신는 여성분들은 알겠지만 약간 불편할지라도 비오는 날 자신을 화려하게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패션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헌터를 신은 여성들을 '깜찍해서 다섯 살(?)은 어려보이게 한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장화신는 패션은 별로 안좋아한다. 누가 신든 간에 장화를 신으면 일단 다리가 너무 짧아보이고 누가 신느냐에 따라 너무 확 다름. 캐바케다.  

 

 

 

 

 

   여튼, 여기서 핵심은 고객들이 이성적으로만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불편할 지라도 패션아이템의 장점을 살릴 수 있기 때문에 신는 것이다. 저자는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가 현대 고객을 정의하는 것을 가정하여 "헌터를 구매하는 오늘날의 고객은 이성의 고객이 아니라 야생의 고객이다"라고 책에서 말한다. 고객은 항상 이성적인 동물이 아닌, 자신의 본능, 감성에 의존하여 구매를 하기도 하는 야생의 동물, 야생의 고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것이 바로 이 책 전체의 주된 핵심이다. 

 

 

   야생의 고객, 야생 마케팅, 야생의 사고, 야생의 소리 등 '야생'이 들어간 단어들을 중심으로 책은 전개된다. 야생의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들이 각 장마다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서 펼쳐지고 각 장의 마지막에는 '1장에서 기억할 것'과 같이 summary 형식으로 정리되어 있다. 한 장을 다 읽고 정리된 부분을 다시 읽으니 핵심을 파악할 수 있었고 매우 좋았던 부분이었다.

 

​   여러 사례들 중에서 노숙인 자활 잡지 <빅이슈>를 언급했던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책에서 등장하는 진정심씨는 구걸하는 노숙인에게 돈을 쉽게 주지 않는다. 현금으로 주는 돈이 노숙자들이 술을 사거나, 담배를 사거나 혹은 쓸데없이 사용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5천원이나 하는 <빅이슈>는 자주 구독한다. <빅이슈>의 수익의 절반인 2,500원은 노숙인 판매원에게 직접 돌아간다. <빅이슈> 판매원은 하루 수익의 50퍼센트를 무조건 저축해야하는 규정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노숙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무조건적 현금 기부로 사회적 약자를 돕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하철역에서 판매원을 발견하면 한 부 사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마케터들은 고객을 파악하는 데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책의 전반부에서 저자가 얘기했던 것처럼, 마케팅 이론의 틀에 껴맞춰 마케팅 계획을 수립하는 마케터들이 정말 많다.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보면서, 고객의 마음을 감성적으로 움직이고 제품의 구매로 이어질 때, 이는 좋은 마케팅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마케터로 일하는 현직자들은 반드시 봐야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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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2015 - 지각 변동의 시작
김윤이 외 지음 / 생각정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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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에 대한 트렌드 분석 책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이 책 <빅픽쳐 2015> 역시 그 많은 책들 중 하나이다. 눈에 띄는 한 가지 특징을 찾을 수가 있다면 이 책은 하버드 출신 국내 전문가들의 전망을 담았다는 것이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 공공정책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현재 뉴로어소시에이츠 대표인 김윤이 씨를 비롯해 총 11명의 하버드 석사 혹은 박사 출신의 전문가들이 이 책의 저술에 참여했다. 하버드 출신들이 모여 미래에 대해 전망을 내놓았다고 하니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필자들은 책을 준비하면서 한국사회에 나타난 두 가지 특징을 발견, 이를 바탕으로 챕터를 구성했다. 하나는 '진화형 어젠다', 또 다른 하나는 '전통 어젠다의 반격'이다.

먼저 '진화형 어젠다'는 교육 제도를 뒤흔들 수 있는 플립러닝, 나의 질병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맞춤 의료, 사물과 사물, 사물과 사람을 연결하는 사물 인터넷, 사회적 경제와 공유 도시 등으로 설명된다. 이 것들은 과거의 패러다임을 뒤집거나 완전히 새롭게 나타난 것이 아닌, 의식의 전환으로 탄생한 결과물들이다. 2부 전통 어젠다의 반격에서는 자본주의 논쟁, 교육 불평등, 디지털 저널리즘 등 기존에 존재했던 어젠다들에 대한 논란, 변화에 대해 담았다.

