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앤서 - 어느 월스트리트 트레이더의 다이어리
뉴욕주민 지음 / 푸른숲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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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민 <디앤서>












월스트리트 트레이더 뉴욕주민님의 두 번째 책 <디 앤서(The Answer)>가 출간되었다. 첫 번째 책 <뉴욕주민의 진짜 미국식 주식투자>는 지난 12월에 구매해서 읽었다. 전작이 미국 주식과 관련된 전문적인 지식을 다루고 있다면, 이 책 <디 앤서(The Answer)>는 뉴욕주민님이 학교를 졸업하고 난 이후에 트레이더가 된 과정을 솔직 담백하게 풀어낸 에세이다. 한국에서 민족사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로 진학하여 21살의 나에 조기 졸업...그리고 월스트리트 트레이더로 일하면서 고충까지 현직에서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에피소드가 많이 담겨있다. 

가장 흥미진진했던 이야기는 공매도와 관련된 에피소드였다.  현재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는 가장 뜨거운 핫이슈다. 기관들이 공매도를 어떤 식으로 하는지 정말 궁금했는데 대략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지 구체적으로 이미지를 그려볼 수 있었다. 뉴욕주민님의 첫 번째 트레이딩이 공매도였다고 하니 얼마나 당황스럽고 어려웠을까. 평소에 공매도하는 기관을 개관이라고 욕하며 증오했는데 뉴욕주민님의 이야기를 읽고 어쩔 수 없이 공매도를 해야만 하는 트레이더들은 욕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생소한 단어들, 예를 들어 '헤지 트레이드', '플롯(float)', '커버(cover)' 등과 같은 전문 용어들은 아래 각주에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내용을 이해하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주린이를 배려한 이런 디테일함, 정말 칭찬하고 싶다. 


많은 분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주식 매매 꿀팁이 있을 거라고 큰 기대를 할 것 같다. 마지막 장에 뉴욕주민님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설명해놓았으니 그 부분을 유심히 잘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문장 하나를 인용하며 글을 끝마친다. "냉철한 분석력과 시장의 심리적 움직임에 반응하지 않는 본성이 가장 큰 성공 요소라고 단언한다."



p.12

'투자'란 수학적, 경제적 지식보다 인문학에 훨씬 더 가까운 행위다. 물론 현명한 투자를 위해서 필요한 기초적인 재무, 회계 지식은 있어야 하지만 결국 시장은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이고 사람에 대한 공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자와 투기는 한 끗 차이다. 원칙과 철학, 내가 투자하는 대상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는 매매 행위는 투기일 뿐이다. 무지를 바탕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투기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행동이 투기라는 인지조차 하지 못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무분별하게 행해지는 그러한 위험한 사고와 행동 패턴이 사라지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하고 싶다. '투자'를 했다면서 매수한 종목이 '왜 안 오르지?라며 하루에도 수십 번 차트를 확인하고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속 시원한 해답 없이, 듣기 싫은 소리로 가득 찬 책일 수도 있겠다. 


p.93

인생은 누구에게나 선택과 판단의 연속이다. 다만 월스트리트는 잘못된 판단에 대한 대가가 매우 가혹하다. 한 건의 투자 성공으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며 단번에 일약 스타덤에 오르는 헤지펀드 매니저가 있는가 하면, 단 한 번의 잘못된 투자 판단으로 재기 불가능한 수준까지 떨어져 버리는 펀드매니저도 있다. 한 번 그렇게 나락으로 떨어지면 시장과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그 자리는 새롭게 진입하는 펀드매니저들로 금세 채워진다. 이런 자연 소멸과 생성의 사이클은 그리 길지 않은 내 커리어 기간 동안에 수없이 지켜봤다.

p.156

장기투자를 목표로 삼고, 수익률이 조금씩 오를 때마다 오히려 투자규모를 늘려나가야 하는데 당장 눈앞에 보이는 수익실현에 급급해 매도하면 돈을 벌 수 없다. 정말 어려운 일은 수익이 나고 있는 상황에서 성급한 매매를 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포지션 규모를 늘리는 일이다. 시장의 저점과 고점을 예측하는 것은 어차피 아무도 할 수 없으니, 심리적인 요인과 시장의 가격 변화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감정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중립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되는 것이 펀더멘털 분석이다.

