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집
기시 유스케 지음 / 창해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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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읽은 일본 추리소설이 대부분 트릭에 의존하는 소설이였는데..
이 소설은 전형적인 호러소설입니다..
속아넘어가지 않으려고 애쓸필요없이 그저 책을 쭉 쫒아만 가면되지요..
본격추리소설이 아니고 사회파추리소설 이라고해도.. 어느정도의 트릭은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이소설은 범인을 아예 일찌감치 밝혀놓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자체에 주목을 하지요..

 
제목이 <검은집>이듯..
이 소설은 어둡습니다..
목매단 어린이.. 집안 한가득 널브러진 시체들.. 스스럼없이 자른 두팔등.. 엽기적인 소재가 끊임없이 나오지요..
그런데.. 소설은 참 따..뜻.. 합니다(?????)
어두운 소재.. 인간본성의 어두운면.. 심지어 집까지 어두운데..
소설은 주인공의 여자친구인 메구미란 캐릭터를 등장시키면서..
함부로 사람을 재단하지 말것을 속깊게 얘기하지요..
그러니.. 읽을땐 축축한 어둠의 심연을 헤매는 기분인데.. 읽고나면 가슴속에 꽃한송이가 피는 기분이예요.. 
또한 주인공의 성장소설이기도 합니다..
어릴때 형을 죽게두었다는 죄책감을 트라우마로 안고 살아가 신지는..소설 마지막에선 그걸 극복하거든요..
보험이란 소재로 자본주의를 슬쩍 비판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구요..  

 
언제부터인가 싸이코패스란 단어가 엄청 유행하고 있지요..
심지어.. 인터넷에 '싸이코패스 감별법'이란 것이 있다는것도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소설은.. 손쉽게 사람을 재단해버리는거..
재단해 열외로 밀어버리는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을 합니다..
메구미는 사람을 이렇게 단정해 버리는것에 대한 위험성을 열심히 이야기하거든요..
그런의미로 메구미가 다니는 대학의 조교인 '가나이시' 캐릭터는.. 상당히 기억할만합니다....
가나이시는 물론 애초 절대악인으로 설정된 사치코의 악마성에는 대적할순 없지만..
성찰이라는 소설적 화두에 반면교사역할을 충분히 하지요..
사치코는 절대악이라 오히려 소설속의 캐릭터로 기억이 된다면..
가나이시는 우리가 흔히 빠지는 오류.. 특히 세상을 책으로만 이해하는 지식인이 빠지는 오류형 인간이라 현실감있게 다가옵니다..

 
이책을 읽다보면.. 서스펜스의 느낌이 강하게 이미지화 되는지라.. 영화로도 참 괜찮겠다 싶은데..황정민이 주연한 <검은집>은 도대체 어느정도길래 그렇게 무참하게 깨졌던 걸까요..
원작을 넘어서는 영화가 드물긴 하지만.. 아주 죽을 쒔나보네요..
소설은 진짜 참 괜찮은데.. 

 
<제4회 일본 호러소설 대상 수상작>이라고 쓰여있네요..
충분히 이름값을 하는 소설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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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과 선 동서 미스터리 북스 52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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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구독하는 신문에서 매주 수요일이면 일본추리소설가 특집을 냅니다..
그중 세번째로 소개된 사람이  마쓰모토 세이초이지요..
그러지않아도 이 소설 재밌다고 소문은 들었는데.. 이런식으로 두번쯤 추천이 겹쳐지니.. 읽게 되더라구요..

마쓰모토 세이초는  일본의 대표적인 사회파추리소설가지요..
요사이 사회파 추리 소설가하면 단연 미야베 미유키인데.. 미야베 미유키와 연관지어 이야기를 많이 하더군요..
누가 붙인말인지 모르겠지만.... 미야베 미유키를  마쓰모토 세이초의 맏딸이라고도 하고.. 
미야베 미유키는 마쓰모토 세이치에 대한 존경을 공공연히 표현한다고도 하고..
그런데.. 진짜.. 두사람 소설의 분위기가 참 비슷해요..
미미여사의 책에서 느꼈던 소설적 감흥을 그대로 느낄수 있더군요.. 