    모든 챕터들을 재미있게 읽었다.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요즘 엄청나게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사물인터넷 파트였다. 사물인터넷은 Internet of Things라고 영문으로 표기한다. 사물인터넷은 무엇인가? 처음에 이 신기한 단어를 보면서 한참동안 어떤 의미일지 생각을 했다. 사물인터넷은 말그대로 사물들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는 기기, PC, 태플릿, 스마트폰을 제외한 보다 광범위한 사물들과의 인터넷 연결을 의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집에 잘 잃어버리는 물건이 있다. 그렇다면 이 물건에 센서를 부착시켜서 다음에 잃어버렸을 때 스마트폰으로 이를 찾을 수 있다. 집 밖에 나갔을 때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전자렌지 불을 끌 수도 있다. 언제 어디서든 사물들을 통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새로운 형태의 교육시스템...영화 속에서만 가능할 것 같았던 그런 시대가 이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느껴졌다. 인류에게 더 이롭게, 편리하게 바뀐다면 당연히 새로운 형태의 테크놀로지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같은 경우, 개인 정보가 쉽게 유출될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막을 방법을 연구하고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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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투 원 - 스탠퍼드 대학교 스타트업 최고 명강의
피터 틸 & 블레이크 매스터스 지음, 이지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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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실리콘 밸리의 대표적 성공 창업가인 피터 틸과 피터 틸의 수업을 들었던 블레이크 매스터스가 쓴 책이다. 피터 틸은 전제결제시스템회사로 유명한 페이팔(Paypal)의 창업주로 온라인 상거래 시대를 연 주역으로서, 페이스북을 비롯해 팰런티어 테크놀로지, 링크트인, 옐프 등 수십 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해 성공을 거둔 투자자이기도 하다. 실래콘밸리를 움직이는 파워그룹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로 불린다. 피터 틸과 함께 이 책을 쓴 사람은 블레이크 매스터스다. 그는 2012년 스탠퍼드 로스쿨에 재학중이었을 때, 피터 틸의 강의를 듣게 된다. 그는 꼼꼼히 블로그에 틸의 강의를 연재했고 조회부 100만 회가 넘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블레이크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 책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   제로 투 원. 0에서 1이 되려면. 피터 틸은 끊임없이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보다는 기존에 존재하는 것을 변형 혹은 모방에서 만들 수도 있지만 피터 틸의 표현을 빌리면 그것은 단지 1에서 n이 될 뿐이다. 그리고 이렇게 새로운 것을 만들고 기업의 토대를 구축한 뒤, 완전경쟁이 아닌 독점을 해야한다. 그는 독점은 진보의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독점기업은 모든 이윤을 독식하기는 하지만, 독점 이윤을 가지고 혁신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점 이윤이 생기면 좀 더 여유를 가지고 단기간의 이윤창출뿐만 아니라 좀 더 장기적인 연구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고객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페이팔의 성공사례, 그리고 테슬라의 사례가 인상적이었다. 페이팔은 1999년 신규 회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메일 결제 상품을 성공적으로 내놓았고, 누구든지 페이팔 웹사이트에서 로그인해서 쉽게 돈을 이체할 수 있었다. 그들에게 부족했던 것은 고객 수였다. 그들은 한 가지 방법을 찾아냈다. 신규 가입자에게 돈을 지급하는 것이었다. 신규 가입자에게는 무조건 10달러를 지급하고, 친구를 한 명 소개할 때마다 10달러를 추가로 지급했다. 이 방법으로 신규 가입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수십만 명의 신규 고객을 얻을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스타트업 회사의 마케팅 방법으로는 정말 터무니없는 방법이었을 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대담했다. 후에 <월스트리트저널>에 페이팔 기사가 실렸고 수억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독점 기업이 되라. 끊임없이 혁신을 해라. 피터 틸이 강조한 말들을 되뇌이면서 우리나라 현실을 생각해보았다. 한국의 독점 기업들은 혁신을 거듭하여 고객들을 만족시키고 있는가? 피터의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한국의 사정은 좀 다른 것 같다.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은 어떤가? 하청업체들에게 갑의 횡포를 부리는 경우가 허다하고, 부정부패, 비리의 문제가 심각하다. 미국의 검색서비스 독점기업 구글이 있다면 한국에는 독점기업 네이버가 있다. 어제 무심코 이완구 총리가 내정되었다는 글을 읽으면서, 비판적인 댓글이 사라지고, 우호적인 댓글이 연달아 달려서 베스트 댓글에 올라가는 이상한 현상을 보았다. 네이버는 왜 댓글을 조작하는 것인가? 정부와의 관계? 뒷돈? 개인적으로 몇 가지 수식어를 피터 틸이 강조한 독점 기업에 넣고 싶다. "투명하고 윤리적 경영을 하는" 독점 기업이 되라.