p.180

단순 직업이나 연봉이 인생 목표, 비전이 될 수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막상 그 단계에 도달하고 난 후에는 삶을 계속 이끌어줄 '그다음'이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다음엔 뭔가? 현상 유지? 또 다른 직업? 더 높은 연봉? 아무런 의미도, 동기부여도 될 수 없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의 다수가 그러한 물질적인 인센티브에 의해서 움직인다 한들, 그에 동요되어 휩쓸려간다면 절대 이곳에서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 그런 경험은 주변 인물들을 통해 지금까지 간접 체험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p.256

모르는 주식을 매수하는 행위는 '투자'가 아니다. 내가 잘 알고 있는 기업에 투자한다. 역으로 내가 투자한 기업은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기업이어야 한다. 길 가다 마주친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내 핸드폰을 빌려주는 것조차 꺼리면서, 왜 내 재산 증식(혹은 감식)을 좌우하는 주식투자에는 그렇게 거리낌 없이 아무것도 모르는 기업에 투자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가. 모르는 기업에 '투자'하고 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슬롯머신 앞에서 101번째 슬롯을 당기며 잭팟을 바라는 심리와 하나도 다를 게 없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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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밤, 어제의 달 - 언젠가의 그 밤을 만나는 24개의 이야기
가쿠타 미쓰요 지음, 김현화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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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쿠타 미츠요 <천 개의 밤, 어제의 달>



이 책은 나오키상 수상 작가 가쿠타 미츠요의 밤과 여행 그리고 추억에 관한 내용을 잔잔하게 풀어가는 에세이다.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나오키상에 대해 찾아보니 이렇게 나온다. "일본의 문학상으로, 소설가 나오키 산주고가 죽자 대중문학의 선구적인 업적을 기려 1935년부터 시작되었다. 상·하반기로 나누어 1월과 7월, 1년에 두 차례씩 시상되는데, 대중문예의 신진작가 가운데서 우수한 소설·희곡 작품을 발표한 자를 가려서 수상한다." 가쿠타 미츠요는 132회차 2004년 하반기 <대안의 그녀>라는 소설로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그만큼 일본에서는 좋은 작가로 인정을 받았다는 징표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본문에서 저자는 그리스, 모로코, 태국, 몽골, 홍콩, 몰디브, 멕시코, 발리, 이집트, 네팔, 아일랜드 등 11개 국가에서 경험한 밤을 언급한다. 즐거운 경험도 있었고, 조금은 유쾌하지 않은 경험도 있었다. 이외에 일본에서의 몇몇 에피소드까지 '밤'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쉽게 풀어냈다.  저자 특유의 간결하지만 깊이 있는 문장으로 마지막 문장이 끝나는 229페이지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읽는 내내 어떻게 저런 국가를 늦은 시간까지 돌아다닐 수 있을까 하면서 저자의 대담한 용기에 감탄했다. 동양 여자 혼자서 밤에 돌아다니는 거는 아주 위험한데 저자는 몇몇 치근덕 거리는 남자들을 만나긴 했지만 큰 사고 없이 잘 돌아다녔다. 천만다행이었다. 몇몇 장면에서는 손에 땀을 나게 만들었다. 굉장히 운이 좋았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나도 저렇게 여행 가서 밤을 즐기면서 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사람은 분명 밤낮을 가리지 않고 죽지만 병원에서는 사람의 죽음을 밤에 더 많이 느낀다· · ·(중략)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것도 밤이었다. 밤이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었다. 병실에는 나밖에 없었고 의사가 가족을 부르라고 해서 '아, 때가 찾아왔구나'하고 바로 알아차렸다. 널찍한 병원을 뛰어다니며  가족을 찾아다녔다." 이 부분을 읽고 작년 11월에 2주 간격을 두고 돌아가신 친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떠올랐다. 저자의 아버지처럼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밤에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다양한 에피소드를 보면서 내가 경험했던 각종 밤에 대한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 

