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드디어 이 책을 다 읽었다. 전부터 읽고자 맘먹었던 책이었는데 말이다.
뭐랄까 일반적으로 드는 생각은 한 사람을 이렇게나 사랑할 수 있다니 겠지만, 물론 나도 그런 생각을 안한건 아니지만 잘 알지는 못하지만 사랑 때문에 살인을 하거나 대신 희생을 하는게 굉장히 드문 일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그렇다고 흔한 일도 아니고 나조차도 그럴 수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책 속 주인공, 아니 용의자 X일까, 아무튼 그는 현재 고등학교 수학교사이다. 대학에 다닐 당시에는 천재 소리를 들을만큼 수학에 대한 열정과 능력이 대단했으나 갑작스런 집안 사정으로 계속 연구를 하지 못하고 불운한 선택으로 고등학교 선생이 된 것이다. 수학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으나 사회적 여건상 그 노력이 빛을 보지 못하자 그는 사실 생을 마감하려고도 했었다. 그렇게 모든 생의 욕구를 끊고나서야 진정한 순수의 아름다움을 깨달았다고나 할까, 그러나 사실 이 책에서 나오는 그런 순수성이나 학문적 토론, 철학적인 이야기들을 전부 이해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래도 무언갈 바라지 않는 그의 헌신, 사랑에는 매우 감동했다.
 
이 세상에는 거기에 관계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숭고한 것이 존재한다. 명성 따위는 그 숭고함에 상처를 입히는 것과 같다. (p.392)
 
그가 행복하다면 나는 그걸로 됐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가 그녀의 행복을 지켜주기 위해 저지른 일은 바람직하지 않았지만.
그를 이해해주는 친구가 있어서 다행이라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어쨌든 결말은...
 
전에 '악인' 이라는 책을 읽었을 때, 누가 과연 악인인지, 판단할 정당한 기준이 과연 있는가? 있다면 무엇일까? 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 책을 읽었을 때와 지금 이 책을 다 읽고난 뒤의 느낌이 비슷하다랄까.
사회적 기준과 법적 판단으로 봤을 때 둘은 모두 타인의 목숨을 빼앗는 분명한 악행을 저질렀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그들은 과연 그런 사회적,법적으로 합당한 보호를 받고 있었는가?
물론 희생자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그를 용서해서는 안되지만 이렇게 동정이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지막 그의 모습은 여러번 반복해서 읽었다. 딱히 동정하다거나 그의 마지막 심정을 이해하고 싶어서는 아니었다.
그때의 그는 살인자가 아니라 그저 순수한 사랑에 기뻐하고 아파하는 불쌍한 한 남자였다.
그리고 내가 만약 그렇게 그의 사랑과 헌신을 받았던 야쓰코였다면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 하는 생각만 계속 들었다.
 
사랑에 대한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다. 이 책은...
 
아무리 사소한 몸짓이라도 그것이 이 세상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한 어떤 의미를 가진다. 의미는 욕망을 끌어안고 있다. (p.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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