   다음달 24~25일 피터 틸이 방한한다고 한다. 이번에 한국에서 스타트업 기업들과 대학생들을 상대로 벤처기업의 성공 전략과 투자 노하우 등에 대한 특별강연을 열 계획이라고 하는데, 시간이 된다면 그의 강연을 직접 가서 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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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가는 힙합 수업 - 힙합이 알려 준 삶의 행복과 긍정 에너지
김봉현 지음 / 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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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 이 책에 끌렸던 이유는 음악 평론가인 김봉현 씨가 썼다는 이유에서였다. 힙합에 대해서 김봉현 씨가 쓴 글을 몇 번 읽은 적이 있었는데 글을 참 재미있게 잘 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찾아보니 최근에는 '힙합초대석'인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고, 유명한 래퍼들이 아닌 무명의 언더그라운드 래퍼들에게 직접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이런 활동을 하며 바삐 살아가는 그가 이번에 힙합 개론서라고 불릴 만큼, 힙합에 대해서 잘 모르는 초보자들이 읽으면 쉽게 힙합을 이해할 수 있는 책 <나를 찾아가는 힙합수업>을 냈다.


   이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셀프메이드, 허슬, 샘플링, 스웨거, 리스펙트 등과 같이 힙합 용어를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많이 등장했던 단어는 '게토(ghetto)'인 듯 싶다. 게토는 '사회적.경제적으로 방치되어 있는 소수 인종이나 민족이 집단을 이루어 사는 도시의 빈민가'라고 저자는 책에서 정의한다. 왜 게토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했을까? 바로 힙합의 기본 정신이 빈민가인 게토에서 유래했기 때문이었다. 주로 게토에는 흑인들이 거주한다. '힙합'은 게토에 거주하는 흑인들이 탈출할 수 있도록, 그리고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게토에서 느낀 감정들을 솔직하게 노래로 만들고,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게 되면 결국 유명한 래퍼가 되어 부와 명예를 얻게 된다. 세계적인 래퍼 제이지(Jay-Z)는 게토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래퍼다. 거리에서 마약을 팔던 그는 뉴욕에서 가장 비싼 차를 타는 스타로 성장했다. 그의 성공의 배경엔 '힙합'이 존재했다.


   개인적으로 여러 개념들 중에서 '스웨거(Swagger)'파트도 재미있게 읽었다. 지드래곤이 만든 노래들 가사에 자주 등장하는 가사인 스웨거는 '잘난 척'이나 '허세'가 아닌 '자신의 멋을 스스로 드러내는 방식'에 가깝다고 김봉현 씨는 말한다. 비싼 차, 돈, 패션 등을 스웨거의 대상으로 한다. 어떻게 보면 '허세'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스웨거로 나타나는 약간의 '건방짐'은 힙합에 있어서 필수조건이라고 생각된다. 겸손하면서 자기 자신을 낮추는 힙합 노래 가사를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더 콰이엇 형님의 추천사에서 한 대목을 읽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힙합은 나를 키웠고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힙합은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있을까? 엠넷에서 방영된 쇼미더머니를 우연히 본 적이 있다. 방송에서 그들이 하는 랩 가사 속에 욕설들은 삐~처리가 되면서 굉장히 듣기가 거슬릴 정도였다. 힙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볼 때에는 그들이 욕을 하며 저급한 노래를 부르는 양아치, 건달들로 인식되기가 매우 쉬울 것 같았다. 책을 읽으며 내 머리 속을 강하게 내리쳤던 저자의 멘트는 "래퍼들은 그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치열하게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많이들 오해하는 양아치같은 사람들이 아닌 것이다. 치열하게 게토부터 시작했기에 더 콰이엇, 도끼같은 가수들이 나올 수 있었다.

 

    학교 선배인 더 콰이엇, 매드클라운 형님들을 실제로 봤을 때 진짜 평범한 학생이셨다. 매드클라운 형 같은 경우는 학교 채플 수업 옆자리였는데 말 수가 정말 없으신 분이었다. 조용히 왔다가 조용히 나가는 그런 학생이었다. 전혀 힙합, 랩을 하는 분같지 않고 열심히 묵묵히 공부하는 학생이었다. 래퍼는 누구보다 성실하다는 저자의 말에 옛날 생각이 떠올랐다. 생각해보면 당시에도 래퍼활동을 했던 그들은, 학교에서는 양아치가 아닌 정말 평범한 학생들이었다.


    한국사회에서는 인디음악, 힙합 등 비주류였던 장르들이 점점 팬층을 두텁게 하고 있다. 저자는 힙합이 기존의 틀을 깨고 점점 대중화되어 가는 것에 우려를 나타낸다. 힙합 정신을 버리고 너무 친대중화되어 간다고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위에서 언급한 스웨거, 셀프메이드, 허슬 등 힙합의 정신까지 사라질까봐 걱정이 된다. 음지의 멜로디의 힙합 노래들은 사라지고 점점 서정적이고 발라드같은 힙합 노래들이 많아진다면 많이 슬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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