책의 무게는 가볍고 24개의 단편적인 이야기는 짧았지만, 나에게 전달되는 추억의 무게는 무겁고 여운이 길게 남았다. 여행지에서의 추억, 그리고 밤에 관한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이 책. 코로나19 때문에 무료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p.39

밖은 아직 새까맸다. 기차역을 향해, 까만 어둠이 내려앉은 길을 그저 걸었다. 두려웠다. 트럭이 지나갈 때마다 몸을 움츠렸고, 어딘가의 민가에서 개가 으르렁댈 때마다 "앗"하고 작게 외쳤다. 조금 전에 본 성인용 비디오의 흑백 영상이 머릿속을 빙글빙글 맴돌며 공포에 박차를 가했다. 무섭다 무서워. 무섭다 무서워. 누가 나를 덮친다면. 강도를 만난다면. 살인을 당한다면. 두통과 메슥거림을 참고 종종걸음으로 역을 향해 갔다. 


p.47

사막 한가운데에 매트리스를 깔고 시트를 씌우고 누웠다. 하늘에 가득한 별. 지금까지 본 어떤 밤하늘보다도 수많은 별이 보였다. 별로 가득한 하늘의 이미지는 아름답긴 하지만 나는 그렇게 예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커다란 유리가 산산조각 나서, 그 파편이 흩어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어마어마하게 큰 하늘이다. 은하수도 보였다. 슝 하고 흐르는 별도 있었다. 밤하늘이 그대로 이불이 되어주었다. 고요했다. 지구에 있는 것 같지 않았다. 


p.85

내가 홍콩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런 데 있다. 표정이 전혀 다른 밤이 서로 이웃해 존재한다. 고급 브랜드가 들어서 있는 빌딩 옆에 가짜만 파는 노점이 판을 벌리고 있는 것과 완전히 똑같다. 어느 것이든 고를 수 있다. 선택할 수 있는 그 느낌이 좋다. 

홍콩에는 란콰이퐁이라는 술집 거리가 있다. 서구식 바나 레스토랑이 빽빽이 늘어서 있는데 창문 너머로 보이는 손님은 서양인뿐이다. 다른 나라였다면 왠지 꺼림칙한 광경이었겠지만, 홍콩이라서 무척 조화로운 느낌이다. 조금 거짓말 같은 행복감이, 오싹할 만큼 길고 가는 빌딩으로 가득한, 현실미가 결여된 풍경과 딱 어울렸다. 

주롱의 밤도, 홍콩섬의 밤도 모두 인공적으로 밝다. 인간미의 존재와 현실미의 결여, 인간은 늘 그 양쪽을 원하는구나 싶었다. 사람이 원하는 것 그 자체가 두 개의 밤에 자연스레 드러나 있었다. 


p.103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커플 여행지로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곳, 바꿔 말해 불편한 곳을 즐기는 마음으로 선택하는 건 서양인뿐이지 싶다. 일본인이나 다른 아시아인들은 혼자든 둘이든 가족끼리든 주위에 음식점이나 오락 시설이 좀 더 있는 곳을 선택한다. 둘이서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진귀한 것을 사거나 불빛 아래를 어슬렁거리며 걷기를 택한다. 아무것도 없는 곳을 로맨틱하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은 없는 것 같다. 


p.167

좌석에 앉으면 즉시 잔다. 그러면 이륙했다는 사실을 잠결에 알게 된다. 그다음에 눈을 뜨면 이미 안전벨트 착용 램프는 꺼져 있다. 그래도 또 잔다.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승무원에게 맥주나 와인을 가져다 달라고 해서 취한 채 잔다. 아무리 긴 시간이라고 해도 배행 시간 거의 내내 나는 잠들어 있다.