 
마쓰모토 세이초의 <점과 선> 역시 걸작입니다..
일본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꼭 한번 읽어볼만 하네요..
이 소설은 사회파 추리소설의 원형을 가지고 있지요..
미야베 미유키소설이 그러하듯..
범인은 혹은 범인이라고 짐작되어지는 사람은 거의 처음부터 노출이 됩니다..
본격추리소설이라면.. 끝까지 감추어져야 하는 범인이나 트릭이 여기서는 일찌감치 노출이 되지요..
이 소설이 보여주고 싶은건.. 알라바이나 트릭을 추리해가는 과정이 아니라..
진실입니다.
경찰이.. 그 범인이 만들어놓은 알리바이를 깨부수는 자체에서 지적쾌감을 추구하지요..
그런데.. 그 과정의 긴박감이 참 좋아요..
 

중간중간 소설은 손쉽게 해결책을 내놓지 않습니다..
소설의 주인공이 느끼는 벽을 독자도 느끼게 되면서 책 읽는맛이 좋아지지요.
아.. 이런식으로 문제해결이 되겠구나.. 하다보면.. 또 다른 문제에 부딪쳐서 절망..
저렇게 해결하나보네.. 하다보면.. 또다른 문제에 부딪치고..

 
이 소설의 탐정역할의 경찰은..
다른추리소설의 탐정처럼 전능하지 않습니다..
의뭉스럽게 사건을 지켜보다가.. "아.. 범인은 바로.. 당신!!"하지 않습니다..
독자랑 경찰은 같이 부딪치고 깨지면서.. 사건의 끝을 향해 나란히 나아가지요..
또한 본격추리소설속의 경찰은 대부분 너무도 상식적이면서 무능한데..
사회파추리소설속의 경찰은 사건에 대한 해결의지가 높으면서도 강인합니다..
이책은 사회파추리소설로서의 가치도 높지만.. 그냥 추리소설로의 가치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지요..
뭐랄까..
다시는 이런걸작을 볼수 없음이야.. 식의 끝내주는 찬사를 받을정도는 아니지만..
고전으로 살아남을만한 우직한 문학적 가치가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덧 1..
일본소설이나 영화볼때.. 기차가 많이 나온다는건..
이미 전에도 여러번 언급한적이 있는데.. 이책은 아예 기차미스터리트릭 이네요..
기차미스터리라는게.. 추리소설의 서브장르가 될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일본사람들에게 있어 기차는 교통수단을 넘어선.. 하나의 생활인가 봅니다..

 
덧 2..
검색하다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기타노 다케시주연으로 드라마도 있네요..
으응.. 어울리나? 싶긴 하지만..
나름 잘했을꺼 같아요.. 사실 책에서는 분량이 썩 크지않지만.. 기타노 다케시 출연인걸 보면..
드라마에서는 더 비중있는 역할로 다루어졌을꺼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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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번째 밀실 작가 아리스 시리즈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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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책을 읽은건 처음이죠..
<46번째 밀실>은 일본에서는 1992년에 출간된 작픔이지만..
한국에선 2009년 3월에 나온 따끈한 신작입니다.
요즘 한국에서 불고있는 일본미스테리붐에 편승한 출간이겠지요..
그러다보니.. 약간은 지난이야기 느낌이 납니다..
이책을 읽기 바로전에 읽은 '요코미조 세이시'의 책들은 물론 더 이전에 쓰여졌긴 하지만.. 인간의 본성을 통찰하는 책이라.. 생명력이 길다면..
오히려 이책은 더 늦게 쓰여졌음에도 조금은 낡은 이미지가 느껴져요..

