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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민 이야기 - 유라시아 초원에서 디지털 제국까지
김종래 지음 / 꿈엔들(꿈&들)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절대적인 진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혹자는 현대 사회가 상대성 때문에 불안하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떠한 이론을 지지할지라도 그 이론은 더 이상 절대적 진리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모든 이들은 그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패러다임은 바뀔 수 밖에 없다. 구세대적인 것과 신세대적인 것. 지금은 비록 새로운 것일지라도 늘 새로울 수는 없다. 그것이 우리 사회의 매력인지도 모른다.
<유목민 이야기>를 읽었다. 이 이야기를 통해 나는 지금껏 내가 알지 못했던 것들을 깨닫는다. 소위 문명이라 일컬어지는 것들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자기 중심적인지에 대한 생각들이 바로 그것이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옳다고 이야기하며, 훌륭함을 그 이유로 든다. 아프리카의, 남아메리카의 수많은 부족들은 그들의 게으름 때문에 혹은 그 외의 부족함으로 인해 여전히 그런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노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은연중에 우리 문명의 우수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그들 문명은 그들 안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고 있다. 다른 이들의 간섭없이도 잘 돌아간다. 우리 사회 역시도 그러했을 것이다. 선진국이 바라보는 후진국 사회가 그러하고, 산업사회가 바라보는 전산업사회가 그러할 것이다.
칭기즈칸이 대단하다고 이야기하면서 그의 후예들은 별볼일 없는 족속들로 취급하는게 현실이다. 그들은 현대사회와는 무언가 맞지 않아 보인다. 여전히 말을 타고 몽고초원을 달리며, 어떤 곳에도 정착하지 못한체 살아간다. 그들의 습성이 그러하다. 그들이 부족함이 아니라, 그들에게 주어진 자연환경 속에서 그들은 수천년간 그렇게 길들여져 온 것일지도 모른다. 오히려 그것이 정착생활을 하는 우리보다 더 뛰어난 것일지도 모른다.
역사 속에서 그들은 계속적으로 폄하되어 왔다. 마치 서양인들이 동양사람들을 무시하고 그들의 문화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무력화시켜왔던 것 처럼. 하지만 그들은 지난 날 세계를 정복했으며, 그 정복은 자신들의 배를 불리기 위함이 아니었다. 정복한 곳에서의 철저한 파괴. 하지만 그 이상의 것이 없었다. 그들은 그렇게 계속적으로 남하 했고, 자신들의 것 이라는 소유의 개념을 지니지 않았다. 진실로 신기할 따름이다. 우리가 파악할때는. 하지만 유목민은 원래 그런 것일지 모른다.
그들은 이미 너무도 오랜 역사 속에서 세계화를 꿈꾸어 왔으며, 그것은 현대 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자본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부국에 의한 약소국 지배가 아니다. 소비사회에 의한 계속적인 침입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인 것이다. 그 때 이루지 못한 세계화가 이제 자본의 힘을 빌려 이루어지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의 세계화는 막아야만 하는 너무도 부정적인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당시의 세계화와는 동일시 할 수 없다. 자연친화적이지도 않으며, 지역사회의 모든 욕구를 무시한 체 소수 기업을 위해서만 이루어진다는 점에서도 역시 그러하다.
우리의 것과 깊이 닿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규교육 과정에서는 접할 수 없는 중,동아시아 역사. 산업혁명은 너무도 중요해 그 연도까지 외워야 하지만, 한 사람이 전 세계를 지배했던 역사는 고작 지독한 폭력사태로만 기억될 수 밖에 없는 현실.우리에게 드리워진 왜곡의 그림자를 걷혀내야만 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