비행기 안에서는 시간이 뒤죽박죽이다. 시간과 함께 이동하기 때문이다. 시간은 오후 10시인데 바깥이 엄청 밝을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승무원이 밤을 조성한다. 


p.172

이렇게 시간과 떨어지니 먹을거리가 신나게 뱃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입에 들어간 순간 우주에 빨려들 듯이 사라져간다. 아침 점심 저녁, 세 끼를 먹는 것도 어딘가의 누군가가 정한 것이다. 기내의 승무원은 그런 규칙을 인공적으로 충실히 지킨다. 거기에 따르면서도 불가사의하게 낮도 밤도 식사도 존재하지 않는, 끝없는 우주를 홀로 헤매고 있다는 기분이 언뜻 든다. 비행기에서 보내는 밤이 싫지 않은 것은 결국 그 느낌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리라.


p.190

혼자 역을 향해 걸어가고, 플랫폼에서 밤이 아침으로 바뀌는 순간을 가만히 지켜보던 그때를 이따금 떠올린다. 실연한 직후였기에 어찌 보면 최악의 날이었을 테지만 그 광경을 떠올리면 조금 즐거운 기분이 든다. '그래, 난 여전히 건재해'라며 뭐가 건재한지도 모르면서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서 그날의 광경을 떠올리는 날도 가끔 있다. 


p.204

사람은 분명 밤낮을 가리지 않고 죽지만 병원에서는 사람의 죽음을 밤에 더 많이 느낀다. 예를 들어 전날에는 열린 문틈으로 쭉 뻗은 다리가 보였는데 다음 날 아침 지나가다 보면 문이 활짝 열려 있고 아무도 없는 침대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광경. 그런 것을 자주 보았다. 그 변화는 그때의 나에게 두렵지도 슬프지도 않았고 단지 고요히, 죽음이란 이런 것이란다 하고 가르쳐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것도 밤이었다. 밤이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었다. 병실에는 나밖에 없었고 의사가 가족을 부르라고 해서 '아, 때가 찾아왔구나'하고 바로 알아차렸다. 널찍한 병원을 뛰어다니며  가족을 찾아다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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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야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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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환야>









히가시노 게이고의 2004년 작품 <환야(幻夜)>. 헛보일 환 '幻'과 밤 야 '夜'로 구성되어 있는 이 단어가 처음엔 어떤 뜻인지 감이 잘 오질 않았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환(幻)은 '남을 속이는 기술'이라고 명명되어 있다. 이 뜻을 적용하면 '남을 속이는 밤'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의 제목처럼 이야기도 남을 속고 속이면서 긴박하게 흘러간다.

 

미즈하라 마사야는 아버지의 장례식장에 고모부가 찾아와 차용증을 꺼내며 돈을 갚으라는 독촉을 받게 된다. 다음날 새벽 대지진이 강타해 마을을 덮치고 무너진 공장 잔해 사이에 깔린 고모부를 기왓장으로 처참히 살해한다. 살해 현장을 지켜보았던 신카이 미후유는 마사야에게 도움을 주며 차근차근 신뢰를 쌓아가지만, 이를 바탕으로 나중에는 꼭두각시처럼 그를 조종한다. 이 과정에서 타인의 생명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며 살인을 저지르고, 마사야가 나락으로 빠질 동안 미후유는 부와 명예를 얻게 된다. 이들을 추격하면 한 명의 형사. 수사망을 포위하면서 점점 사건의 실마리를 발견하면서 범인을 뒤쫓는다.

 

이 소설에서 한 가지 포인트는 1995년 1월 일본 고베를 강타한 한산 아와지 대지진, 같은 해 3월 도쿄 지하철에서 발생한 사린가스 사건, 1990년대 버블 경제의 붕괴 등 90년대 실제로 일본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바탕으로 내용이 전개된다는 것이다. 소설이라는 생각이 안 들고 실제 상황을 보는 것처럼 몰입감 있게 책장을 빠르게 넘길 수 있었고, 판타지적인 요소를 많이 가미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근 작품들과는 다른 스타일이어서 신선했다.