  

이책은 '신본격추리소설' 입니다..
이책의 키워드를 뽑자면.. (아예 제목으로도 박아놨듯이)'밀실'이지요..
그 밀실을 가능하게 한것은.. 무엇보다도 '트릭'이구요.. 
그런데.. 그 '트릭'에 골몰하느라 이야기의 짜임새는 떨어집니다..
전에 '시마다 소지'의 책 두권 <점성술 살인사건>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을 읽었을때..
그책들에서 문제점이라고 지적한 것들을 고대로 옮겨와 이책의 후기로 써도 좋을만큼.. 같은 문제점들을 답습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건 <신본격추리소설>의 한계인지도 모르겠어요..(혹은.. 사람에 따라.. '신본격추리소설'의 매력이 될수도 있겠지만...)

 
이책 <46번째 밀실>은 '신본격추리로설'의 요소를 전부 가지고 있습니다..
외딴집 <--- 클로즈드 써클의 전형적인 상황설정이죠..
밀실살해.. 어딘지 조금씩은 동기를 가지고 있는듯한 주변사람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살해방법등..
그러다보니.. 책을 읽어도.. 사건의 진상에 다가가기 어렵습니다..
책의 80%이상이 진행될때까지.. 모든것이 얽혀있기만 하지요..
하지만.. 역시나.. 트릭이 밝혀지면서 이야기의 밀도는 떨어집니다.. 
또한 추리소설의 묘미라면.. 인간의 어두운 본성에 대한 성찰인데.. 그것 또한 설렁설렁하게 넘어가버리지요..
왜냐...? 트릭을 보여주는데 집중해야하니까..
그러니.. 시마다 소지때.. 못마땅했는던 점.. '트릭을 짜는거에 반만이라도 이야기를 짜는데.. 노력해주시지..'는 그대로 이 소설에 적용이 됩니다..
트릭은 역시나 놀랍지만..
이게 소설이 아니라.. 트릭메뉴얼북이라면 모를까.. 소설로서는 긴밀감은 떨어지죠..
또한 뭔가 극중 긴장감을 높여주던 '밤색블루종을 입은 산타클로스'캐릭터는 허무하게 소비되어버리고 끝..   

 
일단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소설읽기는 이 한권으로 끝냅니다..
더 연결해서 읽고싶은 마음이 없네요..
아리스-히데요 콤비의 추리능력도 마음에 들지않고..

  

비교하는 못된 버릇을 발휘해보자면..
역시나.. 아직은.. 일본 신본격추리소설의 제일은 '관시리즈'의 아야츠키 유키토네요.. 
놀라운 트릭을 보여주면서도.. 이야기의 온기를 끝까지 유지시키는 작가로 제일 나아보여요.. 

 

 

(스포일러~) 

 

 

 

범인인 이시마치는 굴뚝을 통해.. 살해합니다..
밀실살인을 이루고자.. 벽난로안으로 사람을 유인해서 머리를 들이밀도록하고.. 항아리를 내려쳐서 사람을 죽이고 다시 그걸 끌어올려서 살해흉기를 감추려는 의도인거죠..
그런데.. 지붕위의 굴뚝에서 항아리를 내려치는거..
사람을 죽이려는 의도이기에.. 항아리가 내려갈 당시의 가속도까지 염두해둔 살해트릭입니다..
허나.. 항아리라니..
글을 읽는 나는 가속도까지 붙어서 사람의 머리를 내려친 항아리는.. 당연히 깨졌다..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하지만.. 그건 깨지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다보니 안깨진것이 아니라.. 그게 깨지면.. 밀실살인이고 뭐고.. 큰일이 나고.. 범인이 누구인지 손쉽게 밝혀질 상황이라 절대 깨지면 안되는 흉기지요..
소설속에서는 밀실살인이 끝나고 항아리는 무사히 끌어올려져 밀실살인을 가능하게 하지만..
상식적으로 당연히 안깨질 흉기를 사용할꺼 같은데.. 그게 참 이상하더군요..
추리소설이라면.. 적어도 추리과정이 설득력이 있어야할텐데.. 독자입장으론 도무지 설득당하기 어려웠지요..
아니면..
'울트라 초강력 절대깨짐 없음 한정 특별생산 항아리'이기라도 하단 말인가..

