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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순이 언니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아주 어릴적...가물가물한 기억을 만나는 자리였다...달고나가 그랬고 달동네가 그랬고 또 썬데이 서울과 셋방집 아이들이 그렇고...아주 어릴적 흐릿한 기억에 달고나를 작은국자에 저어가며...코를 흘리던 흐릿한 기억.
공지영님의 <봉순이 언니>를 접하면서 어릴적 기억을 더듬으로 한번은 미소짓고 두번쯤은 씁쓸함에 입맛을 다셨다. 다같이 못살던 시절에 가정부를 두고살던 짱아의 순수하지만 당돌한 눈빛은 글을 읽는 내내 부와 함께 황폐해져가는 정신을 엿볼수 있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실타래처럼 얽힌속에 한올씩 풀고싶지만 풀려할수록 팽팽하게 당겨지는 인간관계의 긴장감. 책을 다 덮고난후에 난 짱아의 당돌한 시선에 씁쓸함을 오래 간직하게 되었다. 어쩌면 읽는 이로 하여금 이런 씁쓸함을 끌어내고자 했는지도 모른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어설픈 독자가 되어본다...
길을 걷다보면 뽑기를 파는 아줌마 아저씨를 자주 접하는 요즘 또한 70년대를 기억하는 하나의 건전한 책을 만난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