 

저자인 히가시노 게이고는 예전에 s-woman.net과 한 인터뷰에서 "어느 쪽을 먼저 읽어도 좋지만, 양쪽을 읽으면 양쪽을 읽은 만큼의 재미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단, '백야행'의 속편으로 하고 싶지는 않기에, '환야'를 쓸 때 고생했습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속편이라는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환야>와 <백야행>의 서사구조와 분위기가 비슷해서 속편이라고 불린다. 예를 들어, 미후유가 과거에 운영했던 부티크 상호가 '화이트 나이트'라는 점, 30대 중반의 여자가 사장이고 미인이라는 점 등 두 작품이 오버랩 되는 지점이 많다. 나는 아직 <백야행>은 읽어보지 않았는데 <환야>를 읽으면서 <백야행>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권으로 구성되어 있어 꽤 두껍지만, 첫 장을 넘기고 흥미로운 이야기에 빠진다면 금세 독파할 수 있는 책이다. 책을 보는 내내 영화 한 편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2주전에 종영된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 등장했던 악귀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만큼 이 소설에서 히가시노 게이고는 인간의 악한 모습과 파멸하는 과정을 잘 그려냈다고 생각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라면, 그리고 추리소설에 진득하게 빠져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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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 - 한 마디를 해도 통하는 김영철.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 1
김영철.타일러 라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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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영철과 방송인 타일러가 말해주는 <진짜 미국식 영어>.
SBS <김영철의 파워FM>의 한 코너로, 팟캐스트에서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8일 위즈덤하우스 출판사에서 종이책으로 출간되었다.











책날개를 펼치면 저자에 대한 소개가 나와 있다. 
김영철은 영어 잘하는 개그맨으로 잘 알려져 있고, 
타일러는 <비정상회담>에서 인지도를 높이면서 현재 여러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김영철 씨는 라디오 진행 전
매일 아침 6시 20분부터 6시 40분까지 20분 동안 전화영어를 하면서
영어를 꾸준히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어떤 언어든 평소에 쓰지 않으면 금방  까먹게 되니, 
꾸준히 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한다. 
나태해진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음.











한 장 더 넘기면 <하루 5분, 진짜 네이티브로 거듭나는 법>에 대한 소개가 등장한다.
각 장마다 QR코드가 붙어있어서

 각 회에 해당하는 팟캐스트 방송을 바로 청취할 수 있다.
그리고 위즈덤하우스 홈페이지에서 MP3 파일도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책으로 읽기만 하는 단순 학습이 아니라, 팟캐스트나 MP3 등의 콘텐츠를 활용하여 
좀 더 심층적인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 책의 평점을 높게 주고 싶다.  
독자를 위한 이런 세세한 배려, 정말 좋다.











앞 장에는 한국어 문장을 어떻게 미국식 영어로 바꿀지
김영철과 타일러가 간단하게 대화하면서 정답을 알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답은 뒷장에 공개!
꼭 알아야 하는 단어, 표현은 Check! 칸에 정리해 두었고
구사할 때 조심해야 할 부분, 응용할 수 있는 문장 등은

 타일러 Tip에서 친절하게 설명한다. 












미국에 있었을 때 위의 두 문장은 거의 매일 들었던 것 같다. 

한국식 영어에서 have+p.p를 사용한 speaking은 굉장히 어색하지만,
실제로 미국인들은 과거형보다 have+p.p형을 

훨씬 더 자주 사용하고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편이다. 













hilarious란 단어도 굉장히 매우 매우 자주 쓰는 편이다.
아주 우스운, 웃긴이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최근에 본 마블코믹스 영화나 미드에서도 많이 등장했다.
왜 대한민국 영어 교과서에는 이 단어가 없는지 모르겠다. 
That's hilarious!











15 챕터마다 복습하기 코너를 통해
배웠던 표현들을 다시 한 번 떠올릴 수 있다. 










타일러 Tip 코너에서도 건질만한 정도가 정말 많았다.