 
이소설의 배경이 된 성화장의 주인은 '밀실 추리소설계의 거장' 인 마카베 세이치이죠..(물론 허구의 캐릭터입니다)
범인인 이시마치도 추리소설가이구요..
(살해당한 사람도 추리소설가.. 살해한사람도 추리소설가.. 이책의 화자도 추리소설가.. 아주 추리소설가가 떼로 등장합니다..)
마카베 세이치는 '천상의 추리소설'을 계획하다 살해를 당합니다.. <--- 추리소설때문에 살해된건 아니지만..
그리고.. 살해자인 이시마치는 그 '천상의 추리소설'을 훔쳐봅니다..
이시마치는 끝까지..
'세계가, 세계를 지키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해 한사람을 말살시키는 듯한 트릭'이였노라고 흥분해서 고백을 합니다..
그 부분을 읽을때.. 그게 어떤 트릭인지 절대 나오지 않겠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 그런 트릭은 있을수 없으니까요..
어차피 작가도 그런건 없다고 생각하기에..
또 끝까지 신비주의를 고수해서 밝히지 않을것이기에.. 저렇게 한껏 뻥쳐놓는구나.. 그랬지요..
'세계가, 세계를 지키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해 한사람을 말살시키는 듯한 트릭'
는 추리소설가들의.. 특히 본격추리소설가들처럼 트릭에 목숨거는 사람들의 로망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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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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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싫어하는 말 중 하나 '여류.. ' '여..'라는 접두사가 붙은 말입니다..
직업등의 앞에 '여...'가 붙는건 단순히.. 성별을 구분하기 위함이 아니죠..
남자앞에는 안붙는 '여...'는
남자를 주요한.. 그러니까  majority로 놓고.. 상대적으로 여자를 minority로 놓는다는 뜻이니까요..
그래서 난 의도적으로..
'여류.'.라는 말을 안붙이는데.. 이번에 읽은 <반짝반짝 빛나는>의 저자인 에쿠니 가오리앞에는 굳이 '여류소설가'라는 말을 붙이고 싶네요..
물론 이건 나에게 있어 부정적 의미입니다..
에쿠니 가오리의 이번 소설 <반짝반짝 빛나는>을 읽으면..
내가 보통 안좋게 생각하는.. 여자소설가들의 단점..의 종합선물세트같은 소설이네요..
남자소설가들의 소설을 읽을때면 자주 보이는 마초적인 시선이 싫은만큼이나..
여자소설가들에게서 보이는..
습자지 무게도 채안되게 느껴지는 한없이 가볍고 감상적인 느낌..이 싫어요..
  

소설은..
(소설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호모남편'과.. '그의 아내'.. '그의 애인'.. 그렇게 세사람을 주축으로 이어져나갑니다..
<--- 헌데.. 아무리 소설이 쓰여진 때가 구십년대 초반이라고는 하고..
원래 소설의 일본어단어는 어떻게 쓰였는지 모르겠지만..
소설에선 '호모남편'이라고 번역이 되어 나옵니다..
세상에.. 이토록 무신경한 언어라닛..
이건 팔에 장애를 입은 사람에게 '팔병신'이라고 하는것만큼이나 경멸적인 표현이죠..
나같은 이성애자도 이런단어가 이리도 싫은데.. 동성애자들은 이런표현을 읽으면 얼마나 모욕적일까요..

