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1
이지환 지음 / 청어람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잘가는 동호회의 누군가 추천을 해줬죠..
잘 몰랐는데 저자인 이지환이란 사람이 로맨스소설계에서는 꽤 알아주는 사람인가봐요..
언젠가 한번 읽어야지.. 마음만 먹다가.. 다른책사는데 같이 질렀습니다..
받아들고보니.. 말이 두권이지.. 한권의 양자체가 만만찮아 다른책 서너권의 두께는 너끈히 되겠더군요.,..
읽는맛만 좋다면이야.. 두꺼운 책이면 더 좋아.. 했는데..
두권이 이리도 저주스러울 줄이야..
이토록 시대착오적인 로맨스가 사람들에게 먹힌다는것이 희안할 정도네요..



이소설은 19세 미만 구독불가란 딱지가 붙어있고.. 집으로 배달되어올때도 랩으로 꽁꽁 싸매여 도착을 했더군요.. 

19세 미만 구독불가
라는 딱지가 붙어있는 책은 지난번 '아비코 다케마루'의 <살육에 이르는 병>이후 두번째지요..
19세미만 구독불가라는 그자체만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법한데..
<살육에 이르는 병>을 보면.. 섹스묘사와 잔혹한 살해장면등이 일정수준을 넘긴했습니다만.. 인간의 어두운 면을 들여다보는 소설의 깊이가 탁월했고 뒷머리를 거의 해머수준으로 내려치는 반전덕분에 참 즐거운 독서였지요.. (여전히 나에게 있어 반전1위의 작품은 <살육에 이르는 병>)
그래서.. 이번 소설에서도.. 아이들은 모르는 어른들의 세계..에 대한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섹스에 대한 묘사만 과할뿐이네요..
책을 펼치자마자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남녀상열지사적인 내용은 충분히 흥미를 끌만했지만..
섹스에 대한 묘사는 지나치다 싶을만큼 상세한데.. 정서는 하이틴로맨스수준이지요..
현실감없는 스토리텔링..
다분히 남성적인 시선으로 묘사 <--- 특히 소설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섹스묘사부분에서 얼뜻보면 상당히 두사람 공동의 만족을 취하는듯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상당부분 남성적인 시선으로 그려집니다.. 작가는 마초스러움을 남자다움으로 포장하더군요..
일관성 없는 캐릭터와 이야기..
   

이책은 2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권이 같은 이야기인가 싶을만큼 완전 장르가 달라요..
1권이 격정로맨스치정극이라면.. 2권은 멜로물이 이지요..
1권은 19금 에로물.. 2권 중반까지는 미니시리즈.. 2권 중반이후부터는 일일홈드라마.. 쯤으로 구분이 될라나..
또한 1권의 태흔이(남자주인공)과 2권의 태흔이 같은 인물일까 싶을만큼.. 일관성이 없지요..
1권의 태흔이 스토커에 음산함 그 자체라면.. 2권에서의 태흔은 지고지순.. 장난꾸러기 그자체예요..
이건.. 소설안에서의 캐릭터의 변화..라기 보다는.. 일관성없음으로 보였지요..

또.. 조금만 더 흠을 잡아보자면^^
아무리.. 극중 캐릭터들이 나 부자거든~ 진짜 부자거든~ 이라지만..
남자주인공은.. 섹시하고 멋있고 부드럽고 야성적인데다.. 사업능력 좋아.. 인간성 좋아.. 운동잘해.. 외국어 능통해..
여자주인공은.. 섹시는 기본에다 청순해.. 외국어능통에 작품은(직업이 보석전문가) 만들어놓기만하면 완판에 모두들 열광해..
심지어 친구들도 의사에.. 모델회사 사장에.. 친구 아버지도 최소 조폐공사사장..
벤츠정도차는 껌으로 끌고다녀... 기분 좀 나면 람보르기니쯤 몰아줘..
밀크티가 맛있다는 말끝에.. 홍콩 뭐시기 호텔한번 나가서 애프터눈티한번 먹으로 가자느니..
기분도 울적한데.. 요트타고 후쿠오카까지 한번 돌고오자는둥..
장어음식은 별루라는 투정에.. 삿포로 우나기구이 잘하는집엘 한번 데려간다는둥.. 하하.. 나같은 서민은 그냥 웃지요..
또.. 화가날때면 소설 캐릭터는 이렇게 애기합니다..
"지옥에나 떨어져"
아이.. 이게 무슨 번역소설도 아니고.. 우리정서에 누가 저런식의 멋부리는 말투를 쓴답니까..
보통 저럴때.. "죽고싶니.. 죽을라고 환장을 했구만.." 등등을 욕설과 섞어서 이야기하지요..
한국사람 누가 사람 앞에놓고 지옥에나 떨어져.. 그런답니까..
이거 한번 입으로 발음해 보세요.. 을마나 어색하고 웃긴지..
(이토록 현실성 없는 대화나 묘사를 볼때면.. 이문구작품을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이문구 소설은 머리가 아니라 입으로 읽어야 제맛이지요..
워낙에 뛰어난 입말을 사용하는지라.. 눈으로만 볼때는 얼뜻 그 의미파악이 어려울때도 있지만.. 그걸 발음해보면서 읽으면 아죽 뒤집어지지요.)


그래도.. 아무리 누가 뭐라해도..
19금 소설답게.. 섹스에 관한 묘사는 화끈하네요.. 확실히 칭찬해줄만하지요..
다만.. 위에도 썼듯이 다분히 남성적인 시선으로 그려졌다는것이 흠이라면 흠 <--- 몇몇부분을 예를 들어 적어 보려해도 표현이 워낙에 격한지라.. 부끄러워서 *^^* 옮길수가 없음..
차라리.. 소설의 다른 부분도.. 이런식의 통속성을 통속성자체로 끝까지 배째고 끌어올렸으면 좋았을껄..
나름 다른부분에선 예술을 한번 하고싶어하는통에..
형편없는 완성도의 소설이 되어버렸지요..


아.. 하나 건진말.. '몸앓이'
공감가고 이쁜말이네요.. 의미는.. 설명을 안해도 느껴지는거고..


PS..
이걸 읽고 다른사람의 후기를 읽다 느낀건데.. 로맨스소설이란것.. 즉 어느정도의 야함을 곁들인 사랑얘기의 팬층이 의외로 두껍더군요..
뭐.. 추리소설정도만 장르중심의 팬층이 있는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닌모양..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roosie1225 2009-11-17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전 님의 댓글이 너무 재미있어서 한참 웃었네여,,읽지않은 소설인데 님의 글만봐도 어떤지 알겠어여 ㅋㅋ 전에 이지환 소설중에 그대에게 손내밀때,,인가 하는 소설볼때도 저도 그렇게 좀 느꼈거든요.. 아 정말 이렇게 막대하는데 좋다는 여자가 진짜있어..? 소설가가 정말 남잔가봐,,이렇게여 ㅋ 암튼 님댓글이 정말 베스트네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