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미술 차가운 미술
이일수 지음 / 인디북(인디아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지도 않게 골랐던 책이 생각보다 더 재미있을 때 왠지 들뜨고 기쁜 기분을 느꺼본 적이 있는가?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들이 쉽게 미술과 친해지고 감상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인데, 사실 그림을 잘 아는 어른보다 모르는 나같은 어른들이 더 많기 때문에 어른들이 보기에도 무척 쉽고 재미있는 책이었다.
특히 각 장이 짧게 요점만 간단히 쉽게 풀어서 설명해 준 점이 참 좋았다. 지루하지도 않고 생활의 예를 함께 들어 이해가 쏙쏙 되었다고나 할까. 또 미술을 감상하는데 있어서 조명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은 알았지만, 미처 구경하는 순서나 벽지의 색 같은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새롭게 미술관 감상법을 알게 되어서 좋았다. 또 도록 (p.78) 이라는 새로운 단어도 배우고 도록이나 팜플릿의 중요성도 알려주는 등 전반적으로 어느 하나 빠짐없이 세심하게 이것저것 고심해 알려준 점도 좋았다.  
그리고 정말 '아는 것이 힘' 이라고 했던가. 제목도 너무나 미술에 대한 책 답게 시적이고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멋진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현대 미술작가 중 '이중섭' 이란 작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빠가 전에 미술관 조명을 수리하신 적이 있어서 '이중섭 전시회' 에 아빠를 따라 가본 적이 있어서 더 공감이 되었다. 미처 몰랐던 작가의 슬픈 이야기를 읽을 땐 나도 그를 잠시나마 알았었다는 기억에 조금 눈물이 날 뻔 했다. 앞으로도 영원히 잊지 못할 예술가로 기억하고 반가워 할 것 같다.
 
책 속에는 여러 그림 화법 종류의 발생 배경 (p.124) 과 동, 서양 미술을 감상하는 차이점 (p.129) 도 알려주는데, 사실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마치 사진과 같이 실물과 되도록 비슷한 풍경화를 조금 좋아할 뿐, 대부분의 그림들은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한 적도 없었는데, 바로 그 사진기술의 발달 때문에 수많은 예술가들이 그때까지 유지하던 예술의 방향성을 잃고 고심하게 되어 지금처럼 다양한 미술이 발생하게 된 것을 알게 되자 너무나 신기했다.
 
그래서 그만큼 중요한 추상화에 대한 설명은 뒤쪽에 따로 조금 페이지를 더해 설명하고 있는데 (p.153) 추상화에 영향을 준 익히 많이 들어온 유명한 세 화가 고흐, 고갱, 세잔의 그림 설명이 나온다. 그 중 나는 외로운 삶을 살다가 죽은 고흐의 그림이 가장 맘에 들었다. 그의 마음과는 다르게 나는 그림에서 차가우면서도 따뜻하고 거친 표현이지만 부드럽고 황홀한 느낌을 받았는데, 이 아이러니한 아름다움이 정말 좋았다. (p.157)
 
그런데 나의 미술지식이 수년 전,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멈춰버려서인지, 이제는 변화되고 너무나 다양해진 현대미술이 이젠 오히려 더 어색하게 다가왔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익히 들어서 이름만은 들어본 적이 있는 미니멀 아트,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앤디 워홀의 팝 아트를 비롯하여 이름마저도 생소한 움직이는 미술 키네틱 아트, 일상의 모든 것이 이미 예술작품이라는 레디 메이드 등등 그야말로 다양한 현대 미술을 소개하고 있다. 모름지기 미술이란 종이 위에 물감으로 그려진 것이 전부라고 알고 있는 진부한 나의 세게에 함께 만지고 작동까지 시킬 수 있는 참여하는 미술도 있다는 신선한 충격을 이 책은 알려주었다.  
 
그렇게 책을 다 읽고보니 나에게도 그림을 참 좋아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와 한번도 미술관에 가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 친구와 함께 왠지 나도 단골미술관을 정해두고 당장 미술관에 가봐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다음 돌아오는 휴일, 날씨가 좋으면 친구와 함께 미술관 나들이나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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