 
여자주인공인 쇼코는 남자주인공의 무츠키의 이런성향을 물론 알고 혼인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남편의 남자애인인 곤의 관계를 쿨하게 인정을 해주고.. 심지어 잘 지내고.. 남편과 그의 애인의 관계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합니다..
그리고 이런걸 사랑..이라고 우기지요...
심지어.. 이성애자인 부인은 아이를 갖고싶어서 산부인과를 찾아 인공수정을 논의하는데..
남편의 정자뿐 아니라.. 남편의 동성애인인 '곤'의 정자를 섞는것이 어떻냐는 제안까지 합니다..
그러면서도 또한 이것조차 사랑이라고 우기지요..
동성애자 남편과 이성애자 부인.. 남편의 동성애인..
소설은 이 기묘한 관계를 '아름답게' 묘사합니다.. 하지만.. 이건 철저한 판타지일뿐이지요..
이소설의 거죽은 아릅답습니다..
하지만.. 사랑을 해본 사람은 알지요..
사랑이란거 쿨하기 어렵다는거.. 진창에 발이 빠지는걸 알면서도.. 진창에서 발을 빼지못하고 절퍽거리다가 결국 온몸에 진흙을 묻혀고서야 울며 일어나는 것이 사랑이라는거..
또한.. 질투가 빠진.. 사랑이란것이 존재할수가 있을까요..
소설속의 남편인 '무츠키'는 이성애자가 가지는 '이상화된 게이친구'의 판타지를 그대로 가져왔더군요..
게이친구를 현실에서 떼어내 이상화시키는건.. 동성애자를 변태정신병자 취급하는것만큼이나 위험한 일이지요..
저자는.. 무언가 특이하고 어딘지 멋진듯한 소설을 쓰기위한 소재로.. 이것을 가져왔지만..
다만 소재로만 써먹는탓에.. 소설의 깊이는 얇디 얇습니다.. 

 
나도 이성애자인지라.. 동성애의 세계를 관찰하는 입장이 될뿐 이지만..
게이친구를 친하게 지내봤기에.. 그 세계를 조금은 안다고 생각하는데..
작가가 동성애라는것에 대해 손톱만큼의 지식을 가지고 있기는 한건가... 기본적인 취재나 한걸까 싶을만큼.. 오류투성이더군요..
이 소설속의 동성애자들은.. 철저하게 이성애자가 왜곡되게 가지고 있는 동성애의 모습을 그대로 따왔더라구요..
예를들어.. 성장기의 어떠한 일을 기점으로 동성애자다 되었다는식의 관점..
이건 동성애는.. 고칠수 있는 일종의 정신질환으로 의미로 보는.. 그동안의 편견을 그대로 담은 것이지요..
나의 게이친구의 말을 그대로 빌자면.. 초등 4학년쯤되면.. 이미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뼈속깊이 깨닫는답니다..
즉.. 성적 정체성은 타고나는 것이지 편의에 의해 이렇게 저렇게 바뀌는것이 아니라는것이지요....
 

또.. 내이름을 걸고 말하는데.. <--- 이렇개 말해봤자.. 눈하나 깜짝 할사람 없다는건 알지만.. ^^
취향이라면서 불라불라~ 영어로 눈에도 들어오지않는 일상의 멋부리는 말이 잔뜩 들어간 소설은 대부분 좋질 않더군요..
무슨 직업을 가져도 무슨 '이탈리어 번역'이라든가..
웬 슈크림 하나를 먹어도.. 모로조프의 미니 슈크림의 코안트맛이니..
이런 멋부리는 단어선택은 오히려.. 오히려 소설의 격을 떨어뜨리지요..
감성적인 단어에 열광하는 십대나 이십대초반의 여성이라면 모를까..
그래도.. 책처음 작가의 말에 나오는 사랑의 정의는 마음을 찌르르 찌르네요...
<--- 예전같으면 마음에 든 한구절을 옮겨적을텐데.. 7월 23일부터 강화된다는 저작권법이 무서워서.. 구절 옮기는건 관둡니다..
이제 책에 마음에 드는 구절좀 따오는것만으로도 저작권법에 걸린다네요.. 아 무셔라..

 

덧 1..

