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의 동쪽 달의 서쪽 - 노르웨이 편 세계의 전래동화 (상상박물관) 6
아스비에른센과 모에 지음, 카위 닐센 그림, 김대희 옮김 / 상상박물관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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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러니까 노르웨이 전래동화란 어떤 느낌일까 매우 궁금했다. 제목도 매우 시적이고 그림도 아름다운게 참 맘에 들었었다.
그림들은 하나같이 작은 얼굴에 가녀리고 아름다운 몸체, 그리고 화려한 색과 정교한 무늬로 수놓아 있었다.
난 성모마리아 그림이 젤 좋았는데 이야기는.. 불경스럽게도 성모마리아치고는 조금 이상한 성모님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째서 일부러 소녀를 가족에게서 데려가고 호기심을 이용해 고난을 주는건지, 조금 이해할 수 없었다랄까.
특별히 고난을 겪고 성장해야할 선택받은 사람이라는 의미가 있는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째서 선택받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으니... 그러고보면 너무 동화를 분석하면서 읽을 정도로 내가 너무 현실적이고 따분한 사람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총 8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는데 첫번째 이야기인 <해의 동쪽 달의 서쪽>은 그리스 로마 신화 중 프쉬케와 에로스의 이야기가 생각나는 이야기였다.
낮에는 짐승으로 변해있는 남편의 말을 듣지 않고 그만 호기심에 남편의 모습을 보려하다가 남편과 헤어져서는 온갖 고난을 헤치고 남편에게 찾아가 결국은 다시 진실한 사랑을 찾게 된다는 이야기였는데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프쉬케도 그 호기심 때문에 남편을 잃었다가 힘든 일을 이겨낸 후에야 다시 남편을 찾게 된다.
역시 세계 공통의 관심사라도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음악이나 사랑처럼...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공감되는 신비한 무언가 말이다.
 
3번째 이야기, <하얀 눈 왕국의 세 공주> 이야기가 솔직히 이해가 안된다면 조금 이해가 안되었다고 할까.
자식을 주면 물고기를 많이 잡게 해주겠다고 말한 물고기의 요청을 '어짜피 지금 당장 나에겐 자식이 없으니까 괜찮겠지' 란 생각에 덥썩 물고기의 요청을 받아들인 어부의 결정은 조금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렇다면 조심을 해야지 어째서 나중에 자식과 함께 바다에 낚시를 하러가는건지... 게다가 나는 왜 세번째 공주의 부탁만 들어줘야 하는건지도 조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또 결국엔 물고기가 과연 누구였을까 하는 생각도...
 
이렇게 1,2,3번째 이야기와 5번째 이야기는 대부분 주인공이 고난을 자기가 초래한다. 호기심 때문에 약속을 어겨서 생겨난 것이다.
호기심의 대가 치고는 꽤 어려운 고난이지만 조력자나 혹은 자력으로 모두 훌륭하게 역경을 헤쳐나간다.
또, 4번째 <북풍을 찾아간 청년> 처럼 지혜롭게 사건을 해결하거나 7번째 <집안일을 만만하게 생각한 남편> 처럼 무척 우스운 이야기도 있다.
 
어쩌면 나는 순수함을 잃어버려서 그저 순수하게 재밌게만 보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모험을 찾아 떠나기에는 내가 너무 현실에 안주하고 있을지도... 하지만 비록 자신이 초래한 어려움일지라도 그 어려움에 정면으로 맞서 헤쳐나가는 모습은 나도 정말 배우고 싶은 모습들이었다. 어쩌면 나에게 없는 용기를 가진 그들에게 질투를 하는걸지도 모르겠다.
아직 이런 신기한 동화를 많이 접하지 않은 어린 조카에게 들려준다면 어떤 눈망울을 하고 내 이야기를 들을지 매우 궁금하다.
적어도 나보다는 매우 즐거워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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