제일 인상 깊었던 <다양한 달걀 요리 표현>.

speaking뿐만 아니라 writing에서도 쓸 수 있는 표현이 많아서 
이 책에 나오는 문장들을 다 숙지한다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출간된 지 3주 만에 벌써 3쇄를 찍었다. 
추가로 쇄를 거듭하지 않고 사망하는 책들도 많은데, 
이 책이 그만큼 이슈가 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 책은 친환경상품진흥원의 인증기준을 통과한 웰빙 페이퍼와 
미국 대두유협회의 인증을 받은
콩기름을 사용한 친환경 잉크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책날개를 펼치면 작은 글씨로 프린트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콩기름 사용한 책을 좋아한다. 

특유의 책장 넘길 때 질감과 향기가 뭔가 중독적이다. 














이 책에서는 미국식 영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영국식 영어, 호주식 영어와는 조금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미국에서만 거주했었기 때문에 영국 등 

다른 나라 영어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확실한 점은 미국에서는 

분명히 먹히는 영어, 미국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영어가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해봤다.
앞으로 <진짜~~언어> 시리즈로 이어지면 어떨까?
<진짜 영국식 영어>, <진짜 호주식 영어>,

 <진짜 일본식 일어>, <진짜 중국식 중국어> 등으로 말이다.


 팟캐스트와 연계한다면 더욱더 좋을 것 같다.
<진짜 미국식 영어>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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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드림 - 꿈꾸는 커피 회사, 이디야 이야기
문창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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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에 이디야커피를 종종 찾는다. 집에서 가깝기도 하고, 가격도 매우 합리적이라 스타벅스 등 다른 프랜차이즈에서 파는 커피보다 비용적 부담이 덜하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지만 커피의 맛은 결코 스타벅스에 뒤지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스타벅스보다 이디야 커피가 더 맛있는 것 같다. 이런 이유때문인지 이디야는 2004년 매장수 80여 개에서 12년 만에 매장수를 2000여 개까지 늘리며 대한민국 매장수 규모 1위 카페가 되었다. 최고 가맹점수, 고객 만족도 1위, 업계 최저 폐점률인 1% 미만 등 대한민국 토종브랜드 신화를 계속 이어나아가고 있는 이디야. 이디야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문창기 이디야커피 대표가 있었다.  

   책에는 문창기 대표가 이디야를 직접 인수하여 경영하는 시점부터 직접 겪은 우여곡절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문 대표는 이디야를 경영하면서 여러 번의 성공과 실패를 경험했다. 해외시장 진출을 꿈꾸며 2005년 9월 첫 해외 매장으로 오픈한 베이징 이디야 매장은 2008년 중국 시장에서 이디야가 철수함과 동시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실패의 이유는 크게 두 가진데 데 첫째, 인근 건물들에 입주해 있던 회사들이 빠져나가면서 술집이 들어서며 타깃이었던 직장인들이 빠져나갔고, 둘째, 중국에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는 문화가 아직 자리잡지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이었다.   

  문창기 대표는 '정애락'을 바탕으로 경영을 실천해오고 있다. 여기서 '정'은 기본을 지키고, '애'는 사람을 소중히 생각하고, '락'은 신나게 즐긴다는 의미이다. 기본을 지킨다는 것은 결국 커피전문점으로서 커피 맛에 제일 신경써야한다는 것이다. 문창기 대표는 이디야의 커피 맛을 발전시키기 위해 인수 초기, '이디야커피랩'이라는 커피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디야커피랩이 만들어진 이후, 2012년 TV방송사에서 5개 커피 브랜드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 적이 있는데 유명 브랜드를 제치고 이디야가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디야가 맛은 제일 좋다고 평가를 받았다는 점이 놀라웠다.

   '직원 만족 경영'도 문 대표가 강조하는 철학이다. 문 대표는 좋은 업무 환경을 위해 책상과 의자를 최고급으로 바꾸고 임금부터 복지까지 업계 최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직원들은 일을 하면서 존중받는 느낌을 받았고, 결국에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게 되었다. 중소기업에서 직원들의 복지와 처우를 생각하기 쉽지 않은데 문 대표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직원들이 행복해야 회사도 발전할 수 있다. 열심히 일해도 성과로 이어질까 말까인데, 매일 출근하기도 싫은 회사에서 어떻게 성과를 낼 수 있겠는가. 나의 상사분들도 이 책을 읽고 회사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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