얼마전.. 에쿠니 가오리가 책홍보차 내한했었지요...
보통의 한국독자들에게는 에쿠니 가오리하면 딱 떠오르는 모습이 있습니다.. 머리를 틀어올린 정갈한 모습..  

그런데.. 내한해서 직접보인 모습은.. 상상속의 아쿠니 가오리 모습이랑 전혀 다르더군요.. 뭐 보는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실망스러울만큼이요..
그냥 예전 이미지를 그대로 가지고 있게.. 내한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겠다.. 그런 생각을 혼자 했더랬죠..
같이 내한한 츠지 히토나리도 그렇고.. 

 

덧 2..

위의 호모란 단어에 몹시 민감해서.. 못마땅해했지만..
에쿠니 소설은 거의 김난주번역가가 하는듯한데.. 맞춤번역을 하지요..
그러다보니.. 마치 한국책을 읽듯이 참 편안하게 읽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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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1
이지환 지음 / 청어람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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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잘가는 동호회의 누군가 추천을 해줬죠..
잘 몰랐는데 저자인 이지환이란 사람이 로맨스소설계에서는 꽤 알아주는 사람인가봐요..
언젠가 한번 읽어야지.. 마음만 먹다가.. 다른책사는데 같이 질렀습니다..
받아들고보니.. 말이 두권이지.. 한권의 양자체가 만만찮아 다른책 서너권의 두께는 너끈히 되겠더군요.,..
읽는맛만 좋다면이야.. 두꺼운 책이면 더 좋아.. 했는데..
두권이 이리도 저주스러울 줄이야..
이토록 시대착오적인 로맨스가 사람들에게 먹힌다는것이 희안할 정도네요..



이소설은 19세 미만 구독불가란 딱지가 붙어있고.. 집으로 배달되어올때도 랩으로 꽁꽁 싸매여 도착을 했더군요.. 

19세 미만 구독불가
라는 딱지가 붙어있는 책은 지난번 '아비코 다케마루'의 <살육에 이르는 병>이후 두번째지요..
19세미만 구독불가라는 그자체만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법한데..
<살육에 이르는 병>을 보면.. 섹스묘사와 잔혹한 살해장면등이 일정수준을 넘긴했습니다만.. 인간의 어두운 면을 들여다보는 소설의 깊이가 탁월했고 뒷머리를 거의 해머수준으로 내려치는 반전덕분에 참 즐거운 독서였지요.. (여전히 나에게 있어 반전1위의 작품은 <살육에 이르는 병>)
그래서.. 이번 소설에서도.. 아이들은 모르는 어른들의 세계..에 대한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섹스에 대한 묘사만 과할뿐이네요..
책을 펼치자마자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남녀상열지사적인 내용은 충분히 흥미를 끌만했지만..
섹스에 대한 묘사는 지나치다 싶을만큼 상세한데.. 정서는 하이틴로맨스수준이지요..
현실감없는 스토리텔링..
다분히 남성적인 시선으로 묘사 <--- 특히 소설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섹스묘사부분에서 얼뜻보면 상당히 두사람 공동의 만족을 취하는듯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상당부분 남성적인 시선으로 그려집니다.. 작가는 마초스러움을 남자다움으로 포장하더군요..
일관성 없는 캐릭터와 이야기..
   

이책은 2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권이 같은 이야기인가 싶을만큼 완전 장르가 달라요..
1권이 격정로맨스치정극이라면.. 2권은 멜로물이 이지요..
1권은 19금 에로물.. 2권 중반까지는 미니시리즈.. 2권 중반이후부터는 일일홈드라마.. 쯤으로 구분이 될라나..
또한 1권의 태흔이(남자주인공)과 2권의 태흔이 같은 인물일까 싶을만큼.. 일관성이 없지요..
1권의 태흔이 스토커에 음산함 그 자체라면.. 2권에서의 태흔은 지고지순.. 장난꾸러기 그자체예요..
이건.. 소설안에서의 캐릭터의 변화..라기 보다는.. 일관성없음으로 보였지요..

또.. 조금만 더 흠을 잡아보자면^^
아무리.. 극중 캐릭터들이 나 부자거든~ 진짜 부자거든~ 이라지만..
남자주인공은.. 섹시하고 멋있고 부드럽고 야성적인데다.. 사업능력 좋아.. 인간성 좋아.. 운동잘해.. 외국어 능통해..
여자주인공은.. 섹시는 기본에다 청순해.. 외국어능통에 작품은(직업이 보석전문가) 만들어놓기만하면 완판에 모두들 열광해..
심지어 친구들도 의사에.. 모델회사 사장에.. 친구 아버지도 최소 조폐공사사장..
벤츠정도차는 껌으로 끌고다녀... 기분 좀 나면 람보르기니쯤 몰아줘..
밀크티가 맛있다는 말끝에.. 홍콩 뭐시기 호텔한번 나가서 애프터눈티한번 먹으로 가자느니..
기분도 울적한데.. 요트타고 후쿠오카까지 한번 돌고오자는둥..
장어음식은 별루라는 투정에.. 삿포로 우나기구이 잘하는집엘 한번 데려간다는둥.. 하하.. 나같은 서민은 그냥 웃지요..
또.. 화가날때면 소설 캐릭터는 이렇게 애기합니다..
"지옥에나 떨어져"
아이.. 이게 무슨 번역소설도 아니고.. 우리정서에 누가 저런식의 멋부리는 말투를 쓴답니까..
보통 저럴때.. "죽고싶니.. 죽을라고 환장을 했구만.." 등등을 욕설과 섞어서 이야기하지요..
한국사람 누가 사람 앞에놓고 지옥에나 떨어져.. 그런답니까..
이거 한번 입으로 발음해 보세요.. 을마나 어색하고 웃긴지..
(이토록 현실성 없는 대화나 묘사를 볼때면.. 이문구작품을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이문구 소설은 머리가 아니라 입으로 읽어야 제맛이지요..
워낙에 뛰어난 입말을 사용하는지라.. 눈으로만 볼때는 얼뜻 그 의미파악이 어려울때도 있지만.. 그걸 발음해보면서 읽으면 아죽 뒤집어지지요.)


그래도.. 아무리 누가 뭐라해도..
19금 소설답게.. 섹스에 관한 묘사는 화끈하네요.. 확실히 칭찬해줄만하지요..
다만.. 위에도 썼듯이 다분히 남성적인 시선으로 그려졌다는것이 흠이라면 흠 <--- 몇몇부분을 예를 들어 적어 보려해도 표현이 워낙에 격한지라.. 부끄러워서 *^^* 옮길수가 없음..
차라리.. 소설의 다른 부분도.. 이런식의 통속성을 통속성자체로 끝까지 배째고 끌어올렸으면 좋았을껄..
나름 다른부분에선 예술을 한번 하고싶어하는통에..
형편없는 완성도의 소설이 되어버렸지요..


아.. 하나 건진말.. '몸앓이'
공감가고 이쁜말이네요.. 의미는.. 설명을 안해도 느껴지는거고..


PS..
이걸 읽고 다른사람의 후기를 읽다 느낀건데.. 로맨스소설이란것.. 즉 어느정도의 야함을 곁들인 사랑얘기의 팬층이 의외로 두껍더군요..
뭐.. 추리소설정도만 장르중심의 팬층이 있는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닌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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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sie1225 2009-11-17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전 님의 댓글이 너무 재미있어서 한참 웃었네여,,읽지않은 소설인데 님의 글만봐도 어떤지 알겠어여 ㅋㅋ 전에 이지환 소설중에 그대에게 손내밀때,,인가 하는 소설볼때도 저도 그렇게 좀 느꼈거든요.. 아 정말 이렇게 막대하는데 좋다는 여자가 진짜있어..? 소설가가 정말 남잔가봐,,이렇게여 ㅋ 암튼 님댓글이 정말 베스트네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